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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인물 - 초등 수학 교육 부문] 차지혜 ㈜그로잉위드(growingwith) 대표

이슈 인터뷰

by issuemaker 2024. 7. 1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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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라는 도구로 구현될 지혜로운 생각의 토대


차지혜 ㈜그로잉위드(growingwith) 대표
ⓒ ㈜그로잉위드
 

 - ‘사칙연산으로 모든 아이와 가정을 살린다’
 - 뇌과학적 근거로 수학이 쉬워질 수밖에 없는 프로세스 구축

코로나19(COVID-19)는 전 세계인들의 삶에 지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거리두기’로 시작한 변화는 ‘단절’과 ‘폐쇄’를 야기했고, 이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치명적인 영향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은 단연 ‘성장기’에 놓인 아이들이다. 사회성이 형성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며, 학습력이 증진되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문을 걸어 잠근 학교에 갈 곳을 잃었기 때문이다. 학업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며 부모들의 책임이 막중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또 다른 소리 없는 전쟁을 발발시켰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부모와 자녀 간의 교육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로잉위드는 ‘수학을 쉽게 잘 가르치는 것’이 아닌, ‘수학이 쉬워질 수밖에 없는 프로세스를 뇌과학적 근거를 통해 전하는 것’을 교육의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 ㈜그로잉위드
 

올바른 홈스쿨링의 방향은?
홈스쿨링 시장은 2020년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학교와 학원에서의 학습 비중이 높았던 학생들이 집으로 발걸음을 돌려 발이 묶이면서부터다. 교육자는 물론 많은 전문가는 홈스쿨링을 위한 프로그램과 책을 써내며 부모들에게 교육의 책임을 전가하기 시작했고, 특수한 상황에 놓인 것을 인지한 부모들은 그 책임을 달게 수용하며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자녀 교육에 힘 쏟았다. 하지만 이는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대단히 큰 혼란스러움을 불러일으켰다. 교육에 경험이 있는 부모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학교와 학원에서의 수업 방식과 부모의 교육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자녀들은 또 얼마나 될까? 이를 간과한 교육 정책은 이 둘 모두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겨주었다.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였다. 메타인지(metacognition) 학습법 역시 이 시기에 널리 퍼졌지만, 소수의 전문가를 제외하고는 이에 대한 명확한 방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결국 기초 교육의 체계와 개념이 탄탄하게 자리 잡힌 교육 단체 혹은 전문가를 중심으로 올바른 홈스쿨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게 됐고, 부모들의 분산됐던 시선은 점차 초점이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차지혜 ㈜그로잉위드(growingwith/이하 그로잉위드) 대표 역시 한국이 아닌 타국에서 이와 같은 어려움을 겪었던 평범한 부모 중 하나였다. 독일 튀빙겐 지역의 영재들이 받는 교육법과 동일한 수학 교육법을 접하기 ‘전’과 ‘후’로 완전히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이슈메이커가 심도 있게 다뤄보았다. 



차지혜 대표는 독일 튀빙겐 지역의 영재들이 받는 교육법과 동일한 수학 교육법을 접하기 ‘전’과 ‘후’로 완전히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됐다고 한다. 사진은 차지혜 대표가 접한 독일 학교의 수학꾸러미 내용.
ⓒ ㈜그로잉위드

 

