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특별사법경찰 수사 범위 확대
빅데이터 분석 기법 활용해 범죄 대응
병무청은 지난 2022년부터 서울남부지검과 병역면탈 합동수사팀을 꾸려 허위 뇌전증(간질)으로 병역면탈을 하거나 이들을 도운 브로커를 적발해 재판에 넘겼다. 당시 공소 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병역면탈자 등과 공모해 거짓으로 뇌전증 환자로 행세하도록 지시하고 허위진단서를 발급받도록 도왔다. 이후 병역면탈자들은 해당 허위진단서를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을 감면받았다. 병역면탈자 중에는 의사와 연예인, 프로운동선수, 프로게이머 등이 포함돼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유사 사건 사전 예방 위해 총력
병무청이 병역이행 문화 확산을 위해 ‘병무청 특별사법경찰’의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등 병역면탈 관련 범죄행위에 철퇴를 가한다. 병역면탈은 병역이행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훼손하는 중요 범죄로 사회적으로도 민감한 이슈라는 판단에서 유사 사건을 사전에 예방하겠다는 차원이다.
그동안 병역면탈과 관련해선 병역 기피와 감면 목적의 신체손상 및 속임수를 쓴 범죄만 수사할 수 있었으나, 지난해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병역 기피·감면 등 관련 정보 게시·유통 금지 위반자와 병역판정검사 및 징·소집 기피자에 대한 범죄까지도 수사가 가능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병무청은 날로 고도화하는 병역면탈 범죄를 예방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하는 중이다. 여기에는 170만 명에 대한 병역판정검사 결과와 처분 내역 등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사용됐다. 데이터 분석 기법으로는 병역면탈 가능성을 확률적으로 계산하는 ‘로지스틱 회귀 분석 기법’과 ‘탐색적 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한다.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통해서는 정신질환을 이유로 병역면탈자 특성에 속하는 의심군을 추출했고, 탐색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는 병역판정검사와 면탈자 간의 패턴을 도출하고 중점관리질환 32종 중 특정 질환의 증가 추이 파악이 가능했다.
또한 병무청은 병역면탈에 악용되는 질환을 병역판정검사 규정 제31조에서 중점관리대상 질환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천식과 사구체질환을 비롯해 조현병, 우울장애, 턱관절장애 등 22개 질환은 속임수를 쓰는 질환으로, 손가락 결손과 어깨관절의 불안정성 등 8개 항목은 신체손상 질환으로, 본태성 고혈압과 아토피성 피부염은 치료방치 질환으로 구분했다.
병역면탈 조장정보 자동검색프로그램 도입
아울러 병무청은 사이버상의 병역면탈 조장정보를 효율적으로 단속하고자 ‘병역면탈 조장정보 자동검색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프로그램 도입 후 365일 실시간 단속이 가능해짐에 따라 신속한 색출 및 사후관리로 불법 게시글을 단속해 삭제했다.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에 따라 사이버 조장정보 게시 및 유통자에 대해서도 수사가 가능해져 범죄 혐의가 입증되면 추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며, 결과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이와 함께 병무청은 병역기피자 직접 수사가 가능해짐에 따라 본청·광역수사청·현장청간 ‘권역별 통합 수사체계’를 구축했고 소재가 불분명한 사람에 대한 현장색출 또는 출석에 불응한 사람의 체포를 전담 수행하도록 광역수사청과 현장청 합동으로 ‘추적수사팀’도 운영해 체계적인 색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네이버, 디시인사이드와의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병역면탈 조장정보 게시와 유통 시 처벌사항을 안내하고, 조장정보 게시글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도록 예방 체계도 구축했다.
온라인상 병역면탈 조장정보의 확산을 방지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병역이행 문화 조성을 위해 ‘공정병역 지킴이’도 모집한다. 공정병역 지킴이로 위촉되면 온라인상에서 병역면탈을 조장하는 게시글 및 사이트 등에 대해 점검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활동기간 중 실적이 우수한 대상에게는 병무청장 표창, 개인별 활동 실적에 따라 봉사활동 시간 인정, 포상금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병무청 특사경은 최근 3년 간 고의 체중감량으로 인한 병역면탈자 56명을 적발했다. 고의 체중 중·감량을 통한 병역면탈 범죄는 2012년 4월 병무청 특사경 도입 전까진 적발되지 않다가 최근 10년 간(2015~2024년) 191명이 적발됐다. 매년 약 20명에 달하는 인원이 적발되는 셈이다.
범죄 수법 역시 점점 진화, 발전하고 있다. 특사경 출범 전 병역면탈 수법은 고의 어깨수술(탈구), 고의 문신 등 7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뇌전증 위장, 인대 손상, 청력 장애 위장 등 49종으로 증가했다. 응원 나팔의 소음을 이용해 일시적으로 청력을 손상시키는 수법도 있었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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