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문화생활 클라스로 문화계를 회생시켜라
코로나 확산으로 공연예술계는 모든 것이 멈췄다. 공연예술 분야 매출액이 지난 1월 대비 10% 선까지 내려갔는가 하면, 영화관 매출은 지난해 대비 1,000억 원이 넘게 급감했다. 빈사(貧士)의 문화계가 온라인 소비를 유도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 또한 콘텐츠와 IT 기술을 결합할 수 있는 몇몇 메이저급 기업의 대안일 뿐이다. 예술문화와 관객·독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모델이 절실한 지금, 차별화된 클라스로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업체가 있어 만나보았다.
파편화된 공연 관련 정보를 한눈에
‘역사는 기록한 자의 것’이라고 했다. 기록은 다른 이들을 거울삼아 시행착오를 최소화해, 보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디지털 환경 속에서의 기록은 경쟁력이 된다. 우리는 이제 목소리로 소통하지 않고 자신이 작성한 문자나 사진, 영상 등의 기록으로 세상과 소통한다. 기록은 ‘나를 발견하는 힘’이자 ‘행복과 성공을 위한 빅데이터’이다.
문화생활 다이어리와 모바일 티켓북 서비스로 기록의 가치를 추구해온 클라스의 이상진 대표는 “항상 손에 들려져 있는 스마트폰으로 디지털 기록을 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더 편리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다 많은 이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기록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라며 소신을 밝혔다. 특히 문화적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하는 니즈가 증가하면서, 문화산업은 이른바 ‘기록하는 이’들로 인해 큰 혜택을 누려왔다. 클라스가 개발한 문화생활 다이어리 ‘봐봐’(BwaBwa) 서비스는 이 점에 착안해 개발되었다. 봐봐는 자신이 이용한 공연, 영화, 도서 등의 문화공연 콘텐츠를 다이어리처럼 기록할 수 있고 리뷰를 공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이 문화예술계의 정보를 얻고, 시행착오 없이 좋은 콘텐츠를 누릴 수 있어 전체 문화생활의 파이가 확대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클라스의 또 다른 서비스 ‘PL@Y1’과 ‘PL@Y2’는 문화콘텐츠에 대한 감상 기록과 일정을 관리하는 서비스이다. 과거 공연문화를 즐겨온 소비계층들이 자신의 앨범에 공연 티켓을 꽂고 수기로 기록을 정리하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관리를 했다면, 이 서비스는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이미지를 검색해 티켓을 저장하고 캘린더로 일목요연하게 정보와 일정을 정리할 수 있게 했다. 모바일 티켓북과 포토 캘린더로 구성된 무료버전 PL@Y1 출시 후, 유저들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 만든 것이 바로 PL@Y2 유로 버전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 파편화되어 있는 예매 사이트, 공연장 정보, 제작사 측 SNS, 사용자 후기 블로그 등을 정리해 관심이 없던 사용자들까지도 한눈에 관련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입니다”라며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것이 마비된 상태이지만, 미리 준비하고 대응해 예술문화와 관객, 독자를 연결하는 교두보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문화콘텐츠 전반으로 확대해 일본과 중국 진출
공연문화계만큼 이상진 대표도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중이다. 하지만 ‘클라스는 영원하다’는 말을 깊이 새기며 설립 당시부터 한순간도 흔들리지 않았던 미션 수행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사람들에게 가치를 제공해 경험으로 바꾸고 그 대가로 돈을 번다’라는 것이 클라스의 미션입니다. 공연문화, 나아가 문화콘텐츠가 주는 가치는 개인적이기 때문에 무한하죠”라며 “지극히 개인적인 다이어리가 퍼뜨릴 경험적 파장이야말로 포스트 코로나에 맞설 대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며 회사의 미션에 대해 밝혔다.
그가 이렇게 어려운 시기를 긍정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은 쓰러져도 다시 일어났던 과거의 경험에 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블로그를 운영하며 웹 사업에 관심이 있었던 이 대표는 특성화고에 입학해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월 30만 명이 방문하는 기대 이상의 기록을 남기며 서비스 제작에 대한 능력을 입증받은 그는 사업화를 위해 서울시립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작게 운영하던 서비스들이 큰 수익을 냈기 때문에 제대로 경영을 배워보자는 결심에서였다. 경영학과임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제작 병역특례를 희망했던 그는 2년간 NHN NEXT 과정을 이수하며 소셜커머스 사업을 시작했게 됐다. ‘엔투스’라는 사업자로 야심차게 뛰어들었지만,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모아 둔 돈은 바닥이 났고, 자신감도 바닥에 떨어졌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은 일이 벌어졌다. 이전에 NHN NEXT 과정에서 과제로 제작해 출시한 PL@Y1 iOS 버전을 사용했던 유저들의 추천으로 디지틀조선일보가 주최하는 모바일 어워드 코리아 2016에서 상을 받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좌절하지 않는다면 클라스는 영원하다는 생각을 그때 하게 됐습니다. 좋아하는 문화공연예술계의 서비스를 만들고 어느 정도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면 끝까지 한번 가보자는 마음으로 매진하고 있습니다”라며 의지를 밝혔다.
PL@Y는 20년 5월 한 달간 일본에서 가장 많은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한류의 위력이다. 기록과 저장을 좋아하는 일본과 중국의 특성에 맞춰 현재 PL@Y는 한글, 영어, 일본어가 지원된다. 세계를 발판으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이 대표는 어려운 영세 공연단이나 제작사에 무상으로 홍보를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클라스만의 공연장을 갖는 것이 꿈이라는 그는 중소 영세 업체들에게 무료 대관을 통해 문화예술발전에 이바지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전하며 “흩어져 있는 문화생활 관련 정보를 정리해 마니아층은 물론 일반 사용자들에게 ‘기억’의 가치를 전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나갈 것입니다. 스타트업 클라스가 만들어갈 문화생활의 남다른 클라스에 주목해주시길 바랍니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이슈메이커 김남근 기자 issue884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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