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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챔피언] 이건호 (주)페코 대표

이슈 인터뷰

by issuemaker 2020. 9. 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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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함께 쉽게 즐기는 수상 이동기구
 

한국에 낚시 인구가 많다는 건 알았지만 세계 3위의 낚시 시장이라는 사실은 다소 놀랍다. 낚시 시장이란 ‘한 나라의 낚시인이 1년간 낚시에 지출하는 비용’을 일컫는다. 하지만 1위인 미국을 제외하면 낚시 시장 규모는 미지수이다. 구체적인 통계가 없기 때문이다. 세계의 중심에 한국 낚시산업이 있지만, 여전히 실체를 모르고 있다. 시장분석도 기술 자료도 없으니 마스터플랜도, 정부 지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제한 법규들뿐인 이 산업에 과감히 낚싯대를 던진 스타트업을 만나본다.

이건호 (주)페코 대표  사진=김남근 기자 


레저용 보트에 대한 새로운 생각
내수면어업법 시행령 14조 1항, ‘동력보트낚시금지’는 지난 2005년 해수부가 강제 시행한 조항이다.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내수면동력보트낚시 금지에 대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악법이라고 원성을 높였지만, 악법도 법이며 어업자원 고갈을 문제 삼으니 울며 겨자 먹는 격으로 준수해야 할 사항이다.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와 단속에 세계 3위의 낚시 시장은 활로를 찾기에 바쁜 현실이다. 둘째가라면 서러운 낚시인인 (주)페코의 이건호 대표도 루어낚시에 빠져 개인 보트를 소유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으나, 2010년 시행된 동력 보트 규제로 인해 꿈을 접어야했다. 무동력 밸리 보트가 있었으나 발을 물에 담그고 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오매불망 그리던 보트에 대한 간절함은 창업으로 이어졌다. GIS(지리정보시스템) 분야의 데이터베이스 개발자로 11년간 직장생활을 하던 이 대표는 좀 더 안전하고 편한 무동력 보트를 개발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이 대표는 “보통의 보트는 수상에서 이동을 목적으로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페코에서 개발한 브랜드 ‘Beiglo’의 보트는 안전하고 편안하면서 휴대성이 좋아야 한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을 시작했죠”라며 “Beiglo는 사용자가 진입한 포인트에서 얼마나 편하고 안전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느냐를 우선시했습니다. 출시되는 데까지 4년이 걸린 작품이죠”라며 제품 개발의 목표를 설명했다.
 
페코는 낚시·레저 관련 용품 및 ICT 융합 제품의 개발을 목적으로 창업한 회사다. 첫 번째 시제품인 1인용 낚시 보트 Beiglo는 출시하자마자 수많은 낚시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내수면은 물론 해수면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Beiglo는 별도의 장치 없이 차량에 손쉽게 수납할 수 있어 언제 어디서든 보팅을 할 수 있다. 설치와 조립은 튜브에 공기를 주입하는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는데, 4리터 발 펌프로 20분, 전동모터로 10분 정도면 가능하다. 또한 데크(발판) 위에서는 어떠한 역동적인 모션도 가능할 만큼 안전하게 설계되어 있다. Beiglo는 수상 이동기구를 ‘모두 함께, 쉽게, 즐기다.’라는 가치를 담았다.
 
이 대표는 “누구나 쉽고 편하게 즐기는 피싱 보트를 표현하는 브랜드 네임인 Beiglo는 중세 독일어 bougel(고리)에서 유래했는데, 여기에 한자 길 노(路)를 결합해 ‘진정한 수상 레포츠의 세계로 연결하는 제품’을 표현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출시되는 데까지 4년이 걸린 Beiglo의 데크(발판) 위에서는 어떠한 역동적인 모션도 가능할 만큼 안전하게 설계되었다.ⓒ (주)페코


레포츠의 새로운 즐거움을 가족과 함께 만끽하는 피싱 보트
이건호 대표는 "Beiglo는 소비자에게 즐거움의 가치를 제공하는 브랜드로 알려지고 싶다"고 전한다. 때문에 기존 피싱 보트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수상레저의 긍정적 경험을 제안한 Beiglo의 디자인 원칙 또한 맥락을 같이 한다. 이 대표는 “세련되고 단순한 디자인에 감성적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수상 퍼포먼스의 역동적이며 파워풀한 디자인과 구조적이며 균형 잡힌 이미지를 살리고자 했죠”라고 말했다.
 
개발에만 4년이 걸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이 대표는 개발자이면서 실사용자 입장이니 어떤 부분도 대강할 수 없었을 것.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만족스러울 때까지 다시 만들고 테스트하기를 반복했던 것이 결과로 입증되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제품력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다. 경량화와 수납 문제가 생각만큼 실현되지 못했다는 이 대표는 “안전을 고려해 튼튼하게 만들다 보니 자체 중량이 50kg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휴대를 생각해 각각 20kg/30kg으로 나누었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으나 앞으로 초경량화를 위해 매진할 것입니다”고 다짐했다. 현재 제품은 준중형 승용차 트렁크에 수납이 가능한 구조이나 이 또한 경차를 비롯한 다양한 사이즈로 수정할 예정이다.
 
창업 후 어려움도 많았지만, 정부나 지자체, 특히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한국 디자인 진흥원의 도움이 있어 견딜 수 있었다는 이 대표는 현재 전문가들과 함께 소형레저보트에 적용 가능한 자동항해 시스템을 준비 중에 있다. 기존에 자동항해 시스템 제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국산은 전무한데다 크고 무겁기 때문에 소형화가 시급하다. 지속적인 시장분석과 참신한 아이디어로 개발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 건실한 회사가 되겠다는 (주)페코의 성장을 토대로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낚시 시장으로 도약하기를 희망해본다.

이슈메이커 김남근 기자 issue884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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