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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아파트’ 신드롬, K팝 새 역사 쓰다

매거진

by issuemaker 2024. 12. 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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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신드롬, K팝 새 역사 쓰다

로제 첫 솔로 정규 앨범 선공개 곡으로 ‘메가 히트’
브루노 마스와 협업으로도 큰 화제

블랙핑크 멤버 로제가 자신의 정규 1집 ‘로지(rosie)’ 발매에 앞서 선공개 곡으로 발표한 ‘아파트’(APT.)가 신드롬을 일으키는 중이다. 발매 전부터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했다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는데, 음원과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이후엔 각종 기록을 써가면서 식어가던 케이팝에 다시 불을 지르고 있다.

 

ⓒ연합뉴스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 3억 뷰 돌파
‘아파트’는 국내 음원 차트 1위는 물론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 8위, 빌보드 차트의 ‘글로벌 200’과 ‘글로벌 200(미국 제외)’ 차트에서 정상에 올랐다. 또한 K팝 여성 솔로 아티스트 최초로 미국 스포티파이 1위와 글로벌 스포티파이 톱 송 차트 1위에 등극한 것은 물론, 음원 공개 후 7일 만에 스포티파이 1억 스트리밍에 도달하며 K팝 여성 솔로 아티스트 최단 기록을 갈아치웠다.

  더불어 미국 빌보드 차트와 함께 글로벌 양대 팝 차트로 꼽히는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 ‘톱 100’에 4위로 진입하고 2위까지 상승하며 K팝 여성 아티스트 최고 기록을 세웠다. 유튜브에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지난 11월 9일 3억 뷰를 넘어섰다. 뮤직비디오 공개 이후 22일 6시간만으로, 케이팝 솔로 가수로는 최단 기간 3억 뷰 달성 기록이다.

  외신들도 연이어 호평을 내놨다. 미국 빌보드는 ‘모두가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에 빠져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중독적이고 손뼉을 치게 하는 팝 협업은 발매 이후 미국과 전 세계 모두에서 가장 큰 스트리밍 히트곡 중 하나가 됐다”며 “브루노 마스의 도움이 로제가 블랙핑크 멤버 가운데 솔로곡으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음악 전문지 NME는 “로제는 이번만큼 좋은 사운드를 낸 적이 없다”며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의 과거 퍼포먼스를 훨씬 능가하는 힘과 자신감이 담겼다. 중독적이고 매혹적이며 재미있는 '아파트'는 로제의 새로운 장(章)을 향한 완벽한 서문”이라고 극찬했다.

‘아파트’는 발매 이후 국내 음원 차트 1위는 물론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 8위에 오르는 등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더블랙레이블


  ‘아파트’는 술자리 게임에서 연상되는 흥겨운 분위기와 자유로운 안무, 따라 부르기 좋은 후렴구 등 젊은 층에서 가볍게 즐기고 챌린지나 밈으로 활용하기 더없이 좋은 아이템이다. 한국에서 널리 알려진 ‘아파트 게임’에서 착안한 곡으로, 로제가 직접 작업에 참여했다. 로제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게임이다. 간단하면서 재미있고 분위기를 띄우는 데 최적의 게임”이라고 말했다. 로제는 스튜디오에서 함께 작업하던 스태프들과 이 게임을 즐기면서 곡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브루노 마스에게 이 곡을 제안한 것도 로제다. 미국 잡지 ‘페이퍼’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마스가 ‘아파트’를 부를 것이라고 믿은 사람은 주변에서 내가 유일했다”며 “다들 ‘그 노래는 안부를 것이다, 보내지 말라’는 반응이었다. 저는 이 노래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발매 전부터 로제와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했다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더블랙레이블


‘아파트’ 글로벌 돌풍 요인은?
‘아파트’가 각종 국내외 음원 차트 1위를 휩쓸면서 주요 가요 기획사 관계자들은 ‘노래가 너무 좋다’고 입을 모은다. 로제와 마스라는 두 슈퍼스타의 ‘이름값’도 있지만 무엇보다 노래 자체가 빼어나 귀를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특히 영어식 ‘아파트먼트(Apartment)’가 아닌 한국식 발음을 그대로 살린 ‘아파트’가 외국 리스너에게 흥미를 유발한 요소로 꼽힌다.

