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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eople] 서영주 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인공지능연구원 초대원장

이슈 인터뷰

by issuemaker 2020. 10. 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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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을 넘어 사람의 마음을 구현하는 AI를 만들다

사진=김갑찬 기자


인공지능의 리딩 리서처
과거 ‘2020 원더키디’라는 인기 애니메이션에 열광했던 우리. 먼 훗날의 이야기이자 어쩌면 오지 않을 것 같았던 그 날을 어느새 현실로 마주했으나 어린 시절 우리가 꿈꾸었던 2020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반면 만화나 영화 속에서만 가능할 것 같았던 ‘인공지능’은 이제 우리의 삶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이처럼 불과 수년 전까지도 막연하게 느껴졌던 인공지능. 누가 뭐래도 2020년을 살아가는 우리는 인공지능 시대를 살고 있다.


  ‘4차 산업의 핵심, 미래 산업의 먹거리, 인공지능이 지배할 미래 사회’ 등 뉴스에서도 인터넷에서도 너도나도 외치는 인공지능. 즉 AI가 더는 낯선 존재가 아니지만, 주변의 누군가에게 인공지능이 무엇이냐 물어보면 명쾌한 답을 할 수 있는 이도 많지 않다. 인문계 출신인 기자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지난 7월 1일 개원식을 열며 순항의 첫 닻을 올린 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과 인공지능연구원의 개원 소식이 더욱더 반갑게 느껴졌다. 대한민국을 넘어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과 연구, 그리고 산학협력 기관이 되겠다는 포부에 포항이 고향인 기자의 어깨는 괜스레 으쓱해졌으며 이곳의 수장인 서영주 초대원장을 만나러 가는 길 역시 유독 설렐 수밖에 없었다. 2020년 추석을 앞두고 이슈메이커에서는 그를 만나 대한민국 인공지능 산업의 미래와 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인공지능연구원의 역할, 그리고 본격적 AI 시대의 도래를 앞둔 우리의 자세를 함께해 보았다.

©포스텍 인공지능연구원 


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인공지능연구원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초대원장으로서 어깨가 무겁지 않나?
“포항공대 인공지능연구원은 얼마 전 연구원으로 승격됐지만, 그 시작은 이미 30년 전 박태준 회장님께서 설립한 정보통신연구소에서 시작됐다. 2016년 정보통신연구소장의 자리에 오르며 인공지능으로 연구소의 부활을 이끌고자 했다. 그리고 그 결실을 5년 만에 거뒀다. 포스텍 인공지능 대학원이 생겨나며 연구소 역시 연구원으로 승격했다. 초대원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으로 ‘교육’과 ‘연구조직’을 쌍둥이 형제처럼 이끌며 인공지능 분야를 리딩하고자 한다.”

초대원장으로 가진 포부가 있다면
“누구나 알다시피 인공지능의 파급력은 대단하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것도 자명하다. AI 분야의 연구는 잠깐의 트렌드가 아니다. 그렇기에 전 세계가 자국의 생사를 걸고 막대한 투자에 앞장서는 것이다. 미래 사회의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갖추는 것이 필수다. 대한민국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우리가 앞장서서 인공지능 분야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자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한다면 정부도 이를 벤치마킹하거나 발전시켜 새로운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우리 인공지능연구원은 인공지능 신기술 연구로 기술력을 확보하고 산학협력으로 이를 기업체에 적용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 분야에서 월드 리딩 연구소가 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인공지능, 익숙하지만 여전히 낯선 존재다.
”포털 사이트에서 인공지능을 검색해보면 그 정의가 상당히 다양하고 추상적으로 표현돼 있다. 인공지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컴퓨터 프로그램이자 알고리즘이다. 그 알고리즘의 역할은 사람을 모방하는 것이다. 아기가 태어나면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것이 없지만 넘어지고 깨달으며 발달하고 학습한다. 이후 학교와 가정에서, 스승과 부모로부터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한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소프트웨어인데 이는 사람이 학습하는 과정과 똑같다. 즉 인간이 수많은 경험과 학습으로 배우고 성장하며 판단하듯이 컴퓨터 프로그램에 다양한 데이터를 넣어 학습시킨 후 사람처럼 판단하고 동작하게 만드는 소프트웨어가 AI이다.“

인공지능의 분야는 다양하다. 그렇다면 이곳에서는 어떤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는가
”맞는 말이다. 인공지능이 적용되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며 빠르게 응용 가능한 분야가 있고 그렇지 않은 분야도 있다. 현재, 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인공지능연구원에서는 크게 3가지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첫 번째는 미디어 인공지능이다. 화면을 추적하고 사람을 인식하는 컴퓨터 비전과 우리가 흔히 아는 빅스비나 시리와 같은 자연어 처리 등이 여기에 해당이 된다. 두 번째는 머신러닝이다. 이는 소프트웨어를 트레이닝하며 제일 좋은 알고리즘을 만들어내는 인공지능의 핵심분야이자 이론 분야라고도 불린다. 마지막은 데이터이다. 쉽게 말해, 자동차가 인공지능이라면 휘발유는 데이터다. 즉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데이터가 없이는 작동할 수 없다. 언급한 세 가지 분야 이외에도 제조, 시스템, 재료, 로봇, 바이오, 신약 등 AI 플러스 X라 불리는 다양한 응용 분야를 포스텍 내의 다양한 학과 교수진들과 협업하고 있다.“

