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으로 시작된 커리어의 전환, 코칭이라는 해답을 만나다
‘일의 재구성’을 넘어 ‘삶의 회복’으로 이끄는 코칭의 힘
시대가 요구하는 ‘일’의 정의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생계를 넘어, 자아를 구현하는 수단으로서의 일, ‘나다움’을 표현하는 언어로서의 커리어가 주목받는 지금, 잡크래프팅(Job Crafting)는 일의 방식이 아니라 존재의 방식을 다시 묻는 프레임이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한가운데, 고요하지만 단단한 울림으로 사람들의 길을 밝혀온 한 사람이 있다. 공학도의 논리와 거대한 조직의 구조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정직하게 마주했던 한 여성이, 이제는 코치로서 타인의 가능성을 비추는 거울이 된 것이다. 일의 크기보다 이유에 집중하고, 무엇보다 그 사람이 진심으로 ‘살아 있는 일’을 하도록 돕고자 깊은 성찰과 선택의 연속을 기꺼이 해주는 코치. 나다움커리어랩의 최나다 대표가 주인공이다. 잡크래프팅라는 이름 아래, 삶과 일, 의미와 선택을 재조립해 온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았다.
불안과 직면한 삶, ‘나다움’에 대한 첫 물음
최나다 대표의 이력은 많은 이들의 기대와 일치하는 길에서 출발했다. 이과계열 상위권 학생들이 선망하던 전자공학과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대기업 연구직이라는 남들이 부러워할 법한 커리어를 빠르게 확보했다. 성실했고, 맡은 일도 제 몫 이상으로 잘 해냈다. 겉으로 보기에 그녀의 길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삶은 숫자로 측정되지 않았고, 만족은 기대와 비례하지 않았다. 다른 이들이 부러워할 삶을 살고 있음에도 이상하게 마음 한편이 비어 있었다. 성과와 안정, 조직 속의 역할은 충분했지만, 그 안에 자신만의 색이 담겨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싶은가?’. 어쩌면 막연한 이러한 질문들이 서서히 그녀의 내면을 흔들고 있었다.
그녀는 퇴사를 단번에 결심하지 않았다. 무엇을 놓고 무엇을 택할지, 선택은 언제나 두렵고 고요한 싸움이었다. 실제로 그녀는 조직 안에서 더 자신다운 방식을 찾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다. 직무를 바꾸기도 했고, 같은 업무 속에서도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같은 사람들과 같은 환경에서, 같은 일을 하더라도 내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어떤 방식으로 일하느냐에 따라 만족도와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라는 사실을 몸으로 깨달았다. 그렇게 이 모든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더 깊은 탐색을 위해 마침내 익숙했던 배경을 잠시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보다 넓은 시야에서 나다움을 탐색하고자, 그녀는 조용히 다음 걸음을 내디뎠다.
당시 그녀의 선택은 돌이켜보면, 잡크래프팅의 출발점이었다. 단순히 직업을 바꾸는 것이 아닌, 삶의 구조와 의미를 다시 설계하려는 시도를 자연스럽게 시작한 것이다. 이후 그녀는 자신처럼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일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시작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마침내 삶의 주어를 다시 ‘나’로 복원하는 길, 그것이 그녀가 처음 발견한 ‘최나다 표 잡크래프팅’ 개념의 본질이었다.
코칭이라는 언어를 만나다
회사를 떠난 이후의 시간은 자유와 불안이 교차하는 나날이었다. 누군가는 이를 공백이라 부를지 모르지만, 최나다 대표에게 그 시기는 무언가를 채워 넣는 시간이 아닌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보다, 무엇이 나를 살게 하는지를 묻는 시간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지인이 조심스럽게 건넨 한마디가 있었다. “네가 생각하는 일과 사람에 대한 태도, 코칭과 닮아 있어”라는 뜻밖의 이야기였다. 코칭이라는 단어는 당시 그녀에게 생소했고, 멀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무언가에 이끌리듯 그녀는 코칭 교육을 들어보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찾아간 첫 강의에서 그녀는 기존의 교육과는 전혀 다른 언어를 마주했다.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답을 찾게 하는 것’이라는 코칭의 개념은 그녀의 사고를 조용히 뒤흔들었다.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방식이 지시나 충고가 아닌, 존중과 경청이라는 점은 오랜 시간 묻어둔 자신의 가치관과 맞닿아 있었다. 그녀는 그 순간을 회고하며 말했다.
