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담벼락 위에 조용히 내린 겨울

매거진

by issuemaker 2025. 2. 10. 09:21

본문

반응형

담벼락 위에 조용히 내린 겨울

사진=김남근 기자


지푸라기 담벼락 지붕 위로 가볍게 내려앉는 눈은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손길처럼 다가온다. 오래된 집을 덮고 있는 지붕은 겨울을 견디며 고요한 시간을 품고 있다. 바람결에 실려 온 눈송이들은 지푸라기 사이사이에 포근히 자리 잡고, 마치 자연이 전하는 부드러운 위로처럼 다가온다. 추위가 스며든 풍경 속에서 지붕은 변함없는 보호막이 되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 조용한 풍광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전통의 흔적은 잊혀지고, 사람들의 삶은 더 차갑고 삭막해져 간다. 지붕 위의 눈은 말없이 묻는다. ‘우리는 무엇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가?’ 겨울의 평화로움을 간직한 이 풍경은 우리에게 본질로 돌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다. 소중한 것을 지킬 줄 아는 지혜야말로, 추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진정한 힘이 아닐까.

이슈메이커 김남근 기자 issue8843@issuemaker.kr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