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가 가진 힘으로 원탑 기업을 겨냥
미국 미디어 그룹 AT&T의 존 스탠키 회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소비자의 모든 습관과 행동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이용자 습관’은 변했다. 언택트 시대에 스마트폰은 삶의 전부가 되었다. 특히 8백만 스마트폰 유저를 보유한 국내 MZ세대들에게 콘텐츠 스트리밍 플랫폼은 팬데믹 시대의 라이징 스타이다. 화려한 영상과 사진으로 현혹하는 이 시장에서 오히려 텍스트(스토리)만으로 승부하는 스타트업이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 최초 소셜 스트리밍 메신저 플랫폼 ‘말카롱’
스토리로 넘쳐나는 세상이다. 보고 싶지 않아도 스마트폰만 켜면 쏟아지는 정보에 가끔은 차라리 눈을 감고 싶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남의 이야기를 궁금해한다. ‘관음’이라고 불리는 엿보기가 공공연한 세상이다. 마트에서 줄을 서 있을 때 앞에 서 있는 여학생의 카톡 화면을 슬쩍 본 경험이나, 지하철 옆자리에 앉은 청년의 동영상을 공유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왜 궁금해하는 걸까? 이현빈 크리에이틱 대표의 ‘말카롱’은 이러한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이 대표는 “종종 카페에 혼자 앉아 있을 때 나와 상관없는 연인들이 나누는 대화가 무의식적으로 귀로 흘러들어왔습니다. 그냥 재미있고 자꾸 듣게 되는 경험들이라면 공유하고 싶은 욕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 같은 대화를 콘텐츠화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탄생된 플랫폼 ‘말카롱’은 단연 세계 최초의 소셜 스트리밍 메신저 플랫폼이다. 거창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사람들 간의 대화 자체를 콘텐츠화한 텍스트 스트리밍으로 이해하면 된다. 플랫폼 이용 방법도 단순하다. 어떤 두 사람이 메신저를 통해 1:1 대화를 나누다 누군가에게 재미를 공유하고 싶다면 채팅창 안에 있는 라이브 버튼을 사용해 시청자가 해당 채팅방을 볼 수 있도록 허락할 수 있다. 시청자 채팅방이 열리면 둘의 대화 내용에 동참할 수 있고 시청자들은 실시간으로 채팅에 참여하여 앱 내 화폐인 ‘카롱’을 통해 스트리머에게 후원을 할 수 있고 의견도 전할 수 있다. 라이브는 자동 녹화되어 대화방이 닫힌 이후에 ‘말캉로그’를 통해 볼 수 있다. 물론 후원금과 조회 수에 따른 광고 수익도 받을 수 있다. ‘말카롱’은 평범한 채팅앱처럼 보이지만, 카메라나 영상 편집 기술도 없이 누구나 간편하게 스트리머가 될 수 있어 정식 출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은 스트리밍 시장에 던진 과감한 도전이었다. 네이버가 아닌 유튜브로 검색하는 Z세대들은 누구나 스트리밍을 꿈꾼다고 한다. 자신의 잠재성을 드러내고 두각을 보이고 싶은 마음은 충만하지만, 테스트할 플랫폼이 없어 여러 번의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말카롱’이 스트리머를 갈망하는 이들의 시험 무대라고 말하는 이 대표는 “대화할 상대와 스마트폰, 채팅할 수 있는 손만 있으면 됩니다. 끼와 재능이 있다면 문자만 입력해 스트리밍했을 뿐인데 통장에 입금이 되는 부가적인 행복도 누릴 수 있게 되죠”라며 말카롱의 장점을 피력했다.
라인 이후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 국산 플랫폼 목표
크리에이틱은 크리에이티브를 갖고 유니크한 서비스를 만드는 2년 차 스타트업이다. 지난 7월 1일부터 오픈 베타를 출시해 대중의 반응을 평가받고 있는 ‘말카롱’은 론칭 전까지 최상의 앱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앱보다는 그 안에 채울 콘텐츠에 성패가 달렸다고 말하는 이 대표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모집해 대화 콘텐츠를 계속 올리면서 버그 리포팅을 받고 있습니다. 피드백과 생성된 콘텐츠를 보며 업그레이드해 나가고 있죠”라고 말했다.
이번이 3번째 창업이라는 이 대표에게 지난 7년은 ‘실패만 거듭’한 세월이었다. 배틀 그라운드의 제작자 김창한 대표처럼 ‘17년간 실패만 거듭하다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뒀다’고 말하고 싶은 그는 그럼에도 이 일을 택한 것에 대해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경희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SI 업체에 취업해 CMS, 모빌리티 기획경력을 쌓았지만 늘 크리에이티브를 표출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크리에이티브를 표출하고 시장에 파문을 일으키고 싶은 스타트업 조직은 수평을 지향하고 워라벨을 챙기기보다는 일의 흥미에 미쳐야 합니다”라며 실패를 밑거름 삼아 더 가치 있는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도 하지 않은 채팅 플랫폼이기에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이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MCN과 스트리밍, 대중이 만들어내는 스토리와 콘텐츠에서 좋은 기회를 모색하며 업계의 ‘원탑’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에게는 특별한 소망이 하나 더 있다. 교회에 성전을 바치는 것과 도덕적이고 청렴한 예비 청년 창업가를 양성하는 학교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사회 민간 투자회사들과도 연결해서 학교와 예비 청년 창업가 교육 생태계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기업가들이 모럴해저드(moral hazard)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도덕성을 잃지 않게 학습시켜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라며 사회적 공헌을 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2023년까지 매출액 100억을 달성하는 저비용 고수익의 초강소기업이 되겠다는 크리에이틱의 야심 찬 도전에 대한 응원의 답이 수많은 텍스트로 세상에 전달되길 기대한다.
이슈메이커 김남근 기자 issue884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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