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 이상의 언어 학습 프로그램 제공
인공지능(AI) 도입 후 이용자 재차 증가세
최근 듀오링고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어 학습 콘텐츠를 내놓았다. 일명 ‘한국어를 배워라(Learn Korean or Else)’ 캠페인인데,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달고나’를 포함해 40개 이상의 키워드와 구문을 듀오링고 서비스에 가져왔다. ‘아무도 믿지 마’, ‘게임을 하자’, ‘당신은 탈락했습니다’ 등의 특정 문장을 가르치는 수업도 제공한다. 이러한 콘텐츠 개발은 2021년 오징어 게임 론칭 이후 듀오링고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용자가 40%나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성공의 열쇠가 된 ‘게이미피케이션’
듀오링고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외국어 학습 애플리케이션이다. 전 세계 5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40개 이상 언어에 대한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말하기, 읽기, 듣기, 쓰기 연습을 통해 어휘와 문법 실력을 향상하고 실생활 회화에 필요한 핵심 표현들을 익힐 수 있도록 돕는다는 평가다. K팝 팬들이 듀오링고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한국어 학습 순위는 2023년 기준 6위로 전해진다.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가 이 앱을 통해 프랑스어를 익힌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교육 방법은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다. 외국어를 배울 때 가장 어려운 점은 학습 동기를 계속 유지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 듀오링고는 게임 요소를 적극 도입해 학습 프로그램을 강의 시청이나 원어민과의 일대일 대화가 아닌, 퀴즈 형식으로 구성했다. 학습자는 초급부터 고급까지 각 단계를 게임 퀘스트를 깨듯 진행해나가고, 성취도에 따라 일종의 포인트를 지급받는다. 이 포인트로 부가기능을 구입하거나 자신의 캐릭터를 꾸밀 수 있다. 또 재미를 내세운 교육 방법의 일부로 듀오링고의 시그니처 부엉이 ‘듀오’를 포함한 여러 캐릭터도 도입했다. 학습자가 문제를 왜 틀렸는지 파악해 개인별 맞춤형 학습 자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게임 방식의 외국어 학습은 실제 효과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서비스 출시 후 2012년 뉴욕대 연구팀은 “듀오링고에서 34시간 공부하면 대학에서 외국어 강의를 한 학기 듣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듀오링고는 무료 교육에서 부분 유료 교육으로 정책을 변경했다. 학습 플랫폼뿐 아니라 영어능력 인증시험인 ‘듀오링고 영어 시험(DET)’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응시 방식으로 한 시간 내 시험을 완료할 수 있으며 2일내 결과 발표, 합리적인 가격으로 응시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과테말라 출신 이민자의 성공 스토리
듀오링고를 만든 사람은 과테말라 출신 이민자 루이스 폰 안이다. 그는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어린 시절부터 주변에는 극빈층이 넘쳐나 불평등한 현실에 대한 혼란을 겪었다. 미국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토플(TOEFL) 시험을 보는 과정에서 이런 생각은 더 커졌다. 이웃 나라 엘살바도르에 시험을 보러 다녀오는 데만 1,200달러가 들었던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은 훗날 폰 안의 사업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으로 건너가 듀크대를 거쳐 카네기멜런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대학원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에서 출발해 컴퓨터와 인간을 구분하는 자동화된 공개 튜링 테스트인 ‘캡차(CAPTCHA)’를 개발했다. 오늘날 수백만 개의 사이트에 가입하거나 로그인할 때마다 사람들을 번거롭게 하는 인터넷 장벽의 탄생이었다. 과거 등장한 어떤 스팸 방지 프로그램보다 효과적이었지만 캡차 인력에 따른 낭비되는 시간이 문제였고, 이에 그는 변조한 문자 대신 오래된 책이나 신문 스캔본의 일부 단어를 보여주는 식으로 작동하는 ‘리캡차’를 탄생시켰다. 또한 2005년 ‘매치인(Matchin)’이라는 게임을 통해 강력한 이미지 검색 기능으로 평가받는 ‘구글 렌즈’의 근간을 만들기도 했다. 이로 인해 폰 안은 “무의미한 인터넷 사용에 엄청난 가치를 부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후 그는 2009년 스위스 출신의 박사 과정 제자 세버린 해커와 함께 외국어 학습 앱 개발에 나서 듀오링고를 출시했다.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것이 인생에 큰 기회를 가져다준다는 오랜 생각 때문이었다. 성장을 거듭한 듀오링고는 2014년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교육 앱으로 자리 잡으며 기업 가치도 90억 달러에 이르게 됐다. 스마트폰으로 교육 혁명을 이루겠다는 폰 안의 꿈도 이뤄진 셈이다. 하지만 듀오링고의 질주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과 수학 및 음악 강좌를 새롭게 출시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도 확보 중이다. 폰 안과 듀오링고가 그려갈 교육 시장의 미래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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