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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의 날_ Best R&D Group] 전용호 국립안동대학교 식물의학과 교수(임상식물병리실험실)

이슈 인터뷰

by issuemaker 2020. 11. 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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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로 성공하는 농업의 모습 그린다”
 

친환경 농산물이 각광 받는 요즘, 어떻게 하면 농약을 덜 쓰면서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지가 농가들의 고민이다. 이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친환경 미생물 제제다. 친환경 미생물 제제 연구를 10년 넘게 진행해오며 농가와 연구자들로부터 인정받는 연구자가 있다. 안동대 전용호 교수는 다수의 특허출원과 기술이전으로 연구와 실증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행보를 보이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임성희 기자 


“미생물에 끌렸어요”
서울대에서 석박사 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KT&G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전용호 교수는 박사학위를 했던 미생물 연구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민간기업에서 개인이 원하는 연구를 하기가 쉽지 않은데, 퇴근 후에도 열정을 불사르며 연구에 매진했다. 특히 ‘페니바실러스 폴리믹사’라는 미생물 연구를 지속했다. 그 후 모교인 안동대에서 관련 연구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고, 2010년 9월 부임할 수 있었다. “대학원 때부터 했던 생물학적 방제균주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어서 논문도 쓰고 저널에 투고도 하며 노력했어요. 마침 안동대에서 임상식물병리학 분야 연구자를 모집해 지원했습니다. 2010년 9월에 부임했으니 올해가 딱 10년으로 터닝포인트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 동안 해온 그의 연구는 학회에서 인정을 받고 있고, 그 파급효과도 커서 앞으로의 10년이 더 기대된다.
 
농업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가 연구의 원천
안동대 부임 후 1, 2년은 농업현장을 휘젓고 다녔다는 전용호 교수. 안동대가 경북에 있는 만큼 그 지역의 주 작물인 사과, 고추, 인삼 등이 그의 연구대상이 됐다. “농민들과 직접 이야기 나누다 보니 문제점이 많이 보였어요. 보고도 안 된 병이 있기도 하고 방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여전히 고민인 농민들도 많았어요. 농민들의 주된 아우성은 농약을 써도 병원균이 죽지 않아 작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었어요” 이유인즉슨 온난화 현상으로 병원균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형성되고, 아무리 농약을 사용해도 농약 저항성이 생기면서 병원균이 죽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전용호 교수가 그간 연구해왔던 미생물이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떠올랐다. “농약 대신 미생물 제제를 만들어서 상호보완해보자는 생각으로 본격적으로 미생물 제제 연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대형과제도 선정되고, 포스트게놈다부처유전체 사업단 과제도 선정돼 연구의 동력을 많이 얻고 있어요”라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실험실로 가지고 와서 연구하고 그 결과를 농가로 다시 보내주기 위해 농민들 교육을 많이 다닙니다. 이런 선순환을 통해 아이템이나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샘솟습니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전용호 교수는 농업현장에서 시작해 농업현장에서 끝나는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를 실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농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
 
최근 학술지에 ‘생명 농약 개발 문제점인 미생물 변이기작 구명’ 논문을 게재해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여기서 연구한 균이 바로 그가 오랫동안 연구한 ‘페니바실러스 폴리믹사’다. “박사학위부터 쭉 연구해왔어요. 페니바실러스 폴리믹사는 항균활성, 생육촉진, 유도저항성 등을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균인데 생물농약을 만들려고 하니 효과가 떨어지는 거예요. 그 원인을 발견한 것이고, 이 점이 개선된다면 앞으로 실용화 가능성도 커질 것입니다”
 
 

전용호 교수의 연구는 농업현장에서 시작해 농업현장에서 끝나는 중개연구를 실천하고 있다. 그는 농민들과 소통하며 연구 아이디어를 얻는다. ©전용호 교수 


다수 특허 보유, 학교기업 준비 중
현장 중심형 연구로 다수의 특허를 보유한 전용호 교수는 기술이전을 통해 친환경 미생물 제제를 상용화하는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고려바이오(주)에 기술이전으로 고추, 사과 탄저병에 효과적인 제품이 생산돼 판매 중이다. 관련 기술은 포스트게놈다부처유전체 사업의 대표적 성과로 손꼽힌다. “사과는 농약의존도가 큰 작물입니다. 이제까지 친환경 농법이 힘들었는데, 이번에 최초로 미생물제제로 출시됐고, 앞으로 많은 기대가 됩니다” 이밖에도 인삼 뿌리 썩음병을 예방할 수 있는 균주를 팜프랜드에 기술이전 해 이 역시도 제품생산을 준비 중이다. 미생물 제제를 심도 있게 스크리닝해서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연구소나 대학이 많이 없다 보니 전용호 교수 연구그룹이 단연 차별화된 전문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이에 전 교수는 ‘더균’이라는 학교기업도 준비 중이다. “안동대라는 이름을 걸고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외부에 안동대 인지도도 높이고 학교에 수익도 높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전용호 교수는 제자들에게 인화와 인성을 강조한다. 혼자서 빨리 가려고 하기보다는 여럿이 멀리 갈 수 있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이 느껴진다. 최근 안동대 식물의학과가 BK21 4단계 ‘식물-곤충-미생물 메타네크워크 기반 차세대 전문식물의사 인재양성팀’에 선정돼 차별화된 전문인력 양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임성희 기자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미생물제제 연구 도전
“기후 온난화와 기상이변이 계속되니 사과의 당도나 색깔도 문제겠지만 병해충 문제가 심각합니다. 또한, 소비자들의 친환경 농산물 요구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어서 저는 친환경 미생물제제 연구를 보다 심도있게 지속할 것입니다”라고 앞으로의 연구계획을 밝힌 전용호 교수는 덧붙여 “요즘 대세인 마이크로바이옴 즉, 균 생태계에 기반한 미생물제제 연구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균 하나보다는 몇 개의 균이 합치면 몇백 배의 효과가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하여 선행연구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전용호 교수는 제자들에게 인화와 인성을 강조한다. 혼자서 빨리 가려고 하기보다는 여럿이 멀리 갈 수 있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이 느껴진다. 즉 연구는 장기레이스이기에 똑똑한 머리보다는 마음가짐이 첫째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최근 안동대 식물의학과가 BK21 4단계 ‘식물-곤충-미생물 메타네크워크 기반 차세대 전문식물의사 인재양성팀’에 선정돼 차별화된 전문인력 양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많은 청춘들이 좌절하면서 주변에서 걸림돌을 찾는데, 무엇이 되었든 그 걸림돌을 디딤돌로 생각한다면 남들과는 다른 차별성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 말씀을 알려주신 분이 바로 제 스승님이신 서울대 김영호 교수님이세요. 현재는 퇴임하셨지만 제 연구소식을 들으시면 항상 먼저 연락해서 격려해주세요. 제가 교수님 1호 제자인데 현재의 제가 있을 수 있게 기초를 세워주신 교수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전용호 교수의 연구실은 농업현장이다. 그가 연구한 친환경 미생물 제제로 작물들이 튼튼하게 자라고 수확량까지 늘어난다면 농민들에게는 소득 증가의 기쁨을 소비자들에게는 건강을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이슈메이커 임성희 기자 shlim@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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