  실제 온라인 공간에서는 해외 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파트를 ‘APATEU’, 혹은 ‘APATUE’로 표기한 뒤 한국식 발음으로 따라 하는 영상을 잇달아 올리기도 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언론 인터뷰에서 “‘아파트 아파트’라는 소절이 마치 챈트(Chant)처럼 반복된다”며 “외국인에게는 이 반복되는 파열음이 발음하기에 어렵지 않고 리드미컬한 재미도 느껴질 것이다. 술 게임에서 유래했지만, 아파트라는 단어 선택이 잘 됐다”고 분석했다.

  추억의 멜로디를 떠올리는 중독성 강한 밴드 사운드 후렴구 역시 곡의 인기에 한몫했다. 정 평론가는 “무엇보다 곡의 중독성과 후렴의 매력이 음악 팬들을 휘어 감았다고 봐야 한다”며 “최근 몇 년간 음악 트렌드가 약간 팝 펑크 록 음악으로 간 것도 있는데, 이러한 유행의 덕도 봤다. K팝이 (산업적 측면을 넘어) 음악 그 자체도 나쁘지 않다는 인상을 주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아파트’는 국내에서도 K팝을 주로 소비하는 10∼30대를 넘어 모든 세대에서 고루 사랑받고 있다. 지니뮤직의 연령별 차트를 살펴보면 이 노래는 젊은 층은 물론 40대와 50대 이상에서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50대 이상’ 차트에서 2∼7위를 싹쓸이한 임영웅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1위에 올랐다는 점은 인기를 실감케 한다. 한편 로제의 ‘아파트’가 큰 인기를 끌면서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라는 가사로 익숙한 윤수일의 ‘아파트’ 역시 덩달아 재조명받기도 했다.

 

로제가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처음으로 선보이는 솔로 결과물에 국내외 음악 팬들은 발매 전부터 많은 관심을 가졌다. ⓒ더블랙레이블


K팝 시장에도 유의미한 선례 남겨
이번 앨범에 앞서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난 로제는 테디가 이끄는 더블랙레이블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세계적인 레코드 레이블 애틀랜틱 레코드와 레이블 계약을 체결하며 홀로서기를 예고했다. 그래서 그가 YG를 떠나 처음으로 선보이는 솔로 결과물에 국내외 음악 팬들은 발매 전부터 많은 관심을 가졌다.

  특히 같은 시기 소속사를 떠나 각자 개인 활동을 위한 새 둥지를 찾은 동료 리사와 제니가 이미 솔로곡을 발매한 상황에서 로제의 어깨는 꽤나 무거웠다. 앞으로 그가 나아갈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행보를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분위기 예열을 위해 발표한 선공개 곡이 ‘메가 히트’ 곡으로 등극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더욱이 미국 시장의 트렌드를 따르면서도 국내 음악 시장을 겨냥한 정서를 적절하게 가미하면서 국내 음악 팬들에게도 자신의 존재감을 굳게 각인시켰다는 점 역시 고무적이다.

로제의 정규 앨범 ‘로지’에는 직접 작사·작곡한 12곡이 수록되는데, 솔직하면서도 내밀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더블랙레이블


  또한 ‘아파트’ 열풍은 로제 개인의 행보뿐만 아니라 ‘세계화’를 겨냥하고 있는 K팝 시장에도 유의미한 선례가 됐다. 국한된 의미의 K팝을 넘어 보다 확장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새 방향성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언론 인터뷰에서 “로제가 ‘아파트’를 통해 팝스타와 K팝 스타의 간극을 좁혀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라며 “실질적으로는 ‘아파트’의 메가 히트가 K팝 시장이 미국 팝 시장으로 가는 과정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 제작 시스템을 접목하긴 하지만, 미국 현지의 제작사가 K팝이나 성공한 K팝 가수들을 영입해서 글로벌하게 같이 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본다”라고 전했다.

  로제 역시 K-컬처를 향한 관심이 높아진 현상에 뿌듯함을 나타냈다. ‘페이퍼’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사람들이 점점 더 한국 문화에 관해 배워 나가기 시작한 것으로 안다”며 “곡에 대한 팬들의 반응을 이제는 완전히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로제는 팀 활동을 하던 2021년 솔로곡 ‘온 더 그라운드(On The Ground)’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70위에 진입한 이력이 있다. 그리고 솔로 가수로서 자신이 전곡을 직접 작사·작곡한 정규 앨범을 내놓기 전, 선공개 곡으로 좋은 출발을 끊었다. 타이틀곡을 포함해 총 12곡이 수록되는데 솔직하면서도 내밀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로제의 정규 앨범 ‘로지’는 12월 6일 발매된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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