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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화되는 AI 패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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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ssuemaker 2025. 3. 1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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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화되는 AI 패권 경쟁

빠르게 잠재워진 ‘딥시크 쇼크’
‘앙숙’ 머스크와 올트먼 신경전도 가열


미국의 챗GPT가 연 생성형 인공지능(AI) 혁명에 중국이 ‘딥시크 쇼크’로 응수한 가운데, 새로운 경제·안보 패권 수단으로 자리 잡은 인공지능 산업의 주도권 쟁탈전도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700조원이 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유럽연합(EU)도 대형 투자계획을 밝히는 등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AI 왕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의 충돌도 커지고 있다.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CTA)®


‘반중국 전선’ 만들며 재반격 시작한 미국
최근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인공지능 모델 ‘R1’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천문학적 자금을 쏟은 미국 빅테크 모델에 비해 비용은 적게 들이면서도 이에 비견되는 성능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딥시크 개발에 투입된 비양은 약 558만 달러로 미국 빅테크 대비 5~10%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블룸버그는 “AI 분야 선두주자인 미국의 능력에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특히 AI 칩에 대한 무역 제재에도 불구하고 개발 비용이 훨씬 적게 들었다는 발표에 충격은 배가됐다. 지난 1월 27일 월요일 엔비디아 주가는 17% 하락해 거의 6,000억 달러의 손실을 봤는데,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가총액 손실이었다. 불과 3주 전만 해도 트럼프와 올트먼은 미국 AI의 장밋빛 미래를 쏘아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00조 원이 훌쩍 넘는 초대형 인공지능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한 게 무색해질 정도였다.

  하지만 딥시크의 파란은 오래가지 못했다. 미국은 우방국들과 함께 ‘반중국 전선’을 만들며 반격에 나섰다. 미국을 필두로 유럽, 한국 등 주요 국가의 기업과 정부부처에서 사용을 막았다. 광범위한 개인정보 수집이 화근이 됐는데, 그 뒤에는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거론됐다. 이번 딥시크발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서 딥시크가 수집한 개인정보를 바이트댄스로 무단 전송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서다. 딥시크의 이용자 정보가 제3의 기업으로 전송되는 배경에는 인공지능 모델의 학습, 서비스 개선, 기능 확장과 광고 데이터 분석 등의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딥시크가 바이트댄스와의 연관성이 확인되면서 중국 AI 기업들은 중국산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태세 재정비에 들어간 가운데 미국도 행보를 더욱 서두르는 모양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AI 기업 ‘xAI’가 고성능그래픽장치(GPU) 약 20만장을 투입한 새 AI 모델 ‘그록(Grok) 3’를 공개했는데, 머스크는 그록 3가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AI”라고 강조했다. 구글도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 2.0’을 공개했고, 오픈AI 역시 챗GPT 다음 버전 공개일정을 앞당겼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인공지능 모델 ‘R1’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딥시크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인공지능 주도권을 쟁취하기 위한 싸움은 국가 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트럼프 2기 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오픈AI 샘 올트먼 CEO의 관계도 화제를 부르고 있다. 미국 각계의 최고 거물이자 옛 동지였던 두 사람이 이제는 숙적이 되면서다. 특히 올트먼은 자신이 참여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머스크가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비밀리에 참여했고, 머스크는 오픈AI 인수를 제안하면서 두 사람의 불화가 절정에 오른 상황이다.

  두 사람은 2015년 오픈AI 설립 때부터 함께했던 개국공신으로 알려져 있다. 올트먼이 머스크에게 인간의 지능에 맘먹는 똑똑한 범용 인공지능(AGI)을 개발하기 위해 머스크에 ‘맨해튼 프로젝트’를 만들 것을 제안하며 힘을 합쳤던 두 사람은 이내 기업의 방향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비영리 법인인 오픈AI가 AI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훨씬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면서다. 올트먼측이 머스크를 배제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본격화되었고 2018년 머스크가 오픈AI를 떠난 후 둘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00조 원이 훌쩍 넘는 초대형 인공지능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했다. ⓒYTN 뉴스 화면 갈무리


