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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경쟁 구도의 판 뒤바꿀 ‘데이터’
 

지난해 데이터 3법 개정 이후 개인이 흩어진 금융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사업인 마이데이터(MyData) 사업이 금융업계에 커다란 파도를 몰고 오고 있다. 오는 8월 본격 가동을 예고한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작되면 금융소비자는 금융회사 등에 흩어져 있는 금융상품 가입 내역, 자산 내역 등 자신의 신용정보를 한눈에 파악해 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금융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 pixabay


본허가 28곳 선정, 본격화되는 마이데이터 사업
지난 2월 5일부터 마이데이터가 허가제로 바뀌며 허가를 받지 못한 기업들은 관련 서비스를 종료해야 하기에 운명의 갈림길에서 기업들이 혼선을 겪고 있다. 본허가에 통과된 기업들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게 되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서비스 임시 종료를 시행해야 한다. 현재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은 사업자는 총 28곳으로 은행, 금융투자, 상호금융, 저축은행, 핀테크 등 금융과 관련된 모든 영역에 포진되어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 삼성카드,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등 규모 있는 사업자들도 고배를 마시며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심사에 통과하지 못하거나 대주주가 법적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으면 심사가 중단되기에 이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기업들은 그간 준비해온 공든 탑이 무너진 것이다.
 
마이데이터는 ‘정보 주체인 개인이 본인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 및 통제하고 이를 신용관리, 자산관리, 나아가 건강관리까지 개인 생활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금융위원회에서 정의했다. 다시 말해 ‘자신의 데이터를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과정’으로서 그동안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관리해온 개인의 데이터를 이제는 기업이 아닌 각자가 관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박주석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기존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핀테크와 빅테크 업체도 포함돼 있다. 금융기관이든 비금융기관이든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으면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축적, 창의 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라며 “기존의 금융 경쟁 구도를 완전히 바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협업’은 권장일 뿐?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시장 규모는 20조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때문에 본허가를 통과하지 못한 기업들은 발 빠르게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달 예정된 마이데이터 2차 예비허가 심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권고한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취득한 기업과의 협력사업 전개’ 방안에는 미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허가 취득 기업과 업무제휴를 할 경우, 자신들이 보유한 고객 데이터를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공유해야 하는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주요 탈락 기업들은 당장 협력을 통해 사업을 전개하는 것보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독자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려는 것이다.
 
한편 본허가를 받은 기업들의 서비스를 살펴보면 모두 기본에 충실했다는 큰 틀은 비슷하다. 은행 계좌와 카드, 대출을 연동한 자산내역 확인 및 관리, 신용점수를 활용한 신용관리, 보험조회, 증권 등이 그 내용이다. 그러나 주력하는 분야나 차별화를 위해 자신들이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만간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예상된다. 본허가를 받은 28곳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가운데, 마이데이터 사업이 금융사의 새 먹거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기업과 소비자에게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며 “기업은 상품 라인업을 정교하게 구축해 사업의 기반을 다질 것이며, 소비자는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와 함께 금리인하 요구권이나 정보삭제 및 정정 등을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맡기게 되기에 소비자의 데이터 주권 역시 높아지리라 전망된다”라고 전했다.
 
신뢰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생태계 구현 필요
약 5개월 뒤 본격 가동될 마이데이터 사업과 관련되어 사업자를 위한 서비스·기술 가이드라인이 지난달 22일 발표됐다. 당시 공개범위를 두고 핀테크 업계와 기존 금융권과의 신경전이 발생했다. 핀테크 업계는 보장내역이 정보목록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보험 업계에서는 민감 정보 등이 포함된 보장내역은 개인신용정보에 해당하지 않아 반대의견을 펼치고 나선 것이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가이드라인 발표와 함께 마이데이터 종합포털 홈페이지를 운영할 예정인 마이데이터 지원센터를 오픈한다고 전했다.
 
오픈을 앞두고 있는 마이데이터 지원센터는 정기협의체를 운영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또한 종합 포털을 구축해 마이데이터 참여 기관의 등록 및 심사, 관리와 지원을 하는 관제센터 역할도 담당하며 핵심 이슈별로 세분화해 중요 의사결정 회의체, 데이터표준화 및 과금 회의체, 중계 기간 회의체 등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더불어 지원센터는 종합 포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채널 등을 활용해 양방향으로 고객 민원 및 참여 기관 간 분쟁 사항을 관리하게 된다.
 
지원센터의 관계자는 “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정기 협의체는 마이데이터 운영에서 발생할 각종 분쟁 사항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게 되며, 논의된 세부 의결 사항은 정책 당국에 전달해 추후 법령 등에 반영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정착해서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개인이 신뢰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생태계 구현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또한 금융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 분야에서 데이터의 주권을 기업에서 개인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위한 시발점이 될 마이데이터 사업의 연착륙을 위해 올바른 데이터 거버넌스 프레임워크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슈메이커 김남근 기자 issue884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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