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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코리아] 박제원 일월 대표

이슈 인터뷰

by issuemaker 2024. 7. 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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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라고 꼭 날아야만 행복한 게 아니야”

‘파랑새 포’와 함께 만들어가는 문구·소품샵
사람들에게 행운 전파하며 행복 느끼고파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 스마트폰 하나면 못 할 일이 없는 세상이다. 하지만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해가는 가운데도 여전히 아날로그를 사랑하는 이들이 있다. 조금은 천천히 흐르더라도 손때 묻은 것들에 마음을 두는 사람들이다. 그 온기가 묻은 것 중에는 ‘문구’도 있다. 흔히 펜이나 노트 등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문구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은 편이다.

 

사진=손보승 기자


그림을 좋아하던 소녀가 작가가 되기까지
‘일월’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박제원 작가 역시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 만화와 캐릭터를 좋아해 직접 그림 그리는 걸 즐기던 그는 가지고 싶은 게 있으면 직접 만들어보는 습관이 있을 만큼 손재주가 좋았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다이어리 꾸미기(다꾸)’ 개념이 부상하면서 ‘실용’적이면서 ‘취향’을 저격하는 문구류에 관심이 생겼고, 마찬가지로 필요한 제품들을 취미처럼 만들기 시작했다.

  박 대표가 마우스 하나 손에 쥐고 작업을 시작하던 당시만 하더라도 문구로 창업을 한다거나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전구의 발명 이후에도 양초는 사라지지 않고 본래의 기능에 더해 로맨틱한 물건이라는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었듯이, 문구 역시 스마트 기기에 뭐든 기록할 수 있는 세상 속에서도 꾸준히 발전과 진화를 거듭했다. 시나브로 문구의 역습도 시작되었는데, 관련 용품에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하기 시작하며 ‘다꾸러(다이어리를 꾸미는 사람)’의 필수템 중 하나인 마스킹테이프, 떡메모지, 스티커와 같은 아이템 종류도 다양해지고 관련 콘텐츠의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문구스타그램’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문구류 중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가치를 가진 것들을 가리키는 용어다. 이러한 해시태그 게시물은 지난해 연말 기준 91만 개 이상 있다.

  일월 스튜디오의 시작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용돈벌이 삼아 시작했던 작업이었으나 소비자가 생기고 그만의 캐릭터와 색깔을 사랑해주는 팬들이 나타나자 더는 재미로만 할 수 없어 박 작가는 지난 2017년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쉽지만은 않은 ‘덕업일치’의 삶
흔히 자신이 좋아하거나 즐기는 것들로 직접 창업을 하거나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을 두고 말 그대로 ‘덕업일치’를 이뤘다고 한다. 하지만 ‘덕질’과 ‘업’을 일치시키려면 그저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 일월 작가의 성장 과정 역시 쉽지만은 않았다. 결국 수익을 창출해야 자신의 사업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마음만 있다고 막연히 성공하기에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무언가를 만들고 문구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과감히 창업을 택했던 박 대표 역시 초기 어려움이 많았다고 전한다. 대학에서 광고를 전공해 기본적인 지식은 있었으나 실무랑은 별개의 문제라 마케팅부터 고객 응대, 재고 관리 등 브랜드 운영 전반에서 난관에 부딪힐 때가 많았다. 그는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씩 노하우가 생겨 어느덧 CS(Customer Satisfaction)가 저희 브랜드의 경쟁력이 되었다. 소비자분들이 일월을 찾는 것은 제품이 만족스러운 동시에 저라는 작가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 생각하기에 항상 친절을 우선에 둔다”고 강조했다.

일월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캐릭터인 날지 못하는 파랑새 ‘포’가 가진 매력에 반한 소비자들은 파우치를 비롯해 봉제 인형, 문구류 등에 열광한다. ⓒ일월


팬들의 사랑은 성장의 원동력
일월 스튜디오는 캐릭터 기반의 다양한 문구·소품을 제작하는 브랜드다. 이들을 대표하는 캐릭터는 날지 못하는 파랑새 ‘포’다. 희망의 상징인 파랑새임에도 하늘을 날 수는 없는데, 그럼에도 슬퍼하는 대신 다른 새보다 훨씬 즐거운 삶을 산다. 그래서 남들과는 조금씩 다르나 각자의 매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행운을 전파하고자 파랑새 포는 소품샵을 만들어 직접 만든 파우치를 손님들에게 제공하며 행복을 느낀다.

  파랑새 포의 이러한 따뜻한 마음과 귀여움에 반한 소비자들은 파우치를 비롯해 봉제 인형, 문구류 등에 열광한다. 현재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1만 명 이상을 보유한 박 대표는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행사 때마다 만나는 팬들의 관심에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페어에 참가해 부스에 있으면 멀리서부터 제 눈을 마주치며 다가와 반갑게 인사하시고 편지나 선물을 주신다”며 “파랑새 포가 평범한 누군가와는 조금 다르더라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긍정적인 마인드에 공감해주신 결과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저희 브랜드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에게서 얻는 에너지를 바탕으로 더 귀엽고 좋은 제품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일월 작가는 험난한 1인 창업이라는 길을 걸으면서도 뚜벅뚜벅 나아갈 수 있었던 건 좋아하는 일에 대한 애정과 팬들의 관심, 그리고 주변의 응원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생긴 용기를 바탕으로 그는 앞으로 ‘포 유니버스’를 구축해 감성 가득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전하며 말을 맺었다. 일월 작가와 파랑새 포가 펼쳐나갈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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