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와 노력으로 지킨 다듀의 20년
2004년 5월, 데뷔 당시의 다이나믹 듀오는 자신들을 '셋 보다 나은 둘'로 소개했다. 2007년 지금의 소속사 아메바 컬쳐를 설립하고 발매한 정규 3집에서는 두 사람은 '비로소 나은 둘'이 됐다.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2024년. 한국 힙합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대표하는 다이나믹 듀오는 '여전히 완벽한 둘'이다. 최근 다이나믹 듀오는 정규 10집 '2 Kids On The Block'을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두 명의 10대 소년들 김윤성·최재호가 다이나믹 듀오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시간의 순서대로 펼쳐 놓은 앨범이다. 앨범의 마지막 파트 발매를 앞둔 다이나믹 듀오는 라운드 인터뷰를 통해 앨범과 자신들의 음악 인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데뷔 20주년에 내놓은 10집 정규 앨범은 어떤 감정일까
“너무 오래 걸려서 저희도 민망하긴 하다. 사실 '파트3'까지 지난해 완성하려고 했는데, 중간에 'AEAO', 'SMOKE'가 반응이 좋아지면서, 두 곡 활동에 집중하느라 조금 늦어졌다. 사실 처음에는 앨범 하나로 내려고 했다. 그런데 지난해 대표였던 누님께서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의 곡을 조금이라도 들려드리고 싶어서 서둘러서 세 곡을 먼저 발표하게 됐다. 그걸 시작으로 '파트1,2'가 공개됐다. 완성된 곡 먼저 내고, 다섯 곡을 추가해서 이번에 '파트3'을 발표하게 됐다. 올해 데뷔 20주년이다 보니, 더 잘된 느낌이다. 20주년 맞춰서 10집을 완성하게 된 것도, 기념하기에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년을 가요계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어렵지 않았나
“우리가 정상은 아니지만, 그 언저리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할 수 있던 것은 내 생각에는 ‘SMOKE’나 ‘AEAO’를 보면 알듯이 운이 좋았다. 그리고 둘이 같이 하다 보니 혼자 하는 것보다 쉬워서 앨범을 계속 낼 수 있던 게 오래 할 수 있는 비결인 것 같다. 한 명이 에너지가 떨어지면 다른 한 명이 끌어주고, 그런 게 있어서 좋다.”
다듀가 꼽는 영광의 시기는 언제였나
“저희가 군 제대하고 발표한 앨범이 정규 7집이었다. 그전에는 잘 되어도 계단식의 느낌이었는데, 타이틀곡 'BAAAM'을 필두로 전곡이 차트 인 된 앨범이 7집이었다. 매번 '한국대중음악상'의 후보로 오르긴 했는데, 상을 받지는 못했었다. 그런데 그 해 받을 수 있는 상을 다 받은 것 같다. 저희에게도 회사 직원들에게도 가장 영광의 순간들이었던 것 같다.”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사주가 잘 맞는 건지 모르겠지만 오랜 세월 같이 일하고 놀면서 서로의 공간을 배려해 주는 노하우 같은 게 생긴 것 같다. 세월을 통해 터득했다. 너무 멀리 있지도, 너무 가까이 있지도 않는 배려 같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 같다고 느낀다. 그리고 듀오다 보니 각자 해야 할 역할을 명확히 알고 있고, 잘 해내려고 서로 노력하는 게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잘하고 있는 거라고 느낀다.”
타이틀곡인 ‘피타파(피자, 파스타, 타코)'의 메뉴 선정의 이유는
“타이틀곡을 정할 때 늘 고민한다. '이 곡은 공연하기 좋겠다', '무대에 섰을 때 자연스러운 곡이다', '음원적으로 잘될 것 같다' 등을 이야기한다. '피타파'는 그런 의미에서 긍정적인 느낌이었고, 제일 다이나믹 듀오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희가 한국에서 안 가본 공연장이 없을 정도로 많이 공연했다. 지난해 우연한 기회로 해외 공연을 해봤는데, 좋더라. 그 기분이 나쁘지 않더라. 우리 꿈이 소박하더라도, 꿔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해외에서 공연을 자주 할 생각을 대화로 하다 보니, 이런 곡이 나왔다. 전체적으로 과거에 대한 이야기인데 '피타파'만 내일의 메시지가 있는 곡이다. 전체적으로 밝은 곡이 없는데 이 곡이 가장 밝다. 메뉴에 의미는 있는데, 그 실제 주인공이 제발 이야기하지 말아 달라고 해서 공개할 수는 없다. 전 세계를 다니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하나의 표현으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
두 사람이 생각하는 다듀다운 음악의 기준이 있을까
“일단 두 명의 목소리 아닐까. 그리고 가사 내용이다. 우리는 가사가 좀 들리게 전달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이 부분에 고민이 많았다. 듣기가 아무리 좋아도 팝송 듣는 느낌으로 듣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듣길 바랐다. 귀로 들을 때 더 현란하게 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았지만, 가사를 잘 들을 수 있게 포기한 부분도 많다. 그리고 후배들이 우리를 리스펙 하는 가사를 가끔 쓸 때 정말 뿌듯함을 느낀다.”
해외 공연도 자주 언급 중이다. 다듀의 또 다른 20년은
“한국에서의 활동은 놓칠 수 없다. 여기 계신 분들을 즐겁게 해드리는 것도 중요하고, 저희 생계도 있고, 자식도 키워야 하고. (웃음) 그러면서도 빈 시간에 기회가 닿으면 최대한 나가서 우리 노래와 무대를 홍보해 보자는 마음이 있다. 예전에는 시간과 비용적인 면으로 계산했다면, 지금은 비용을 많이 줄이려고 한다. 저희 둘과 DJ, 그리고 매니저. 이렇게 넷이 가서 직접 메이크업하고, 머리 만지고, 스타일링하고 무대에 나선다. 해외 공연의 횟수를 늘려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슈메이커 김갑찬 기자 kapchan17@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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