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이 19년 만에 치른 프로복싱 복귀전에서 서른한 살 어린 유튜버 복서에게 패했다. 지난 11월 16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AT&T 스타디움에서 열린 타이슨과 제이크 폴의 프로복싱 헤비급 경기에서 타이슨은 0 대 3으로 판정패했다. 이번 경기는 정식 경기로 인정받았으나, 3분 12라운드로 치르는 일반 경기와 달리 고령인 타이슨을 배려해 2분 8라운드로 열렸다.
타이슨은 경기 초반 날카로운 펀치를 날리기도 했지만 3라운드부터 지친 기색을 드러내며 시종일관 밀렸다. 폴 역시 유리한 흐름으로 끌고 가긴 했으나 결정적인 한방은 없었다. 폴은 8라운드 마지막 10초를 남기고 타이슨에게 고개를 숙이며 존경의 뜻을 표했다. 타이슨도 이를 받아들이며 주먹을 서로 부딪쳤고 경기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AP통신은 “지루한 경기에 화끈한 격돌을 원했던 팬들의 야유가 끊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기 후 타이슨은 “그래도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으며, 폴은 “그와 함께 링에 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타이슨은 현역 시절 막강한 펀치력으로 헤비급을 휩쓴 전설적인 복서다. 하지만 성폭행과 마약 등 여러 논란을 일으켰고, 1997년 에반더 홀리필드와의 경기에서는 상대의 귀를 물어뜯어 실격패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저지르기도 했다.
2,08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이자 복서인 폴은 그간 공격적인 도발과 자극적인 경기로 유명세를 탔다. 2020년 프로복싱 데뷔전을 치른 후 2022년 이종격투기 전설 앤더슨 실바를 이기는 등 지금까지 10전 9승 1패를 기록했다. 이번 경기로 타이슨은 2,000만 달러의 대전료를, 경기를 기획 및 주최한 폴 측은 4,000만 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대전은 넷플릭스를 통해 생중계되며 더욱 큰 관심을 얻었다. 전 세계적으로 총 6,000만 가구가 실시간으로 시청했으며, 동시 접속 스트림은 최대 6,500만 건에 달했다. 또한 사전 경기로 펼쳐진 ‘케이티 테일러 vs. 아만다 세라노 2’는 전 세계 5,000만 가구가 실시간으로 시청했으며,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이 시청된 여성 스포츠 이벤트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현장에는 총 72,300명의 관중이 참석해 열기를 더했으며, 두 경기 모두 미국 역사상 라스베이거스를 제외한 지역에서 개최된 경기 중 가장 높은 복싱 관중 동원 기록을 세웠다. 특히, ‘제이크 폴 vs. 마이크 타이슨’ 경기의 관객 수입은 1,800만 달러를 초과했다. 이는 복싱 및 MMA를 포함한 텍사스 격투 스포츠 사상 최고 기록이었던 카넬로 알바레스 경기 수입인 900만 달러를 두 배 이상 넘어선 수치이다.
해당 이벤트를 향한 폭발적인 관심은 ‘X’에서 미국 내 트렌딩 주제 11개를 모두 차지하는 등 소셜 미디어에서의 즉각적인 반향으로 이어졌다. ‘#PaulTyson’은 지난 15일 X에서 전 세계 트렌딩 주제 1위를 기록했으며, ‘#Serrano’는 미국을 비롯해 브라질, 스페인, 캐나다에서 트렌딩 주제 2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이번 경기는 넷플릭스에게도 수많은 새로운 기록을 안겨주었다”며 “추가적인 시청자 수를 포함한 상세한 시청률 정보 또한 곧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경기에는 홀리필드, 샤킬 오닐, 샤를리즈 테론, 조 조나스를 비롯해 다양한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저명인사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내며 모두가 기다렸던 ‘역대급’ 경기를 향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다만 실시간으로 전 세계의 많은 시청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시스템에 부하가 걸려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온라인 접속 중단을 추적하는 사이트 다운디텍터를 인용해 이 경기 당일 밤 11시(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95,000여건의 접속 불량 신고가 접수됐다고 전했다. 이번 경기는 미국 내에서만 6,000여개의 주점과 식당에서 시청된 것으로 파악됐다. 넷플릭스는 야심차게 준비한 이번 이벤트를 비롯해 지난 1월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와 인기 프로그램 ‘RAW’의 독점 중계 계약을 맺는 등 스포츠 경기 생중계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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