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의 힘으로 ‘열’ 걱정 없는 세상 실현
열이란 우리 몸이 질병을 이겨내기 위해 사용하는 방어기전으로 자신의 몸에 열이 난다는 것은 대개 우리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련의 신호다. 때문에 바이러스, 세균 등으로 인한 감염 질환은 체온 상승이라는 공통적인 특징을 보인다. 질병관리본부도 이번 코로나-19 감염 시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과 더불어 38도 이상의 발열이 초기 증상일 수도 있다고 안내한다. 하지만 사람의 체질에 따라, 환경에 따라, 그리고 측정하는 기기의 특징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수치에 자신이 상태가 ‘발열’인지, ‘정상’의 범주에 있는 것인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에 현직 의사들과 수준 높은 개발자들이 의기투합해 ‘열 정복’에 한 걸음 다가서고 있는 이들이 있어 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열 데이터에 세계가 주목
데이터가 가진 힘은 실로 엄청나다. ‘데이터를 가진 이가 세상을 지배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데이터는 현대 사회에 있어 매우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주관적 데이터가 아닌 객관적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유의미한 결과로 만들어냄에 있어 헬스케어 분야보다 더욱 적합한 분야는 없을 것이다. 이에 (주)모바일닥터(대표 신재원, 오남수/이하 모바일닥터)는 헬스케어 분야의 다양한 데이터 중 ‘열’에 주목해 사업을 확장시켜나가고 있다.
모바일닥터는 대다수 질병의 공통된 초기 증상인 열의 진단과 분석에 특화된 그룹이다. 현직 의사와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개발자들로 구성된 모바일닥터는 아이의 체온과 해열제 투약 경과를 기록하는 앱인 ‘열나요’ 앱 시리즈를 통해 90만 명에 가까운 사용자를 확보했다. 월간 활성사용자는 25만 명에 이른다. 열나요 앱이 단순히 열을 체크하는 서비스였다면 이러한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은 단순 열 체크를 넘어 ‘관리’라는 개념을 도입해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열 패턴과 이상 유무, 대처법 안내, 상태에 대한 해석 및 조언 등을 제공하고, 알람에 맞춰 기록하면 종합리포트가 만들어져 병원 진료 시 담당 의사가 이 데이터를 참고해 더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것만으로도 열나요 앱의 효용성은 검증이 되었지만, 이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15년 출시 후 지금까지 축적된 체온 및 해열제 관련 데이터와 증상별 추이 분석 및 질환명을 통해 지역별 유행 질환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자신의 주변을 살필 수 있는 ‘열지도’를 자체 개발했고, 열 관련 자기관리 시스템을 선점했다. 뿐만 아니라 독감과 같은 유행병 확산 시점 및 트렌드를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할 수 있으며, 데이터 기반의 유행 질환 랭킹 리스트도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닥터의 이 같은 경쟁력을 인정받아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진행하는 ‘감염병 대비를 위한 차세대 방역 연구‘ 컨소시엄에 참여하게 됐고, 별도로 ‘코로나19 감염위험도 기술 개발 과제’에도 참여하게 됐다.
오남수 모바일닥터 대표는 “열 관련 데이터가 질환까지 연결되는 채널을 지속해서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과 이 채널이 수년간 유지되고 있다는 유의미한 수치가 좋게 평가받은 것 같습니다”라며 “디지털 수용도가 높은 한국 시장에서 이번 협업 과제를 통해 기존에 구축된 독감과 감염병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고도화시키고, 일선 병원과의 전향적 임상을 시행해 데이터의 힘을 증명하고, 스타트업으로서 접근하기 힘들었던 의료기기인증 절차를 밟아나갈 계획입니다”라고 힘주어 전했다.
주변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 글로벌 서비스
모바일닥터의 시작은 방배동의 작은 사무실에서부터다. 이미 사업 실패라는 쓴맛을 본 뒤 신재원 대표와 오남수 대표, 그리고 개발자 1명이 다시 뭉쳐 재도약을 꿈꾸기 시작한 곳이었다. 어려운 이들을 위로하고 공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이들의 고민은 출발했고, 헬스케어의 혁신을 향한 갈망이 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마침 팀원들 주변 지인들이 한창 아이를 낳던 시기였는데, 이들의 공통된 하소연은 ‘아이가 밤에 아프면 세상에서 가장 힘들더라’였다. 여기서 아이디어는 출발했다. 어려운 이들을 위로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을 멀리서 찾지 않고 내 주변, 가까운 곳부터 살피고 찾아야 한다는 것으로 말이다. 그렇게 ‘열나요’ 서비스는 탄생하게 됐다.
오 대표는 “사실 첫 사업에 실패한 뒤 다시는 사업을 하지 않겠노라 다짐을 했지만, 함께 해온 의사분들이 옆에서 든든히 버텨주고 이끌어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너무나 강했기에 그들과 뜻을 다시 한 번 함께하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라며 “앞으로 이들과 함께 열나요 서비스가 실제 의사분들의 진료와 상담에 도움을 주고, 나아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 열과 독감을 넘어 코로나-19의 진단과 예방에도 도움 될 수 있는 활동을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실제로 현재 열나요 서비스의 다국어버전을 준비하고 있고, 미국에 자회사를 설립해 ‘CovidCoach’라는 서비스의 론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베터리 없이 붙여서 쓰는 ‘열나요 체온계’를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유기적으로 연동해 보다 질 높은 열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고 전했다.
앞으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의료진들과 개발진들을 중심으로 스타트업이 헬스케어 영역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어 보이고 싶다는 (주)모바일닥터. ‘의사가 곁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이들의 진정성 있는 도약을 기대해본다.
이슈메이커 김남근 기자 issue884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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