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유행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특성으로 인해 과잉생산과 지속적인 소비 요구를 통한 자원낭비와 환경오염 문제를 유발해왔다. 이로 인한 의류 폐기물들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는데,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소비되는 의류는 1,000억 벌, 한 해에 버려지는 옷은 9,200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문제나 버려지는 의류 폐기물이 야기하는 환경 이슈들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중고의류 수거 및 리세일 서비스 ‘판다헤이(PANDA HEY)’
(주)투웰코퍼레이션을 이끌고 있는 정민호 대표는 누군가에겐 몇 번 입었다가 버림받는 옷일지라도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을 수 있다면 의류의 수명이 연장되고 자연스레 폐기물 감소에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이를 위해 ‘의류 매입(수거)’에 초점을 맞춰 의류 수거 전문 서비스이자 중고의류 리세일몰인 ‘판다헤이(PANDA HEY)’를 세상에 내놓았다. 정 대표를 만나 기업의 활동과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창업을 시작한 계기를 전해준다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겠지만 자신의 옷장을 열면 입을 옷이 없고, 주위 사람들의 옷을 보면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자신이 가진 옷의 가치와 타인이 입은 옷의 가치를 다르게 느끼는 셈이다. 그렇다면 입지 않는 옷을 그냥 버리는 게 아니라 재탄생시켜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전달할 수만 있다면 의류의 가치를 높이고 폐기되는 옷을 줄여 환경오염 문제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판다헤이’ 서비스에 대해 소개해 달라
“앞서 언급했듯이 의류의 수명 연장을 위한 고민 속에 탄생한 서비스다. 우선 수거가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해 소비자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입지 않는 옷을 판매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안했다. 베타 서비스 단계에서는 ‘판다박스’라는 이름으로 수거 박스를 직접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오히려 일회용 박스로 인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상충한다는 판단을 하게 되어 지난 5월 새롭게 론칭하면서 방식을 조금 변경했다. 현재는 경기도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직접 수거를 시작해 의류나 잡화, 신발, 가방 등을 매입하고 있고, 내부에서 관리하는 의류 브랜드의 일부를 지정하여 택배로 수거하는 선별 매입도 함께 진행 중이다”
의류 매입 후 어떻게 리세일이 되는지?
“수거한 옷을 검수하고 선별해서 깨끗이 세탁하고 살균한 후 필요에 따라 수선해서 판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애플리케이션 내 자체 스토어를 비롯해 3개의 중고의류 리세일몰을 운영 중이다. 누군가에게는 가치가 다한 의류이지만 또 다른 소비자는 찾고 있는 디자인이나 브랜드의 옷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국내에서 리세일하지 못하는 상품들은 협력업체를 통해 해외로 수출하는 식으로 의류의 생존주기를 늘려나가고 있다”
또 다른 준비 중인 사업 분야가 있다면
“우리 기업이 근본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쉽게 버려지는 옷을 줄이고 수명을 연장하는 것인 만큼 ‘다운사이클링(downcycling)’을 미래 사업으로 기획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면 소재의 의류를 가지고 발효공정으로 바이오에탄올을 제조하는 기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데 우리 역시 이 부분에 많은 관심이 있다. 화학적인 변화를 시도해 의류가 아닌 다른 물건이나 원자재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창업 이전에 제약회사 연구소에서 10년간 근무한 경험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팀 빌딩 역시 이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는데 2022년 내로 연구소 설립 및 기초 연구를 진행할 구상을 갖고 있다”
기업 운영에 있어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중고의류 산업은 진부한 과거 산업처럼 보이지만 다른 면에서는 매우 미래 지향적인 분야이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변수에 대비해야 하며 순간의 판단에 따라 결론이 매우 달라지는 등 경우의 수도 많아서다. 그래서 항상 팀원들과 서로 자극하며 창의적인 의견표출의 기회를 많이 만들고자 한다. 그래서 마치 운동장처럼 보이지 않는 규칙 속에서 구성원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길러진 능력이 회사 성장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향후 기업의 계획이나 비전은 어떠한지?
“투웰코퍼레이션은 단순히 옷을 수거해 판매하는 회사가 아닌 중고의류에 관한 토탈 포스트 케어 컴퍼니가 되고자 한다. 중고의류 수거 부분에 있어 향후 전국적으로 직접 매입이 가능한 방법들을 기획하고 있고, 2023년까지 이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리세일 부분에서는 매입하는 의류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지금의 컨시어지 서비스를 자동화할 수 있는 시설 구축도 계획 중이다. 또한 리세일에 있어 단순히 옷을 매입해 판매하는 스토어가 아니라 통계를 통한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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