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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챔피언] 김희정 어나더그로우(anothergrow) 대표

이슈 인터뷰

by issuemaker 2025. 5. 1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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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 삶을 담는 디자이너


김희정 어나더그로우(anothergrow) 대표
사진=김남근 기자
 


 - 공간에 문화를 담는 진정성의 힘
 - 철저한 진심과 세심한 디자인으로 고객을 사로잡다

공간을 바라보는 눈이 사람의 삶을 결정짓는다. 김희정 어나더그로우(anothergrow)의 대표는 인테리어를 단지 외형적 아름다움이 아닌 사람과 문화, 삶의 질을 높이는 일로 여긴다. 어릴 적부터 공간에 대한 뜨거운 호기심으로 시작된 그녀의 여정은 대형 인테리어 기업에서의 안정된 삶을 벗어나 자신만의 진정성 있는 스튜디오로 귀결되었다. 그녀의 디자인은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공간을 넘어서, 그 안에서 살아갈 사람의 숨결과 이야기를 담는다.


김희정 대표는 고객의 일상적 습관, 사소한 취향 하나까지 세심히 반영해 그 사람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오롯이 담은 공간을 구현하며 진정한 의미의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어나더그로우(anothergrow)
 

가슴 뛰는 디자인, 인생의 열정을 찾다
김희정 대표에게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영역을 넘어 어린 시절부터 품어왔던 열정의 대상이었다. 중학생 시절부터 집안의 가구 배치를 상상하며 공간에 대한 남다른 호기심을 키웠던 그녀는, 무의식중에 공간이 주는 감정과 에너지의 흐름을 경험했고, 그때의 설렘이 마음속에 오래 남았다. 이런 김 대표의 일상은 디자인이라는 분야를 만났을 때 폭발적으로 발현됐다.


  대학교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한 그녀는 졸업 후 곧바로 국내 굴지의 대형 인테리어 기업에 입사했다. 실내 건축과 시공의 전반적인 과정을 빠르게 익히고, 다양한 공동주택과 상업공간 프로젝트에서 실무자로 활약하며 커리어를 쌓았다. 매일매일 도면을 그리고 현장을 뛰며 ‘누구보다 바쁘고 열정적인 디자이너’로 살았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무언가가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디자인은 더 정교해졌고, 업무는 손에 익었지만, 매 프로젝트마다 사람보다 시스템이 우선되는 구조에 회의감이 들었다. 반복되는 본질에 대한 질문의 끝에서 김 대표는 결국 새로운 결심을 했다. 그 결심은 ‘독립’이라는 방향으로 뻗어나갔고, 수년간 몸담았던 회사를 떠나 자신의 이름을 걸고 새로운 공간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김 대표에게 독립은 두려움이 아닌 ‘가슴 뛰는 선택’이 되었다. 비로소 하고 싶은 디자인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 앞에서, 그간의 고민은 오히려 단단한 토양이 되어주었다.

 

사람의 손끝에서 탄생한 신뢰, 완성도를 높이다
어나더그로우를 시작하며 김희정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건 ‘디자인의 본질’이었다. 외형적으로 완성도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 사는 사람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는 일. 그녀에게 인테리어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구조를 만드는 작업이 아닌, 그 사람이 어떤 감정으로 하루를 보내고 싶은지 묻는 과정이었다. 고객과의 첫 상담에서부터 그녀는 습관, 취향, 일상 루틴까지 차근히 묻는다. 벽지의 질감 하나, 손이 닿는 수납장의 높이, 바닥을 밟는 촉감까지도 삶의 방식과 연결된다면 결코 가볍게 넘기지 않는다. 이러한 설계는 고객에게 놀라움을 주기도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김 대표는 디자인과 시공의 구분 없이 프로젝트 전반을 직접 점검한다. 작은 오차가 전체의 조화를 깨뜨릴 수 있기에, 공정 하나하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은 단순한 창의력 발휘가 아니라, 고객의 니즈를 가장 정확히 이해하고 기술과 감성으로 연결하는 중간자 역할에 가깝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어떤 클라이언트는 부모님의 공간을 맡긴 뒤, 본인의 집과 자녀의 공간까지 순차적으로 의뢰하기도 했을 정도다. 


  김 대표는 “저희 작업을 다시 찾아주는 고객이 있을 때마다 '내가 디자인한 건 단지 공간이 아니라 그 사람의 기억이었구나' 싶어요”라며 “이러한 생각이 들 때마다 저는 공간에 감정을 남기는 디자이너가 되어가고 싶다는 다짐을 매번 새롭게 다진답니다”라고 전했다.


ⓒ 어나더그로우(anothergrow)
 

공간에 삶과 문화를 심는 디자인
김희정 대표가 어나더그로우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공간에 문화를 심는 일이다. 그녀는 문화란 단지 예술적 감각이나 스타일이 아니라, 사람의 삶과 내면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감정의 기록이라 말한다. “아무리 고급 자재로 꾸며도 그 안에 삶의 이야기가 없으면 텅 빈 공간일 뿐이죠”라는 말처럼, 그녀의 디자인은 늘 사람에서 시작해 사람으로 완성된다.


  최근 김 대표는 인문학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디자인을 더 깊이 있는 언어로 재해석하고 있다. 고객의 일상적 습관, 사소한 취향 하나까지 세심히 반영해 그 사람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오롯이 담은 공간을 구현한다. 공간이 시간이 지나도 편안함과 감동을 주는 이유는, 그 안에 사람의 가치와 기억이 함께 숨쉬기 때문이다.

 

김희정 대표가 어나더그로우를 통해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은 명확하다. 진정성과 고객의 삶, 그리고 문화를 녹여내는 공간 디자인이다. 단순히 미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고객의 인생과 함께 호흡하는 공간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 그녀의 비전이다. 끝으로 그녀는 “디자이너는 공간을 고치는 의사와 같습니다. 고객이 오래 머물고 싶은 곳, 삶의 질을 높이는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자 행복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앞으로도 김 대표는 더 깊고 섬세한 시선으로 사람과 공간을 연결하며, 진정한 의미의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 ‘어나더그로우(anothergrow)’, 매 프로젝트마다 사람을 만나고, 공간을 새롭게 해석하며 디자이너로서도 또 한 번 성장하고 싶다는 바람이 담긴 이름. 

이슈메이커 김남근 기자 issue884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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