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 넘어 ‘정주행’의 아이콘으로
9월부터 세 번째 월드투어 돌입
4인조 밴드 ‘DAY6(데이식스)’가 대중과 평단의 고른 지지를 받으며 한국 대중음악계의 역사를 새로 써나가는 중이다. 2015년 9월 데뷔해 어느덧 10년 차를 맞이한 그들은 본인들 표현대로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주요 음원 차트에서 신곡이 1위를 싹쓸이하고 콘서트를 열었다 하면 매진 행렬이다.
데뷔 10년 맞은 올해 인기 고공행진
데이식스는 성진(리더·보컬·기타), Young K(보컬·랩·베이스), 원필(보컬·키보드·신디사이저), 도운(드럼·보컬)으로 구성되었는데, 멤버 전원이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하고 곡을 만든다. 팝록과 모던록, 헤비메탈록, 록발라드 등 다루는 음악 장르의 진폭이 넓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최초의 밴드로 데뷔한 이후 팬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믿듣데(믿고 듣는 데이식스)’라는 수식어로 통하다 입대 후 ‘군대 공백기’ 동안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음원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면서 역주행 신화를 썼다.
모든 멤버가 전역한 후 3년여 만에 발매한 여덟 번째 미니앨범 ‘Fourever’의 반응도 뜨거웠다. 수록된 전곡이 멜론차트 ‘TOP100’에 차트인했으며, 4월 중순에 개최한 컴백 콘서트 ‘Welcome to the Show’는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공연 중 역대 최다 관객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 9월 2일 발매한 미니앨범 ‘Band-Aid’ 역시 타이틀곡 ‘녹아내려요’를 비롯해 수록곡들이 국내 음악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록이라는 장르로 차곡차곡 쌓은 그들의 서사가 마침내 폭발하기 시작했다. ‘역주행의 아이콘’에 이어 ‘정주행의 아이콘’까지 등극한 셈이다.
그간 차트에서 걸그룹이나 발라드가 강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비주류로 꼽히던 밴드 음악이 1위를 차지했다는 건 데이식스의 입지를 체감케 하는 대목이다. 멤버들 역시 올해 3월 인터뷰에서 “(데뷔할 때부터) 좋은 음악은 언젠가 통한다는 믿음 아래 ‘늙지 않는 음악’을 하자고 멤버들과 이야기 나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데이식스는 길거리 버스킹과 소규모 라이브 클럽 공연 등을 통해 실력을 쌓았다.
‘늙지 않는 음악’ 향한 뚝심 통해
노래 좋기로 소문난 그룹이었지만 데이식스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된 데에는 마니아만 즐기던 록이 최근 ‘대세’ 장르로 여겨지며 씬 자체가 넓어진 문화와도 맞닿아 있다. 이러한 장르의 인기에는 팬데믹 이후 다시 살아난 공연 문화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악기를 직접 연주하는 록 음악의 특성상 공연장에서 직접 밴드 사운드를 감상하려는 팬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최대 록 페스티벌인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매년 관람객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15만 명이 찾아 역대 최다 관람객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15만여 명의 팬들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록 마니아인 정욱 JYP 대표의 적극적인 지원도 큰 힘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식스가 소속된 JYP의 스튜디오J에는 또 다른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있다. 대형 K팝 기획사들이 새로운 장르 개척에 나서는 건 시장이 레드오션이 됐기 때문이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언론 인터뷰에서 “K팝은 공급과 수요가 모두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새로운 먹거리를 계속 찾아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음악이 전하는 감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데이식스 감성의 공통분모는 ‘벅차오름’이다. 이들의 노래는 가슴을 뜨겁게 하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는데, 그 감성의 중심에는 ‘청춘’이 있다. 대중적이면서도 청춘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가사는 그 시절을 사는 세대에게는 최고의 ‘청춘 찬가’가 되고 지나온 세대에게도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이들의 팬층이 10대부터 60대까지 폭넓은 데에는 이런 이유가 크다.
데이식스는 지난 9월 세 번째 월드투어의 시작을 알리는 단독 콘서트 ‘포에버 영(FOREVER YOUNG)’을 열었다. 총 4만여 석에 달하는 3일 치 좌석이 매진됐다. 이를 시작으로 데이식스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인도네시아 발리·수라바야·자카르타, 싱가포르, 태국 방콕, 홍콩, 일본 오사카·도쿄, 필리핀 마닐라 등을 찾는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maker.kr
태국 석탑 기술의 절정을 보여주는 ‘왓 아룬’ (0) | 2024.10.17 |
---|---|
쉰 살 맞은 ‘시민의 발’ (0) | 2024.10.16 |
[Cover Story] 이유리 Yr’s Labo(이선생뷰티) 대표 (0) | 2024.10.14 |
블루 스테이트에서 벌어지는 ‘내분’ (0) | 2024.10.11 |
닻 올린 ‘심우정號’ 과제는? (0) | 2024.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