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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처럼 휘몰아친 ‘정권 심판론’, 초거대 야당 탄생

매거진

by issuemaker 2024. 4. 2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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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처럼 휘몰아친 ‘정권 심판론’, 초거대 야당 탄생

윤석열 대통령 “민의 받들어 국정 쇄신 나서겠다”
막강한 당 장악력 가지게 된 이재명 대표

4·10 총선이 범야권의 192석 압승으로 끝나면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지형은 21대 국회보다 팽창했다. 이로 인한 후폭풍도 정부는 물론 여야 할 것 없이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이재명 대표의 당 장악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 속에, 국민의힘은 책임 소재를 두고 당내 혼란이 커지고 있다.

ⓒ국회


미리 보는 22대 국회 전망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위성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총 175석을 확보하며 원내 제1당을 유지하게 됐다. 여기에 12석을 얻은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의 3석, 새로운미래와 진보당의 각 1석을 추가하면 범야권은 192석에 달한다. 반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총 108석을 얻어 개헌 저지선을 간신히 지키는데 그쳤다.

  이러한 여야 구도에 22대 국회 원(院) 구성이 국회법상 기한 내 이뤄질지 여부가 주요 관전 요소로 떠올랐다. 국회법은 첫 임시회 본회의를 임기 개시 후 7일로 규정한다. 국회법은 민법과 달리 첫날을 산입하기에, 국회법 상 규정된 첫 임시회 본회의 일시는 6월 5일이 된다. 국회법에 맞춰 22대 국회 시계가 움직이면, 이 회의에서 국회 의장 및 부의장 선거 등 22대 국회 전반기 의장단이 구성되고 이틀 후인 6월 7일엔 상임위원장과 특별위원장 선거, 상임위원회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이 선임된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등 윤석열 정부를 향한 법안들을 예고한 상황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역시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이를 최대한 늦추기 위한 여당의 ‘지연 전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번 총선 결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당내 장악력이 확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이번 22대 국회에서도 18개 상임위원장 중 주요 법안 처리와 체계·자구 심사권이 있는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의 갈등이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에서 검토한 법안을 본회의에 올리기 전 심사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지녀, 법사위원장은 본회의 전 일종의 ‘수문장’ 역할을 하게 된다. 더욱이 각종 ‘특검법’의 경우 소관 상임위가 법사위인 만큼 특검법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과 관련해 계류 기간 90일을 단축할 수 있는 상임위이기도 해 더욱 주목되는 자리다. 통상 국회가 개원하면 국회의장은 제1당이,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 맡는 관행이 지난 전반기 국회에서 깨져, 이번에도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직을 가져갈 가능성도 있다. 다만 민주당은 21대 후반기 국회 당시 국민의힘에 법사위원장을 양보한 만큼 이번 22대 전반기에 다시 이를 요구할 수도 있다.

  180석이 넘는 민주당이 단독으로 추진한 패스트트랙 법안의 본회의 상정과 이를 위한 본회의 개의 권한이 있는 국회의장 자리에도 이목이 쏠린다. 현재 22대 첫 국회의장에는 민주당 내 최다선인 6선 추미애(경기 하남갑) 당선인과 6선 조정식(경기 시흥을) 당선인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통상 같은 선수일 경우, 나이를 고려해 전·후반기 의장직을 나누는 만큼, 1957년생인 추 당선인이 1963년생 조 당선인보다 먼저 의장직에 도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민의힘은 총선 참패 후 책임 소재를 두고 갈등이 빚어지는 등 여전히 당 분위기를 수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결과 두고 여야 각기 다른 상황 놓여
이번 총선 결과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당내 장악력이 확고해졌다는 평가다. 총선 전만 하더라도 비명계와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 등 이 대표에게 상황이 녹록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더욱이 공천 과정에서 ‘비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이른바 ‘비명횡사 친명횡재’ 프레임은 집요하게 이 대표를 압박했다. 이상민, 김영주, 설훈 등 중진들이 잇따라 탈당하며 분열 조짐이 보였고, 조응천, 김종민 의원도 탈당 대열에 합류했다.

  결국 이 대표는 개혁 드라이브 대신 ‘탕평’을 택했다. 강성 지지자들의 실력행사를 자제시키고 먼저 나서 화합의 손을 내밀었다. 결선에서 고배를 마신 박용진 의원과 비명계 최고위원인 송갑석 의원 등이 패배한 뒤에도 당에 남아 총선 승리를 위해 힘을 실었다. 출마 의지를 꺾지 않던 임종석 전 의원도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여기에 김부겸·이해찬 전 총리를 공동상임선대위원장에 추대해 갈등 봉합에 나섰다.

  큰 잡음 없이 당내 갈등 수습에 성공하고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당내에서 이 대표의 영향력에 견줄 경쟁자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 됐다. 당대표 취임 일성인 ‘이재명의 민주당’이 완성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친명계가 대거 원내 진출에 성공한 것은 이번 총선의 최대 성과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 대표를 지원해온 인사들이 당선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향후 이 대표의 리더십에 한층 더 힘이 실리게 됐다.

  이는 향후 민주당이 정국을 주도하는 데 상당한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안에서도 이 대표가 연임해 대여 투쟁의 전면에 나서주길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가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전투력’이 앞으로도 민주당이 정국 주도권을 움켜쥐는 데 꼭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 당내에서 이재명 대표의 연임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 임기는 2년으로 연임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 다만 대선 후보가 되려면 1년 전에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 만약 이 대표가 오는 8월 연임한다면 대선을 1년 남겨둔 2026년 3월까지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다.

국정 쇄신에 나서겠다고 밝힌 윤석열 대통령은 새 비서실장에 국민의힘 5선 중진인 정진석 의원을 임명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실


  반면 국민의힘은 총선 참패 후 여전히 당 분위기를 수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했지만 책임 소재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면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특히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 전 비대위원장을 두고 “당에 얼씬거리지 말라”, “윤석열 정권 폐세자” 등의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차기 당 지도부 구성을 두고서는 당선자 총회 등을 통해 내부 의견을 수렴해 6월말~7월초 조기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하고 이를 준비하기 위한 실무형 비대위를 꾸리기로 가닥을 잡은 상황이다. 하지만 전당대회 적용 규칙 및 리더십 주도 문제 등을 놓고 내부 잡음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직전 전당대회부터 적용한 ‘당원 100% 룰’ 변경 여부가 대표적이다. 당원투표와 일반 여론조사 비율을 70%와 30% 반영했던 전당대회 방식은 지난해부터 친윤계 주도로 당원 투표 100%를 적용하도록 변경됐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이 당원 위주 의견 수렴으로 이어져 유권자 민심으로부터 외면 받는 이유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한편 총선 결과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은 민의를 받들어 국정 쇄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덕수 국무총리,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한 용산 고위 참모진이 일괄 사의를 표명하며 대대적인 인적 개편도 예고했고, 윤 대통령은 새 대통령 비서실장에 국민의힘 5선 중진인 정진석 의원을, 정무수석에 홍철호 전 의원을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정 신임 비서실장에 대해 “여야와 두루 원만한 관계를 갖고 있어 용산 참모진뿐만 아니라 내각, 여당, 야당, 언론, 시민사회 등 모든 부분에 원만한 소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민심 회복은 더딘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4월 16∼18일 전국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3%,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8%로 나타나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기존 긍정 평가 최저치는 취임 첫해인 2022년 8월 24%였고, 부정 평가 최고치는 같은 달 66%였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s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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