©포스텍 인공지능연구원 
©포스텍 인공지능연구원 


좋은 사람이 만드는 좋은 인공지능
누구에게나 익숙하지만 누구에게나 낯선 인공지능. 가깝지만 먼 인공지능과 관련된 오해와 진실도 공존하는 이유이다. 흔히 대한민국은 IT 강국으로 알려졌다. 반면 인공지능 분야에서 한국은 세계를 리딩하지 못하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 더불어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4차산업혁명을 맞이한다면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거나 기존의 일자리가 사라지지 않겠냐는 두려움도 앞선다. 이처럼 우리가 몰랐던 인공지능의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해 질문을 이어갔다.

IT 강국인 대한민국의 AI 현주소는
”솔직히 말하면 우리나라가 IT 강국이지 인공지능 강국은 아니다. 현재 AI 분야의 최고는 누가 뭐래도 미국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럽 선진국 역시 AI 강국이다. 최근 인공지능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국가는 중국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데이터가 인공지능의 핵심이기에 정보의 통제와 활용이 자유로운 중국이 AI 분야에서 무섭게 성장 중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 불리지만 이는 제조 분야에 한정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네이버나 카카오 등 소프트웨어 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지만, 인공지능의 핵심인 소프트웨어 분야는 여전히 부족하다. 하지만 이는 2020년 현재의 이야기이며 우리나라에는 저력이 있다. 과거 IT에서도 리버스 엔지니어링이 가능했던 것처럼 다양한 AI 지원 및 육성 정책으로 수많은 우수한 인재가 노력 중이며 독보적 하드웨어 기술과 시너지를 발휘할 확률도 높기에 대한민국 인공지능의 미래는 희망적이다.“

AI가 인간을 지배하거나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도 존재한다
“3차 산업혁명 당시에도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하며 비슷한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큰 문제가 없지 않았나? 새로운 기술이 생기면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힘든 일은 기계에 맡기고 인간은 조금 더 고차원적인 일에 집중하면 된다. 당연히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겠지만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직업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이보다도 인공지능의 악용은 우려되는 부분이긴 하다. 인류를 망칠 수 있는 인공지능 개발, 예를 들어 영화 ‘터미네이터’의 모습이 현실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두렵다고 인공지능 연구를 포기할 수는 없다. 원자력도 가장 무서운 무기지만 대체 에너지로써 기여하는 바가 크지 않은가.”

그렇다면 AI 시대의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가
“인공지능도 원자력과 마찬가지다. 양날의 검이지만 인류는 그리 어리석지 않기에 AI 기술은 인류를 위해 쓰일 것이라 확신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인생의 좌우명이 바뀌었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기계가 사람을 닮아가고자 하는 것인데 되려 요즘은 사람이 기계를 닮아가는 것 같다. 경직된 불신사회에서 가슴이 따뜻하고 감성적인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이 사회 곳곳에 있기에 우리 사회가 보다 덜 경직되었다고 확신한다. 그런 인간적인 사람, 즉 좋은 사람이 만드는 인공지능이라면 결국 좋은 인공지능이 되지 않을까 (웃음)?”

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인공지능연구원의 클라이맥스를 그려보자면
“이곳은 전신인 정보통신연구소 당시부터 관련 분야에서 이뤄온 성과가 많다. 그 중 첫 번째는 산학협력이다. 2016년 알파고의 등장으로 국내에서 인공지능의 관심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기업 측에서도 AI 분야의 인재가 필요했지만, 당시 국내 인프라는 상당히 열약했다. 그래서 기업에서 인재를 채용 후 가르쳐서 성장시킬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이때 인공지능연구원에서는 기업체의 엔지니어들을 선별해 포스텍의 우수한 교수진과 커리큘럼으로 교육해 성장시켰고, 현재 이들이 국내 유명 대기업의 연구 분야를 이끌고 있다. 덧붙여 지역 중소기업이나 청년들을 대상으로도 비슷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 중이다. 산학협력뿐만 아니라 본연의 연구 분야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도출했으며 이는 다양한 국책 사업에도 활용되어 국가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지금까지처럼 산학협력과 연구, 교육 등으로 이곳에서 배출된 인력들이 해당 기업은 물론 대한민국의 인공지능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이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우리의 가장 큰 자부심이다.”

서영주 원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꼭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고 한다. 지금은 어엿한 연구원으로 성장한 이곳이지만 사실 이전까지 스스로 자생력을 키워야 했던 연구소였기에 서 원장은 남모를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자신과 연구원이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한 구성원들의 공이 크다며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자 하는 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인공지능연구원 서영주 원장. 그는 우리 사회도 불공정의 시대를 떠나 열심히 살아온 이들에 대한 정당한 대우가 필요하다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남기며 열정적인 한 편의 강의 같았던 인터뷰를 마쳤다.

©포항공대 인공지능연구원


이슈메이커 김갑찬 기자 kapchan17@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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