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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3년 만의 정권교체, 국민주권 정부 탄생

매거진

by issuemaker 2025. 6. 2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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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의 정권교체, 국민주권 정부 탄생

비상계엄 사태 심판론 강하게 분출
극단적 여대야소 정국, 국민통합 과제로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의 공식 임기가 6월 4일 오전 6시 21분부터 시작됐다. 초유의 비상계엄 사태와 이에 따른 대통령 파면의 여파 속에 치러진 사상 두 번째 조기 대선에서 민심은 결국 3년 만의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지난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고배를 마셨던 이 대통령은 이번 대선 승리로 대한민국 14번째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됐다.

 

ⓒ정부공동취재단/Republic of Korea/Flickr


‘준비된 대통령’ 강조하며 낙승
직전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던 이 대통령이 정권교체에 성공한 것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등 지난 여권에 대한 심판론이 강하게 작동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으로 볼 수 있는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하면서 가뜩이나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이 취약해진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3일 벌어진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는 중도층 민심의 이탈을 부른 결정적 요인이 됐다.

  국민의힘은 대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공략하며 균열을 만들고자 했으나 결과적으로 정권 심판론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여기에 윤 전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을 거치며 극단적 이념 충돌 양상이 벌어지는 등 혼란이 거듭되는 상황에서, 국정 안정을 바라는 민심 역시 ‘준비된 대통령’을 내세운 이 대통령의 대세론을 뒷받침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며 쌓은 행정가의 면모와 민주당 대표로서 정치권에서 쌓은 경험도 플러스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의 공식 임기가 6월 4일 오전 6시 21분부터 시작됐다. ⓒ정부공동취재단/Republic of Korea/Flickr


  이번 대선으로 극단적인 여대야소 정국이 만들어지며 정치권 지형도 큰 변화를 맞게 됐다.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던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사퇴하면서 민주당의 의석은 169석으로 줄었으나, 함께 연대해 선거를 치른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의 의석수를 더하고,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종민 의원 등 무소속 2석까지 합치면 여권 우호 성향으로 분류되는 의원의 숫자는 재적 300명 중 190명으로 불어난다. 행정부와 입법부 양쪽의 주도권을 모두 가지는 ‘슈퍼 집권당’이 탄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당이 과반 의석을 가진 채로 임기를 시작하는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2013년 2월 취임 당시 한나라당 153석) 이후 12년 만이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궁지에 몰렸다가 윤석열 정권 탄생으로 힘을 얻었던 국민의힘 등 보수진영은 다시 한번 위기에 처하게 됐다. 힘겹게 찾아온 정권을 3년 만에 내준 것은 물론, 선거 과정에서 내부적으로도 갈등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소수 야당으로서 정치적 활로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대선으로 극단적인 여대야소 정국이 만들어지며 정치권 지형도 큰 변화를 맞게 됐다. ⓒ국민의힘


대통령이 된 소년공
이재명 대통령은 ‘개천에서 용 났다’는 표현을 고스란히 대입해도 될 만큼 입지전적인 성공담의 주인공이다. 경북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을에서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이 대통령은 ‘무수저’라고 할 만큼 철저한 가난을 딛고 일어서야 했다. 어머니는 경기도 성남의 시장통 공중화장실을 청소하고 휴지를 팔아 번 돈으로 생계를 유지했고, 가족은 시장에서 버린 썩은 과일로 배를 채우며 살았다고 한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1976년 아버지를 따라 경기 성남으로 이주한 뒤에는 중학교 진학 대신 6년간 소년 노동자로 생활했다. 당시 자신을 괴롭혔던 가난은 생존의 원동력이 됐고, 밑바닥 삶에서 탈출하겠다는 일념으로 공부해 1986년 사법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이후 1995년 성남시민모임 창립 구성원으로 참여하며 시민운동을 시작한 뒤, 2004년 성남 공공의료원 설립을 목표로 시민 2만 명의 뜻을 모아 주민 발의 조례를 만든 것이 계기가 되어 정계에 투신했다.

  2005년 8월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이 대통령은 첫 선거인 2006년 성남시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고, 2008년 총선에서도 민주당 공천을 받았지만 낙선했다. 하지만 2010년 성남시장에 다시 도전해 당선되면서 주목받는 행정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2014년에는 재선에 성공하자 3대 무상복지 정책으로 불리는 청년 배당·무상 교복·공공산후조리 지원 등의 사업을 추진했고, 당시 추진한 정책들은 ‘기본 시리즈’라는 이 후보의 정책 브랜드로 연결됐다.

  그러나 이러한 행보는 박근혜 정부와의 대립으로 이어졌고, 2016년 정부가 지방재정 배분 방식을 변경하자 이 후보는 보편복지 정책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11일간 단식농성을 했다. 이러한 모습들이 주목받으며 이 대통령은 점차 ‘변방의 장수’에서 ‘전국구 정치인’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고 민주당 잠룡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같은 해 10월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자 이 대통령은 박 대통령 하야를 공개 주장하기도 했고, 이듬해 대선 경선에 출마해 3위를 차지하며 대선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경기도지사로 당선되며 명실상부한 대권주자로 체급을 올린 이 대통령은 2021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에 나섰으나 윤석열 당시 후보에게 대권을 내줘야 했다. 득표율 차이는 0.73%포인트로 역대 대선 사상 최소 득표율 격차였다. 대선 패배 후에는 ‘휴지기’ 대신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같은 해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을 잡은 뒤 21대 대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됐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내란 종식’을 강조했던 이 대통령은 1호 법안으로 이른바 ‘3대 특검법’을 심의·의결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실


1호 법안으로 ‘3대 특검법’ 심의·의결
이재명 대통령의 최대 과제로는 극단의 정치 양극화 해소와 국민통합이 꼽힌다. 향후 5년간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격화된 정치 갈등을 수습하고, 상대 진영까지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 역시 당선이 확실시된 후 여의도에서 가진 연설에서 “큰 통치자가 아니라 국민을 크게 통합시키는 대통령의 책임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국민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지난 대선을 거치며 양극단의 대립은 극심해졌다. 이러한 진영 갈등은 사회 전반에 불신과 피로를 누적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22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되자 윤석열 정부와 민주당은 끊임없이 충돌했다. 거대 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이 주요 법안을 단독 처리하면, 윤 전 대통령은 이에 맞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연이어 행사하는 식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2일 만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통해 다자 외교무대 데뷔전을 가졌다. ⓒGovernment of Canada


  아울러 새 정부의 성장 해법 역시 중요한 국정과제다. 장기간 이어진 내수 침체에 미국 관세정책 충격파로 수출마저 흔들리는 ‘내우외환’ 상황 속에서 경기 회복부터 대외 리스크 대응까지 아우르는 복합 처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임기 초반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새 정부의 통상 전략 성패를 가르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년 넘게 멈춰 섰던 정상외교 복원도 중요한 문제다. 이 대통령은 취임 12일 만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통해 다자 외교무대 데뷔전을 가졌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기 귀국하면서 한미 정상 간 대면은 무산됐으나 정상회의에 참석한 대다수 주요국 정상들과의 릴레이 회담을 통해 ‘실용 외교’의 서막을 차분하게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대선 후보 시절부터 ‘내란 종식’을 강조했던 이 대통령은 1호 법안으로 이른바 ‘3대 특검법(내란·김건희·해병대원)’을 심의·의결했다. 이 대통령은 “6·3 대선을 통해 확인된 내란 심판과 헌정질서 회복을 바라는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정권 초반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한꺼번에 3개 특검법이 국무회의 문턱을 넘으면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전임 정부를 겨냥한 대대적인 사정 정국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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