“코칭을 접하고 나서야 알았어요. 제가 찾고 있었던 건 누군가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가능성과 해답을 발견하도록 돕는 일이었다는 것을 말이죠.”
그녀는 코칭을 처음 접했을 때 느꼈던 전율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이거다!’라는 강렬한 직감은 단순한 관심을 넘어 깊은 몰입으로 이어졌고, 그렇게 시작된 학습은 빠르게 전문화의 길로 연결되었다. 그리고 그 열정은 한국코치협회 최고 레벨인 KSC(Korea Supervisor Coach) 인증코치를 초단기에 취득하는 놀라운 성취로 이어졌다. KSC 인증 취득은 그녀 자신에게 던졌던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하나씩 찾아가는 과정이었고, 동시에 타인에게 질문을 건넬 수 있는 자격을 준비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삶을 다시 설계하고 싶은 사람들, 스스로의 가능성을 찾지 못해 헤매는 사람들, 그리고 의미 있는 일을 원하지만, 용기가 부족한 이들. 최 대표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동기부여나 전략이 아니라, 단 하나의 좋은 질문이라는 것을 점점 확신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질문은 그녀 자신에게도 여전히 유효했다. 잡크래프팅란 결국 ‘어떻게 무엇이 되기 위해 일할 것인가?’(What)보다 ‘왜 그렇게 일하고 싶은가?’(Why)라는 근본적인 이유에서 출발한다는 진리를, 그녀는 코칭을 통해 체화하고 있었다.
정답보다 본질, 나를 중심에 둔 일의 언어
세상의 모든 일 앞에 ‘나다움’이라는 가치를 붙이는 것. 그것이 최나다 대표가 생각한 코칭의 본질이었고, 바로 그 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했다. 그렇기에 그녀가 돕고자 했던 이들은 거창한 야망보다 진정한 방향을 고민하는 이들이었다. 이미 어딘가에 속해 있으면서도 자신의 자리를 의심하는 직장인, 전공과 진로의 간극에서 망설이는 청년들, 리더로서 조직을 이끌면서도 자기 확신이 부족한 관리자들. 이들에게 필요한 건 더 나은 직업이 아니라, 더 나은 자기 이해였다.
특히 그녀는 잡크래프팅의 실천이 꼭 대단한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상 속에서 아주 작게 구조를 바꾸고, 주도권을 회복하는 것. 예컨대 ‘이 회의는 왜 필요한가?’, ‘이 프로젝트에서 나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와 같은 질문을 통해, 매일의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잡크래프팅라고 설명한다.
나다움커리어랩은 이러한 철학 아래 다양한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개인 대상의 커리어 코칭부터 조직 내 맞춤형 리더십 코칭, 변화 관리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은 ‘그 사람다움’을 가장 우선의 가치로 존중하며 설계된다. 그리고 모든 질문의 중심에는 일관되게 하나의 기준이 놓여 있다.
“지금 이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최 대표는 의미가 없는 일에서 지속 가능한 성과는 나올 수 없다고 말한다. 코칭이 잡크래프팅과 만나는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방식이 아니라, 이유를 먼저 묻는 것. 기술이 아니라, 태도를 먼저 다듬는 것. 그리고 그렇게 설계된 일은 무엇보다 오래간다.
빛의 스펙트럼처럼, 각자의 나다움을 존중하는 조직
최나다 대표가 코치로서 그리고 창업가로서 지향하는 리더십은 하나의 중심에 모든 빛을 모으는 구조가 아니다. 오히려 각자의 고유한 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돕는 ‘무지개 같은’ 조직 문화를 추구한다. 최 대표는 “세상에 존재하는 개개인은 모두 다른 빛깔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빨강, 누군가는 보라처럼요. 중요한 건 그 색을 누가 규정하거나 통일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존재할 수 있도록 인정하는 환경이에요”라고 전했다.
