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예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두 청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의 ‘2019 공예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예산업의 전체 매출 규모는 4조 2,537억 원으로 2016년 조사 대비 20%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개인의 취향을 중요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대량 생산된 제품보다는 정성이 깃든 핸드메이드 ‘작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작가들과 상생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 도모
우리나라는 도자나 가죽, 금속 등을 학문으로 가르칠 정도로 공예가 생활의 역사로 함께 성장해 온 국가다. 특히 이와 같은 수공예 시장의 성장과 ‘손으로 만든 가치’가 높게 평가되면서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도 늘어났다. 하지만 규모의 성장과 달리 여전히 수공예는 ‘배고픈 예술’로 불린다. 이는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든 제품이 대중들에게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창구가 부족해서다. 작가들이 직접 판로를 개척하기에는 작품 활동에 전념할 시간도 부족하고, 그 반대로 생각하면 결과물의 품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이에 대해 손수잇다(sonsooitda)의 정태용, 윤원상 대표는 작가들의 ‘브랜딩’이 무척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작가 본인이 갖고 있는 이야기가 무엇이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작업에 임하는지를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영상으로 만든다면 이들의 정체성이 형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가에 대한 관심은 작품에 대한 흥미로 이어지고, 곧 전체 수공예 산업의 성장으로도 이어질 수 있게 된다고 강조하는 두 청년 창업가를 만나 기업의 비전과 포부를 들어보았다.
‘수공예’에 주목하고 창업을 시작한 계기가 있는지
“초기 프리랜서들을 위한 중개 플랫폼을 준비하다가, 다양한 수공예 관련 작가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수공예가 담고 있는 매력과 가치와는 달리 작가들의 활동 영역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작품을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특성상 시간 제약이 많다보니 제대로 된 홍보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하며 ‘손수잇다’를 설립하게 되었다”
어떤 활동들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한데
“플랫폼 구축을 통해 작가와 작품을 소비자와 연결시켜주고자 한다. 단순히 판매만 중개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들이 운영하는 원데이 클래스나 정기 클래스, 출강 등 수공예와 관련된 모든 활동들을 통합하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현재 ‘손수잇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작가들의 작품 활동을 담은 영상을 제작 중이다. 보다 트렌디하고 스토리텔링이 녹아들어 있는 콘텐츠를 통해 손수잇다가 작가들을 브랜딩하고 홍보하면서, 작가들은 작업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손수잇다만의 차별성이 있다면?
“구상 중인 플랫폼을 통한 소비자와의 연결, SNS를 통한 마케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따라서 우리는 영상에 좀 더 차별성을 두고자 한다. 단순히 공방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작가에 포커싱을 두는 이유도 영상을 시청하는 외국인들이 그들에게 매료되어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 일환으로 숏폼 콘텐츠가 대세이다 보니 손수잇다 채널을 통해서는 작가들의 활동을 1분30초에서 2분 내외의 영상으로 소개하고, ‘꾼TV’라는 또 다른 채널을 통해 이 분들을 찾아가고 영상 제작을 준비하는 과정들을 담아내는 브이로그 영상도 만들고 있다. 작가만의 개성과 좀 더 진솔한 스토리는 꾼TV를 통해 찾을 수 있는 일종의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수공예 시장의 성장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은지
“작가들의 시장 개척은 곧 작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이를 통해 전체 수공예 시장의 파이를 키워 한국에서 활동하는 스타 작가를 만들어 작품을 다른 나라에도 소개하거나, 혹은 외국 작가들을 우리나라에도 소개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그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영상 제작을 영어로 진행하며 글로벌 소비자와의 소통을 도모하고 있기도 하다”
창업가로서의 신념이 있다면?
“아직 초기 단계이고 어려움도 많아 똑 부러진 철학이 있는 건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초심을 잃지 말자’는 가치이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많은 난관에 부딪히게 될 것인데 현실에 안주한다면 분명 글로벌 진출은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지향하는 바가 세계시장이기 때문에 자유분방하고 톡톡 튀는 분위기 속에서도 수공예 시장의 성장이라는 목표에는 진지한 마음을 갖고 전진하고 있다”
두 대표의 포부나 비전도 전해 달라
“앞서도 언급했지만 우리는 단순한 중개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보다 차별화 된 아이디어를 통해 작가들을 알리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다양한 나라의 작가와 장인들을 하나로 연결시켜 협업의 장도 마련하고 서로의 작품들을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는 첨병이 되는 것이 장기적인 비전이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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