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살 머문 숲길 아래, 보랏빛 등나무꽃이 조용히 피어났다. 꽃송이들은 줄지어 고개를 숙인 채 바람을 타고 흘러내리듯 피어나고, 그 겸손한 자태는 오랜 기다림 끝에 피워낸 사랑과 닮아 있다.
등나무는 쉽게 피지 않는다. 꽃이 흐드러지기까지는 긴 시간의 인내가 필요하다. 그 시간 동안 줄기는 집요하게 벽을 타고 오르고, 잎은 햇살을 향해 손을 뻗는다. 그렇게 피어난 꽃은 말없이 전한다. 견디는 시간도 결국은 아름다움으로 흐를 수 있다고.
등나무꽃은 높은 곳에 매달리기보다 스스로를 낮추는 방식으로 피어난다. 그 모습이 우리에게 주는 위로는 분명하다. 세상을 향해 높이 외치지 않아도, 조용히 피어나는 존재도 충분히 찬란하다는 것. 5월의 햇살 속에서 피어난 이 보랏빛은, 기다려준 이들에게만 허락된 선물이다.
이슈메이커 김남근 기자 issue884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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