이는 곧 조직 구성원 각각의 ‘나다움’을 발견하고 존중해주는 것이 최 대표가 말하는 진짜 조직의 힘인 것이다. 최근 빈도수가 많아진 조직 내 조기 퇴사율 증가와 업무 몰입 저하, 구성원과 기업 사이의 거리감 등을 언급하며 “조직과 개인이 서로를 몰라서 생기는 문제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리고 그 해법은 결국 ‘개개인의 고유성을 이해하고, 발현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는 것’이라 강조했다.
그녀가 말하는 조직의 이상은 표준화된 직무 역량을 주입하거나 정답을 강요하는 문화가 아니다. 오히려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내적 의미를 중심으로, 각자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문화다. “이건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 저는 이렇게 일 못 해요”라며 빠르게 조직을 떠나는 MZ세대의 사례는 단순한 세대 갈등이 아닌 ‘구조적 부조화’의 신호라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에 코칭을 통해 조직과 개인이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식은, 그녀에게 단순한 업의 가치가 아니라 사회를 향한 신념이다.
“각자의 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비로소 무지개가 아름답듯, 조직도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라는 그녀의 말에는 기업이라는 공간 안에서 인간의 다양성과 존엄을 지키고자 하는 깊은 철학이 담겨 있다.
나다운 일, 나다운 방식, 나다운 세상
“저는 정말 운 좋게도, 제게 맞는 일을 만났다고 생각해요.”
최나다 대표에게 코칭은 그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스스로의 ‘존재 방식’이자, 타인의 삶을 향해 가장 깊고 조용하게 다가갈 수 있는 도구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분명해질수록 코칭이라는 일은 더욱 선명해졌다. 무엇보다 이 일이 ‘진짜 나’로 살아도 괜찮다는 확신을 준다는 점에서, 그녀는 코칭을 천직이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최 대표는 자신의 활동이 개인 코치로서의 영역을 넘어, 대한민국의 일하는 문화를 바꾸는 일로 확장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바라보는 진정한 비전은 ‘잡크래프팅’이라는 개념이 어느 조직에서든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이 일은 이렇게 해야 해’,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일해야 해’라는 고정관념을 넘어서, 각자가 자신에게 맞는 방식과 의미를 부여해 일하는 구조가 표준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
“개개인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방식대로, 의미를 부여하며 일하면 성과도 더 잘 나오고, 개인의 만족도도 높아집니다. 이 방식이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의 성과에도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면 잡크래프팅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당연한 문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최 대표다.
그녀는 단기적으로 잡크래프팅이라는 개념 자체를 더 널리 알리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SNS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행하고, 관련 내용을 담은 책 출간도 앞두고 있다. 기업에는 직접 제안을 넣어 프로그램 도입을 유도하고 있으며,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활동과 코칭, 잡크래프팅을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한다. ‘한 명이라도 더 이 개념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성과’라고 주창하는 그녀의 철학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최 대표에게 코칭은 직업이자 사명이다. 그리고 그 사명의 끝에는, 모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빛날 수 있는 일터가 존재한다. 그녀는 그날을 위해, 오늘도 조용히 자신의 콘텐츠를 발행하고, 사람들의 일과 삶을 향한 질문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코칭이라는 언어를 통해 누군가는 스스로를 처음으로 이해하고, 또 누군가는 멈춰 있던 삶에 조심스레 숨을 불어넣는다. 최나다 대표는 그 과정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그녀 자신이 바로 그러한 여정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진짜 일은 ‘나답게’ 할 때 시작된다. 최 대표는 잡크래프팅이라는 렌즈를 통해, 개인의 고유한 가능성과 조직의 성과가 만나는 교차점을 설계해 왔다. 그래서 의미를 부여하고 방식을 조율하며, 삶과 일이 이어지는 지점을 찾아가는 여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타인의 길이 아닌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이들에게 그녀는 오늘도 누구보다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고 있다.
이슈메이커 김남근 기자 issue884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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