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아티스트들을 위한 소셜벤처의 태동
‘덕업일치’라는 말이 생겼다. 마니아 이상의 열정과 소질을 가진 덕후들이 좋아하는 것과 직업을 일치시킨다는 말이다. 흔히 덕후들은 사회성이 부족한 것으로 인식되었지만 시대가 바뀜에 따라 일을 하며 돈도 벌고 의미도 찾는 이들의 이야기를 종종 접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극히 일부의 이야기다. 나름의 세계관과 작품성으로 평생 그림을 그렸지만, 지속적인 수익 창출도, 활동 무대도 없어 힘들어하는 아티스트들을 위한 희소식이 있어 이를 전해본다.
프로덕트 디자이너? 우린 아티스트다.
예술가적 기질의 디자이너는 스타트업에서 일하기 힘들다는 말이 있다. 실제 스타트업에서 디자이너는 아티스트라기보다 프로덕트 디자이너에 머무는 것이 관례가 되었기 때문이다. 팀이 원하는 것을 선별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요구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 좋아하는 예술을 하는 동안은 수익 창출이 어렵게만 느껴졌던 관례를 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식회사 아트라미(이하 아트라미) 김현태 대표의 생각을 들어봤다.
“청년 창업에 대한 기대치와 각계 지원정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아티스트들은 다소 꺼리는 분위기입니다.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창업을 했다 하더라도 기대받는 스타트업이 아니라 단순한 에이전시 수준에 머물러 투자금만 날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스타트업 아트라미를 통해 불가능해 보이고 실패할 것 같은 도전 앞에서 주저하는 많은 예술가가 계속 예술을 지향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김 대표의 아트라미는 소셜벤처를 표방한다. 예술가들이 사회적인 활동을 하고 일자리를 제공받아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아트라미의 주요 사업은 뚜주르누보(TOUNOU/뚜누). 특별한 기술도, 능력도, 특허권도 없는 아이디어 사업이지만 현재 다양한 스타일의 아티스트가 모여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고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흐뭇함을 자아낸다. 티셔츠, 후디, 핸드폰 케이스, 스마트 톡, 인테리어 액자 등을 통해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관람할 수 있는 뚜주르누보 플랫폼은 멀리 전시장에 가지 않아도 다양한 작가들과 작품 세계를 공감할 수 있다. 기성 아티스트는 물론이고 신진 아마추어 아티스트들도 콘테스트를 통해 실력을 입증받고, 상품화된 예술작품을 출시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창작물로 본인의 브랜드 샵을 운영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제작, 홍보, 판매부터 세무, 회계, CS에 이르기까지 아트라미가 아티스트들을 대신해 예술 세계를 넓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유통망은 물론 전시까지
예술과는 전혀 무관한 전공으로 대학에 다니던 김현태 대표가 예술가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사진의 매력에 빠지면서부터다. 늦게 시작한 사진의 길이었기에 이를 통해 밥벌이를 한다는 것은 언감생심(焉敢生心), 꿈도 꿀 수 없다고 느꼈다.
“어릴 적부터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처럼 늦은 나이에 예술가의 길에 접어든 사람이나, 일찍 시작했다 해도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예술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동료들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사업을 하자고 결심했죠. 무작정 창업 관련 수업을 듣고 학생 신분으로 사업자등록증을 냈습니다”라고 밝힌 김 대표는 자신의 플랫폼을 믿고 작품을 보내주는 아티스트들을 위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무너지면 안 된다는 무한한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전한다. 단기간에 900여 가지가 넘는 디자인 제품이 출시되고, 만여 명이 플랫폼에 모였다. 재고로 인한 부담을 애초에 막기 위해 모든 제품은 주문 후 하루 이틀이면 생산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 모든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피와 땀으로 제작한 작품이기에 프린팅에 전력을 다했다. 아티스트와 상품이 늘면서 상품 생산과 판매를 위한 인력도 확충했다.
이 같은 노력에서일까? ‘언제나 새로운’이라는 의미의 불어 뚜주르누보는 정부지원사업에 지원, IR 피칭을 통해 혁신기업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최근 프라이머 씨드 투자를 받았다. 흔쾌히 투자를 결정해준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김 대표의 후일담이다.
“한국의 독립 아티스트를 주축으로 예술업계의 문화를 바꾸고 싶습니다. 어떤 업계도 마찬가지지만 소수가 독점하다 보니 다양성에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뚜주르누보를 유튜브처럼 개인 작가가 자신의 실력만큼 개인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크리에이터로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꾸준히 성장시켜나갈 것입니다”고 김 대표는 전한다. 뚜주르누보를 통해 판매되는 제품은 작가에게 상금이라는 형태로 순이익의 4~50% 정도를 지급함은 물론 뚜주르누보 플랫폼 안에서 개인 브랜드샵도 운영할 수 있다. 아티스트의 그림 작품을 일상속으로 전달하는 예술가들의 플랫폼 뚜주르누보의 상품들은 각 아티스트들의 작품관을 담고 있으며, 전시회를 통해 고객과의 만남도 주최하고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예술가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산업에 기여하는 소셜벤처로 도약하겠다는 주식회사 아트라미 김현태 대표의 젊은 도전에 뜨거운 찬사를 보낸다.
이슈메이커 김남근 기자 issue884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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