독일에서 만난 새로운 수학 교육법
생명보험사에서 프로젝트 매니저(PM)로 평범한 삶을 살던 그녀가 한국에 독일 수학을 전하는 전령(傳令)이 된 이유는 조금 특별하다. 꿈에 그리던 박사 과정을 위해 독일로 향해야 했던 배우자와 함께 무작정 독일행 비행기에 탑승한 그녀는 앞으로 닥칠 시련을 예상하지 못하고 가족에게 헌신하겠다는 신념 하나로 청사진을 그려나갔다. 어린 두 자녀와 부부 모두 독일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였고, 충분한 준비를 하고 넘어온 것이 아니었기에 하루하루가 버거운 일들의 연속이었다.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힘든 내색 없이 버티며 자리를 잡아가던 때에, 코로나-19까지 찾아왔다. 당시 유럽권은 한국보다 빠르고 적극적으로 대응했었기에 미처 대응할 새도 없이 학교의 문은 굳게 닫혔고, 얼마 있지 않아 홈스쿨링 자료가 집으로 배송되기 시작했다. 개인으로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기에, 차 대표 역시 집에서 아이들을 직접 교육하기로 마음먹었다. 독일어로만 구성된 자료들로 교육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원격 과외로 교육을 시작했지만, 박사 과정에 있는 배우자의 월급만으로 모든 학업을 과외로만 해결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수학 강국인 한국의 저력을 보여주겠어!’라는 생각으로 호기롭게 수학 교육을 시작했다. 하지만 교육에 경험이 전무했던 자신과, 학교 교육과 부모 교육 사이에서 혼란스러움을 느낀 자녀는 시간이 갈수록 감정의 골만 깊어져 갔다. 마음속 화(火)가 극에 달해 마음의 위안을 얻고자 청소를 던 중, 독일 학교에서 보낸 수학 꾸러미가 그녀의 발 앞에 떨어지게 됐다. 생전 처음 보는 교구들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꾸러미를 펼쳐보았고, 그 속에서 한국과는 전혀 다른 개념의 사칙연산과 곱셈구구 학습법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그녀와 독일 수학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차지혜 그로잉위드 대표는 “우연히 읽어보게 된 독일 학교의 수학꾸러미에는 반복과 암기에 초점을 둔 곱셈구구가 아닌 원리에 중점을 둔 쉬운 학습법이 담겨 있었어요. 한참을 들여다보고 난 뒤 머리를 세게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죠.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죠”라며 “며칠 밤을 새우며 원리를 이해해 첫째 아이에게 바로 적용시켰고, 그 결과는 믿을 수 없었습니다. 수개월간 지지고 볶으며 상할 대로 상한 마음의 골이 한순간에 녹아내리는 것 같았어요. 다른 세상이 열리게 됐습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교육으로 구현된 사회적 임팩트
현재 차지혜 대표는 독일 영재들이 배우는 수학 프로세스를 한국의 초등 사칙연산과 접목해 집에서도 독일 영재 수학 프로세스를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그로잉위드를 이끄는 사업가이지만, 처음부터 그녀가 사업을 염두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직접 겪은 놀라운 경험을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이들과 공유해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재능 공유 플랫폼에 이야기를 올린 것이 시작이었다. 반응은 생각보다 뜨거웠다. 아니, 뜨겁다 못해 폭발적이었다. 그녀의 진심이 전해진 것일까? 한 출판사로부터 출판 제의까지 들어왔다. 두려움이 컸지만, 진취적인 성향의 그녀였기에 용기를 내 제안을 수락했고 책을 써 내려갔다. 뇌과학 박사학위를 보유한 배우자의 전폭적인 도움과 응원으로 책은 한층 더 수준이 높아져 갔다. 그녀가 ‘수학원리를 제대로 배운 아이는 쉽게 계산합니다’라는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시발점이 된 것이다. 출판 이후 독자들의 피드백과 제안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며 SNS와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강의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교육청 인가가 있는 사업자만이 정식으로 온라인 교육을 할 수 있어서 법인사업자를 만들게 됐다. 그렇게 그로잉위드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차 대표는 “사실 과거의 저는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였어요. 그랬던 제가 독일의 수학 교육법을 접하고 수학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교육 기업을 이끌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일을 펼치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은 항상 품고 있었기에, 지금 저의 위치가 어색하지만은 않은 자리라고 느껴지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비록 한국과의 물리적인 거리감으로 한국의 교육 트렌드에 민감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이를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승화시켜 그로잉위드만의 심지 있는 교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단단함이 교육으로 구현돼 사회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차지혜 대표는 뇌과학 박사학위를 보유한 배우자의 전폭적인 도움과 응원에 힘입어 ‘수학원리를 제대로 배운 아이는 쉽게 계산합니다’라는 책을 출간했고, 이 책으로 그녀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 ㈜그로잉위드

 

최고의 러닝메이트는 ‘부모’
그로잉위드가 추구하는 교육의 핵심 가치는 ‘수학을 쉽게 잘 가르치는 것’이 아닌, ‘수학이 쉬워질 수밖에 없는 프로세스를 뇌과학적 근거를 통해 전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뿐만 아니라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함께 공존한다. 자녀가 부모의 마음을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서로를 존중했을 때 비로소 교육의 효과가 극대화됨을 차 대표 스스로가 경험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차 대표는 “가령 자녀가 틀린 답을 적었을 때, 부모가 함께 풀어주는 것만으로도 자녀의 마음에는 상처가 남습니다.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 틀린 과정을 부모가 함께 탐구하고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왜 잘못되었는지를 함께 알아가는 것이 자녀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피드백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부모들이 알아채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모 코칭 수업 과정을 별도로 제공해 학습의 기능적 효과와 정서적 효과를 동시에 극대화할 수 있게 했고, 진정한 의미의 메타인지도 가능하도록 한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교육 콘텐츠에는 학습자의 마음을 보듬어 그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포인트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고, 학습에 대한 마땅한 보상 체계도 빈틈없이 구성되어 있다. 공부는 결국 학습자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기에 동기부여가 중요해서이다. 

 

부모와 자녀, 교육의 어울림이 곧 우리의 미래
앞으로 차지혜 대표는 그로잉위드의 독일 수학 교육법이 보다 많은 이에게 퍼져나갈 수 있도록 장학사업을 강화하고, 봉사를 활발히 펼쳐갈 계획이다.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기초학력 증진을 위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차 대표의 신념이 강하기 때문이다. 현재도 장학사업은 진행하고 있지만, 사업 초기인 현재부터 공격적으로 활동하기에는 제약이 많기에 장기적 호흡의 점진적인 프로젝트로서 실현해 갈 예정이다. 

  끝으로 차 대표는 학부모들에게 반드시 전하고자 하는 말이 있다며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자녀를 키우며 내 아이가 향후 사회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려면 부모 자신의 가치관부터 단단해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부모 자신이 어떠한 가치관을 갖고, 어떤 것을 가치 있게 생각하고 살아갈 것인지가 결정되어 있어야, 부모를 보고 자라는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치관이 흔들리지 않고 옳은 길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죠.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육의 본질을 지키며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명확히 했을 때 교육도 변하는 것입니다. 교육은 곧 미래이며, 아이들 역시 우리의 미래입니다.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부모와 자녀, 그리고 그로잉위드가 힘을 모아 올바른 교육 환경을 지켜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슈메이커 김남근 기자 issue884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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