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현수막에 가치를 더한 업사이클링 브랜드 ‘살리다’
광고와 제조의 경계 넘어 지속 가능한 내일 꿈꿔
도시를 수놓는 휘황찬란한 옥외 광고물에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다.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제 역할을 다하고 나면 산업 폐기물이 되어 환경을 위협하는 ‘골칫거리’로 전락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광고 산업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버려지는 것들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기업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종합광고대행사 (주)국가대표광고가 론칭한 업사이클링 브랜드 ‘살리다(SALIDA)’의 이야기다. 광고라는 매체를 통해 세상에 메시지를 던지던 그들이, 이제는 환경을 살리고 사람을 세우는 ‘진짜 가치’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강환성 대표를 만나 그가 그리는 지속 가능한 내일에 대해 들어보았다.

‘정직(Integrity)’, 성장의 밑거름이 되다
강환성 대표가 이끄는 국가대표광고는 2014년 1인 기업으로 출발해 현재는 탄탄한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종합광고대행사로 성장했다. 오랜 시간 쌓인 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관공서 등 다양한 광고주들을 유치하여 필요에 맞는 광고 전략을 수립·실행하며 광고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한류가 부상한 뒤로는 K팝 팬클럽 광고 시장을 개척해 여러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며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강 대표가 꼽는 회사의 가장 큰 경쟁력은 화려한 포트폴리오가 아닌 ‘정직’이다. 2010년부터 광고 영업 현장에서 뛰었던 그는 업계에 만연한 부조리와 도덕적 해이에 회의를 느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비록 혼자 일하더라도 정직하고 깨끗하게, 부끄럽지 않게 일하고 싶다”는 신념으로 창업을 결심했다. 이러한 그의 철학은 ‘인테그리티(Integrity)’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통합성, 진실성을 뜻하는 이 말처럼, 그는 겉과 속이 다른 포장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성실함을 택했다. 당장의 계약을 따내기 위해 거짓된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정당한 대가를 받고 그에 상응하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공법을 고수했다. 우직해 보였던 이 방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클라이언트들에게 깊은 신뢰를 심어주었고, 국가대표광고를 믿고 맡길 수 있는 파트너로 각인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광고의 끝에서 시작한 ‘살리다’
광고 회사로 승승장구하던 2021년, 강환성 대표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바로 업사이클링 브랜드 ‘살리다’의 론칭이다. 계기는 현장에서 마주한 ‘먼지’였다. 옥외 광고물을 관리하며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시커멓게 쌓인 오염물을 본 그는 우리가 숨 쉬는 공간의 환경 파괴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더욱이 옥외 광고물들이 수거되고 폐기되는 과정에서 소각·매립됨으로 인한 토양과 대기 오염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였다. “화려한 광고 이면에 버려지고 태워져 환경을 파괴하는 폐기물들을 보며 책임감을 느꼈죠.”
그렇게 ‘환경을 살리면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면 지구도 살릴 수 있다’는 마음으로 ‘살리다’가 탄생하게 되었다. 살리다는 지하철 옥외 광고판 등에 사용되는 고내구성 소재인 PVC 백릿(Backlit) 폐기물을 수거해 세척과 건조 과정을 거친 뒤, 특허 등록된 제조 방법에 감각적인 디자인을 입혀 가방과 지갑, 파우치 등의 패션잡화로 재탄생시킨다. 이러한 제품은 자원의 흔적을 인위적으로 감추지 않는다. 오히려 소재에 남은 인쇄 자국이나 바랜 색, 작은 흠집들을 ‘고유한 스토리’로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희소성’이 여기서 나오게 된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살리다는 밀알나눔재단 ‘2023 ESG 임팩트 어워즈’ 환경상을 수상하는 등 그 진정성을 꾸준히 입증받고 있다.
소재의 한계를 넘어 가치의 확장으로
물론 광고업에서 제조업으로의 확장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거와 세척 등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져야 했고, 전문적인 제조 공정에 대한 노하우도 부족했다. 하지만 강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문 인력을 늘려 소재 연구에 박차를 가했고, 이를 기반으로 유니폼이나 앞치마 등 다양한 폐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며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ESG 경영에 대한 높아진 관심 속 관공서나 기업들의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다. 기업에서 사용하고 버려지는 폐자원이나 행사용 현수막을 이용해 다시 그 기업을 위한 ‘굿즈’ 등으로 제작해 주는 ‘선순환 구조’의 협업 모델이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강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폐기물을 재활용한다는 것에 대해 위생이나 안전을 우려하는 시선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소재의 안정성을 검증받고, 더 높은 퀄리티의 제품을 개발해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꿔나가고 싶습니다.”
사람을 세우고, 환경을 살리는 기업
강환성 대표가 꿈꾸는 비전은 명확하다. ‘사람을 세우는 기업’이다. 창업 초기부터 스펙이나 능력보다는 성실함과 기본기를 갖춘 인재를 채용해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다소 서툴더라도 정직하게 땀 흘리는 직원들이 성장해 자신의 몫을 해내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그다. 살리다 역시 이러한 연장선에 있다. 수익 일부를 NGO 단체에 기부하거나, 폐현수막으로 그늘막을 만들어 제3세계 지역에 보내는 등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환경을 살리는 일이 곧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강 대표는 마지막으로 기도의 힘으로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 주시는 양가 부모님, 그리고 함께 땀 흘리는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말을 맺었다. ‘버려지는 것들의 새로운 이야기는 당신의 선택으로 시작된다’는 살리다의 슬로건처럼, 정직한 마음으로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 그들의 활동이 더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기를 기대해 본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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