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와 함께 만들어가는 쌍방향 소통
그림자를 생각하며 사물을 배치하기
사람의 얼굴과 그 표정은 인류 역사에서 서로가 살아가며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가 되기도 할 정도로 관계적 중요성을 지녀왔다. 그러므로 이를 파악하는 것은 언제나 세상에 중요한 변곡점을 찍어왔다. 이러한 표정을 읽는 것이 이제는 기계를 통해 가능해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바로 그 기술인 페이스테크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감정이 형성하는 새로운 세상
오늘날 수많은 기술 중에 특히나 더욱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 있다. 바로 ‘페이스테크’라는 기술이다. 얼굴을 뜻하는 페이스와 기술을 뜻하는 테크의 합성어로서 얼굴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사람의 미세한 표정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분석하여, 건강상태 및 신원 그리고 감정 변화 등을 알아내는 기술이다.
지금까지의 기술은 주로 기기에 등록된 얼굴을 인공지능(A.I)를 통해 인식하여 보안 관련 접근 등에 편리하게 적용할 수 있는 정도에 그쳤었다. 그러나 페이스테크를 통해서 마치 사람들끼리 서로가 1차원적인 방법을 통해 타인의 얼굴을 보며 감정을 파악하듯이, 기계가 사람의 감정을 파악하는 방식이 가능해지므로, 이는 향후 더욱 많은 활용도와 의미를 지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페이스테크에 사람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사람의 얼굴이 수많은 함축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각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얼굴은 모든 사람의 가장 직관적인 언어로서, 첫인상과 얼굴의 형태 및 모습은 타인과의 만남에서 서로를 파악하는데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며, 1차적으로 제일 먼저 드러나는 숨기기 힘든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무엇보다 자신의 정체성과 특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얼굴이, 대인관계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 편리하게 작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은 마케팅과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 긍정적인 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예로, 2021년 5월 30일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학교 기계공학과 호드 립슨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인간형 로봇을 들 수 있다. 이 로봇의 이름은 ‘에바(EVA)’ 인데, 42개의 인공 근육을 사용하여 실제 사람처럼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그리고 로봇이 이러한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하나의 커다란 시사점을 준다. 이제 사람들이 대인관계에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 점점 깊게 다가오고 있는 기계와의 감정적 친밀감 등을 형성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기계와의 이러한 감정적 교류가 가능해진다는 것은, 일방적으로 인간이 기계를 인풋과 아웃풋을 통한 산출 도구로만 여기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특히 고객 응대 분야의 경우, 상담자의 감정을 읽어내는 기술은 더욱 효과적인 상담을 가능케 할 수 있다. 챗봇이 상용화되어 상담을 도맡아 한 지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챗봇은 상담자의 분명한 요구를 읽어 내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페이스테크 기술을 적용한다면, 이전보다 효과적인 문제해결이 가능해지리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보인다.
기술 발전에 달라붙은 윤리적 꼬리표
페이스테크는 세계적으로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걸음마 단계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앞으로 더욱 광범위하게 상용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모든 기술 발전이 피해갈 수 없었던 인간 사회의 심판대인 윤리성이 자리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물론 페이스테크가 긴 학습 과정을 절감하거나, AI 사회에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지만, 개인의 프라이버시 차원에서 새로 생겨난 감정 데이터를 상대방의 동의 없이 사용하거나 무분별하게 수집하는 문제가 생겨날 수 있다. 또한 쇼핑이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사람이 기분에 따라 구매방식과 행동 변화가 달라지는 점을 응용하여 감정에 따른 제품을 추천하는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구매자는 감정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불쾌함을 느낄 수 있다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 점은, 특정한 표정이 모두에게 같은 의미를 전달하지 못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감정의 미묘함으로 유발된 멋쩍은 표정이지만, 그 표정을 인식하는 AI 기술은 학습된 경로로만 접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쁨으로 인식하게 되는 상황이 생겨날 수 있다. 이렇게 변화와 변수에 대한 통제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앞으로 페이스테크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있어서 더욱 깊이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 아닐까 한다.
이슈메이커 김지수 기자 cgt@issuemaker.kr
맞춤형 서비스 경쟁 돌입하는 유통업계 (0) | 2025.02.19 |
---|---|
감염병 대응 역량 고도화에 총력 (0) | 2025.02.18 |
이유 있는 이변 만든 ‘기적의 사나이’ (0) | 2025.02.11 |
담벼락 위에 조용히 내린 겨울 (0) | 2025.02.10 |
‘87년 체제’ 종식 요구 목소리 커져 (0) | 2025.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