  머스크는 2019년 이후 오픈AI와 올트먼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주된 이유는 AI 기술의 위험성이었다. 특정 대기업이 AI 기술을 독점하는 게 인류에 위험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고, 급기야 지난해 2월 알트먼과 오픈AI를 겨냥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인류에게 혜택을 주도록 하는 것’이라는 초기 목표보다 회사 이익을 우선했으므로 회사 설립 계약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에 오픈AI 쪽 인사들은 인공지능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상업화와 AI 발전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있다며 머스크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후 머스크는 자신의 영리 목적의 오픈 소스 인공지능 회사인 xAI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후 두 사람은 또 충돌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시절부터 적극적으로 지지에 나서며 그 덕에 최측근 중 한 명으로 활약하게 되었다. 반면 올트먼은 대선 정국에서 특별한 역할을 하진 않았다. 오히려 한때 트럼프의 원칙이 “미국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이라고 말하는 등 대표적인 반 트럼프 인사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트럼프 측과 관계 개선을 시도한 올트먼은 대규모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스타게이트’를 제안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자세히 설명한 올트먼은 머스크의 허를 완벽하게 찌르는 데 성공했다. 오픈AI의 AI 워크로드를 지원하는 대규모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로 소프트뱅크와 MGX,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참여한다.

일론 머스크 xAI CEO는 xAI를 통해 최신 버전 챗봇 ‘그록 3’를 공개하며 성능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xAI X


챗GPT 대항마 내놓은 머스크
두 사람의 불화는 공공연한 사실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마저 “그(머스크)는 스타게이트 거래에 있는 사람 중 한 명을 싫어한다”며 이에 대해 언급할 정도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대해 알지 못했던 머스크는 공식 발표 후 아직 자금이 실제로 확보되지 않았고 프로젝트는 ‘가짜’라고 비난했다. 

  또한 반격을 위해 오픈AI 인수 계획을 추진하게 된다. 머스크는 “오픈AI가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려고 하고, 올트먼이 이 과정에서 오픈AI의 자산을 과소평가하려고 한다”며 자신의 인수 제안 배경도 밝혔다. 다만 투자자들에게 보낸 원초적 메시지는 ‘올트먼과의 전쟁’이었다. 그가 올트먼에 대한 적개심이 얼마나 더 커졌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머스크는 기업가치가 3,400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는 오픈AI를 단돈 974억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올트먼이 미국에 없을 때 갑작스럽게 했다. 제안 당시 올트먼은 파리 AI 정상 회의에 참석하고 있었다. 하지만 머스크는 곧 바로 반격을 했다. 머스크의 인수 제안과과 관련해 올트먼은 “고맙지만 사양한다. 그러나 당신이 원한다면 트위터를 97억 4,000만 달러에 사겠다”고 맞받아쳤다. 이 금액은 머스크 인수 제안 액수의 10분의 1이자 머스크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하던 당시 금액인 440억 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평가였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GPT-4.5를 테스트해본 결과 고급 테스터들 사이에서 ‘AGI를 느꼈다’는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며 기대를 높였다. ⓒWorld Economic Forum/Benedikt von Loebell/Flickr


  인수를 두고 난타전을 벌인 둘은 최신 AI 모델을 선보이며 자존심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역량이 집중된 최신 AI 모델로 진검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머스크는 xAI를 통해 최신 버전 챗봇 ‘그록 3’를 공개했다. 지난 8월 ‘그록 2’를 처음 공개한 지 6개월 만이다. xAI에 따르면 그록 3 일반 모델은 수학, 과학, 코딩 벤치마크에서 오픈AI의 ‘GPT 4o’보다 높은 성과를 보였다. 라이브 방송에 주요 개발진과 함께 등장한 머스크는 그록 3의 성능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오픈AI는 머스크가 그록3를 공개한 바로 다음 날 오픈AI가 곧 공개할 GPT-4.5에 대한 장점을 소개했다. 올트먼은 ‘X’를 통해 “GPT-4.5를 테스트해본 결과 고급 테스터들 사이에서 ‘AGI(인간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수준을 갖춘 AI)를 느꼈다’는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며 기대를 높였다. 5월에는 차세대 주력 AI 모델 GPT-5도 베일을 벗을 것으로 전망된다. 치열하게 전개되는 머스크와 올트먼의 경쟁 결과에 따라 두 사람은 AI 패권은 물론, 향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미국의 AI기술 청사진을 함께 설계할 수 있는 권력을 쥘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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