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AI 반도체 칩으로 전 세계, 모든 산업을 선도
분산컴퓨팅, 이기종컴퓨팅, 매트릭스 컴퓨팅, 로컬클라우드, 포그컴퓨팅. 이 생소한 용어는 산업에 따라 의미는 다르지만 한 단어로 종결된다. 최근 세상을 장악하는 보고서가 매주 발표될 만큼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이 바로 그것이다. 데이터 트렌드는 이제 중앙서버(클라우드)에서 네트워크 말단(엣지)으로 바뀌었다. 2023년에는 43%의 AI가 엣지로 처리될 것이라는 지금, AI 반도체 칩으로 세계시장 점유에 나선 팹리스 회사가 있어 그들을 만나 보았다.
초저전력 AI 칩 엣지 솔루션으로 비메모리 분야 세계선점 위해 돌격
인공지능의 중심이 클라우드에서 엣지로 이동하고 있다. 고성능 서버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공지능은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급격하게 성장했지만, 이제 인공지능이 개인의 생활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사생활 보호, 개인화 서비스 등으로 그 중심이 엣지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스토리지 간 분업을 가능하게 한 머신 러닝 기술을 토대로 모바일, 인공지능 스피커, 태블릿, HMD(Head mounted Display), 무인 이동체, 감시카메라 등 엣지 AI 디바이스에 대한 시장 수요는 2025년 60조를 넘어서는 초고속 성장을 예견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KAIST 박사 출신의 주식회사 유엑스팩토리(이하 유엑스팩토리) 박준영 대표가 고액연봉을 버리고 팹리스 스타트업에 도전한 이유 또한 맥락을 같이 한다.
박 대표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결하여 엣지 AI를 지원하는 네트워크 기반 엣지 솔루션 등이 제안되고 있으나, 정확도 등의 성능 저하, 네트워크 응답 지연, 막대한 전력 소모 등으로 인해 한계가 많은 상황입니다”라며 “구글이나 인텔 등 글로벌 회사들이 앞다투어 엣지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으나 여전히 스마트폰 AP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고 설파했다.
박준영 대표를 필두로 하는 유엑스팩토리는 엣지 AI 컴퓨팅 솔루션을 구성하는 저전력 이미지 센서에서부터 AI 가속 회로, 그리고 다수의 엣지 디바이스 연결을 지원하는 S/W 프레임워크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미 스마트 글라스용 AI 플랫폼과 엣지 DNN SoC 솔루션 등을 개발해 인공지능 반도체, 초저전력 모바일 딥러닝 반도체, 인공신경망 E2E 기반 영상 화질 최적화 반도체에 대한 기술력을 인정받았지만, 2015년 창업 이후 단 한 번도 투자를 받지 않았다.
그는 “엣지 AI 시장 규모에 비해 아직 이렇다 할 엣지용 비메모리 반도체가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5G 시대는 VR·AR 등에서 비메모리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비메모리 사업의 경쟁력은 다품종 소량 생산을 위한 속도와 유연성이기에 팹리스에 대한 지원이 절대적입니다”라며 “우리나라가 비메모리 분야에서 세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도록 ‘돌격대’ 역할을 하겠습니다”고 덧붙였다.
엣지용 딥러닝 반도체는 ‘선택’ 아닌 ‘필수’
엣지 AI 솔루션은 새로운 비즈니스 시장과 신사업 모델로의 성장에 있어 필수이다. 유엑스팩토리가 제안한 초저전력 perception sensor AI 반도체가 보편화 되면 얼굴 인식, 신체측정, 장애물 인식을 딥러닝 하는 3D 카메라와 CCTV 영상 보안 솔루션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모바일폰에서 카메라 기반 서비스가 활발해짐은 물론 독립형 스마트 카메라와 드론, 로봇 산업의 급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박준영 대표는 “수많은 디바이스가 더 많은 센서를 탑재해 생활 편의성을 높이고 정보를 보다 스마트하게 수집할 수 있도록 기능화시키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AI는 클라우드 위주의 서비스에 머물고 있지만, 미래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엣지 AI 시장에 집중해야 합니다“며 엣지용 반도체의 중요성에 대해 피력했다.
