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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취임하며 불안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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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ssuemaker 2025. 5. 2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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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취임하며 불안한 출발

신임 투표 힘겹게 통과, 2차 대전 후 첫 사례
프랑스·폴란드 방문, 국방력 강화 의지 밝혀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총리가 새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다만 두 차례에 걸친 신임 투표를 간신히 통과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신임 투표는 연정 협상을 끝내고 공식 취임 전 거치는 형식적 절차라는 점에서 예상 밖 전개라는 평가가 나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전 합의된 총리 후보가 한 번에 연방의회를 통과하지 못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Steffen Proßdorf/Wikimedai Commons


유럽 ‘재무장’ 필요성 역설
유럽 경제 규모 1위인 독일은 우크라이나 지원과 유럽의 ‘재무장’ 추진 과정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런 가운데 벌어진 독일 정치권의 ‘롤러코스터’ 전개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잠시 긴장하게 했다. 메르츠 총리 취임 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함께 더 강력하고 경쟁력 있는 유럽을 만들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역시 “우리 시민들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 준비하고 억지하며 방어하는 데 있어 당신의 리더십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취임 후 첫 해외 일정으로 프랑스와 폴란드를 찾았다. 신임 독일 총리들은 전통적으로 유럽 통합을 강조하기 위해 취임 첫날 옛 서독과 동독의 주요 이웃 국가를 방문해 통합을 강조했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두 사람은 공동의 안보 대응을 위해 정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하는 국방안보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유럽연합의 확고한 신봉자인 메르츠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새 조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력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EU의 저항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미국·유럽 안보 동맹이 약화하는 상황에 대비해 유럽 자강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던 메르츠 총리는 유럽의 불안정한 안보 상황을 고려해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메르츠는 “독일 연방방위군을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재래식 군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독일 정부는 가능한 한 모든 재정적 지원을 할 것”이라며 군에 대한 지속적 투자와 새로운 자발적 복무 제도 도입을 약속했다.

  메르츠 총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나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 합병에 만족할 것이라고 진지하게 믿는 것은 오산이다. 이 끔찍한 전쟁은 우크라이나의 운명만 결정하지 않는다”라며 러시아의 위협을 거론했다. 이어 “힘은 침략자를 막고, 약함은 침략을 부른다”며 “우리의 목표는 독일과 유럽이 함께 강해져서 무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독일 연방방위군을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재래식 군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NATO/Flickr


징병제 채택 가능성도 흘러나와
이날 연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유럽 주요 국가들이 국방예산 증액과 군비 증강을 서두르는 흐름 속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 이후 유럽에선 미국 안보 우산에서 벗어나 자체 방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그간 국방예산 증액을 일종의 금기로 여겼다. 그러나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국방비 증액에 시동을 걸기 시작해 2021, 2022년 각각 560억 달러 수준이었던 예산을 2024년 880억 달러로 늘렸다. 지난 3월에는 독일 기독민주·기독사회연합과 사회민주당, 녹색당이 국방예산을 사실상 무제한 증액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법(헌법) 개정에 합의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처음 국방비 지출이 국내총생산의 2%를 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가올 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이 국방예산 목표치를 국내총생산의 5%까지 늘릴 것을 합의하도록 요구하고 있는데, 독일은 이를 수용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독일 내부에선 국방비 대폭 증가에 대한 신중론도 나온다. 나토 차원의 합의가 도출되기 전에 독일이 앞서나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현 국내총생산 기준 독일이 5% 목표를 달성하려면 약 2,150억 유로의 막대한 지출이 필요하다고 현지 언론이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러한 흐름 속에서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은 입대 자원자가 적으면 징병제를 채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은 2011년 징병제를 중단하고 모병제를 도입했는데, 젊은 층의 군 복무 기피 심화 추세로 병력이 감소하고 있다. 이에 2018년까지 병력을 20만 명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 달성 시점도 2031년으로 6년 늦춘 상태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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