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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유니폼 품질 둘러싼 논란

매거진

by issuemaker 2024. 6. 1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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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유니폼 품질 둘러싼 논란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스포츠 상품 공급사
팬과 선수노조의 비난 화살 각기 달라

역대 북미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인 7억 달러의 계약을 성사시킨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는 유니폼 판매량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유니폼 출시 후 48시간 내 판매 기록에서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를 뛰어넘은 것이다. 이는 메이저리그(MLB)를 비롯해 MLS(메이저리그 사커), NBA(미국프로농구), NFL(미국프로풋볼) 등의 판매용 저지와 라이센스 스포츠웨어를 생산하는 미국의 대형 기업 ‘파나틱스(Fanatics)’의 집계이다.

ⓒ파나틱스(Fanatics)


메이저리그 ‘종이 유니폼’ 품질 논란
1995년 설립된 파나틱스는 세계 최대 라이선스 스포츠 상품 공급사이다. 소프트뱅크 그룹의 지원을 받고 있고, 현재 MLB를 포함한 미국 내 주요 프로스포츠 리그의 유니폼과 장비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비약적인 온라인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비공개 기업 가치를 310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올해 유명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와 파나틱스가 각각 디자인과 생산을 맡은 올해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두고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두 회사는 2020년부터 10년간 10억 달러 규모의 MLB 공식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맺은 상태다. 나이키는 이 유니폼이 이전 모델보다 더 부드럽고 가벼우며 신축성이 뛰어나다고 주장했지만, 선수들은 시원찮은 재질과 하체 굴곡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정도로 지나치게 얇은 원단으로 인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선수들이 착용한 유니폼 사진 중 속이 비치는 사진들이 연이어 공개되자 MLB 120년 역사에 ‘유니폼 품질 논란’이 처음으로 불거졌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유격수 트레이 터너는 유니폼을 두고 “모두가 그것을 싫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디자인을 맡은 나이키보다는 생산을 맡은 파나틱스가 뭇매를 맞는 중이다. 이 회사는 이전에도 판매용 유니폼 등 팬들이 구매하는 ‘굿즈’가 품질 대비 가격이 비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 와중에 이번 야구 유니폼까지 논란이 되자 비난이 거세진 것이다. 유니폼 가격도 저지의 경우 약 175달러에 달하며, 특정 에디션의 가격은 거의 400달러에 달한다. 현지 네티즌들은 깔끔함과 단정함을 특징으로 하는 야구 유니폼을 엉망으로 만든 파나틱스를 두고 “소프트볼 선수들 유니폼이 MLB 유니폼보다 낫다”는 조롱 게시물을 쏟아내고 있다. 

 

파나틱스가 생산을 맡은 올해 메이저리그 유니폼의 품질을 두고 큰 논란이 일고 있다. ⓒ파나틱스(Fanatics)


유니폼 문제 2025년 전까지 개선
처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선수노조가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입다 보면 마음에 들 것”이라면서 묵살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불만이 커지자 결국 잘못된 상황을 인정했다. 이와 함께 늦어도 2025시즌부터는 개선된 유니폼을 공급할 계획이다.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가 언급한 개선 사항은 이른바 ‘시스루 하의’를 비롯해 등번호와 이름의 글씨 크기 확대, 상·하의 색상이 맞지 않던 원정 회색 유니폼의 색상 개선, 유니폼의 땀 흡수 기능에 대한 점검 등이 포함됐다. 특히 바지의 경우 지난 시즌에 사용된 더 높은 품질의 지퍼를 다시 사용할 것이며 속이 비치는 원단, 재단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파나틱스에 대해서는 “선수들의 피드백을 요청하고, 선수들의 동의를 구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유니폼이나 트레이딩 카드와 관련된 어려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흥미로운 부분은 선수노조의 경우 나이키에 대해서는 비판하면서 파나틱스에 대해선 우호적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선수노조는 메모에서 “이것은 전적으로 나이키의 문제”라고 지적한 뒤 “파나틱스는 선수들과 훌륭한 파트너였으며 지난 8년 동안 문제없이 유니폼을 제작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옹호했다. 팬과 선수노조, 사무국, 그리고 디자인과 제조업체 사이 책임 공방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적어도 올해는 MLB 선수들이 민망한 유니폼을 입고 시즌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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