유엑스팩토리는 기동력과 유연함으로 소프트웨어를 고려한 최적화된 하드웨어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엣지 AI 반도체 팹리스 회사임을 자부한다. 엣지 컴퓨팅은 기업, 소비자, 서비스 제공업체를 아우를 정도로 범위가 확장되어 있지만, 응용 분야마다 필요한 니즈가 다르기 때문에 요구 사항도 다양하다. 대량 생산보다 각 산업, 가전 분야별 맞춤 반도체가 필요한 엣지 AI 시장에서 더욱 많은 고객사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엑스팩토리의 성장 잠재력이 바로 이것이다.
현재 국내 ISP 업체인 ㈜비트리(대표 김종필)와 함께 AI 하드웨어 가속기 IP를 SoC 업체에 제공하기 위한 센서용 AI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박 대표는 “무모하다는 팹리스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편견을 뒤집고 비메모리 반도체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스타트업이 될 것입니다”라며 당찬 야심을 밝혔다.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인 영국의 ARM을 본보기 삼아 전 세계에 대한민국 엣지 AI 비메모리 반도체의 기술력을 펼쳐 보이겠다는 유엑스팩토리의 강한 자신감 속에서 대한민국의 제2의 반도체 신화의 탄생을 엿볼 수 있었다.
첫 창업이라고 들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사과정을 졸업할 즈음 딥러닝의 발전과 함께 인공지능 연구 분야가 각광을 받고 있었다. 당시 저는 물체 인식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가속하는 회로 설계를 진행했었고,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하고자 해외 인턴 등을 거치며 산업의 가능성을 봤지만, 소프트웨어가 구현될 수 있게 하는 하드웨어의 발전이 필연적으로 따라오리라 생각해 과감히 창업에 도전장을 던지게 됐다”
어려움은 없었는지?
“당시 저의 판단에 의하면 국내 팹리스 업계 중 중소기업의 인프라가 많이 무너져있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를 중소기업 인프라가 새로 탄생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겼고, 그 기회는 스타트업에 있다고 믿고 출발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사업 경험이 없다 보니 초기 자금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국내 VC들에게도 팹리스는 다소 생소한 분야이다 보니 수억에서 수십억이 필요한 반도체 생산 비용 등을 이해시키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최근에서야 엣지용 딥러닝 반도체라는 키워드가 많이 알려져 그나마 수월해졌지만, 2~3년 전만 해도 ‘왜 전용 반도체를 만들어야 하지?’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
“다행스럽게도 국가 R&D 과제를 통해 초기 개발비를 확보해 운영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여러 연구소, 업체들과 만나 업계를 이해하고 사업모델을 구체화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실 창업 기업으로 시작했다는 백그라운드가 있어 훌륭한 교수님들의 조언을 받으며 어려움을 한 단계씩 헤쳐나갔고, 지금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스타트업에게 인재는 정말 중요하지만, 고급인력을 요구하는 팹리스 업계에 몸담고 있다 보니 이 부분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창업 초기 때나 지금도 인력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 중에 하나다. 이를 넘기 위해 대기업처럼 굉장히 좋은 보수와 개인 생활을 보장해주어 직무에 대한 높은 ‘Value’를 제공해주고자 노력하고 있고, 더 많은 혜택을 주고자 항상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어떠한 인재가 합류하길 기대하는가?
“우리가 도전하고 있는 분야는 완전히 새로운 분야이면서 학계의 발전이 곧바로 사업에 연계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고학력, 고스펙보다는 이 분야에 얼마나 관심이 있고, 유연한 시각으로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새로움에 거부감이 없는 유연한 인재. 이러한 분들이 유엑스팩토리와 함께 하길 바란다”
끝으로 못다 한 이야기가 있다면?
“‘같이’의 ‘가치’를 꼭 강조하고 싶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혼자서는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는 분야이며, 우리가 최고가 되어 독단적으로 모든 사업을 진행하기보다는 다른 기업과 적극적인 공동 연구 및 개발을 해야 업계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네페스, 전자부품연구원(KETI), 텔레칩스 등 다양한 민·관 단체들과 협업을 진행하오며 절실히 느낀 생각이다. 때문에 현재 유엑스팩토리는 공동개발, 협업 등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와 함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갈 ‘가치’ 있는 기업의 노크를 기다리는 바이다”
이슈메이커 김남근 기자 issue884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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