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유진 비르투오소 대표
ⓒ 비르투오소
음악은 혼자 익히는 기술만으로 오래 남지 않는다. 서로 다른 악기가 한 곡 안에서 만나고 각자의 소리가 조화를 이룰 때 음악은 사람들 사이에서 비로소 생동한다. 비르투오소 정유진 대표가 주목한 것도 그 지점이다. 그녀는 피아노학원의 익숙한 틀에 머무르지 않고 현악기와 앙상블, 연주회와 합주의 가능성까지 넓히며 지역 예술 문화의 폭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이슈메이커가 정 대표의 생각과 비르투오소의 현재를 들어보았다.
정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를 배우며 음악과 가까이 지냈고, 이후 음대에 진학하며 본격적으로 음악의 길에 들어섰지만, 졸업 뒤 그녀가 택한 곳은 은행이었다. 안정적인 직장의 선택이었지만, 음악을 완전히 놓지는 않았다. 점심시간이면 은행 안의 피아노 앞에 앉았고, 퇴근 뒤에는 근처 교습소에서 연습실을 빌려 연주를 이어갔다. 그러다 20대 후반 프랜차이즈 음악학원 부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운영과 관리의 일을 먼저 배웠고, 이후 자신의 이름으로 음악학원을 인수했다.
정 대표는 “처음의 퇴사가 음악을 다시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나온 선택이었다면, 학원 인수는 제 이름으로 공간을 운영해 보겠다는 판단에 가까웠습니다”라며 “음악을 다시 접하고 운영을 배우며 지금도 부족한 부분을 계속 채워가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정유진 대표는 무대 위에서 직접 연주를 이어가며 쌓아온 깊이 있는 음악적 이해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비르투오소의 교육 방향을 이끌고 있다.
ⓒ 비르투오소
비르투오소를 단순한 음악학원이라고만 부르기에는 일반적인 틀을 벗어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정 대표는 이 공간에서 수업의 수만이 아니라 음악을 배우고 나누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의 시작은 현악기였다. 첼로와 바이올린이 들어오면서 피아노 중심의 모임은 점차 앙상블 중심으로 넓어졌다. 이는 프로그램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비르투오소의 방향을 새로 세우는 일이었다. 정 대표는 “이 시점부터 피아노 중심의 모임이 점차 앙상블 중심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그 흐름이 비르투오소의 방향도 함께 바꿔놓았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비르투오소는 학원 내부에서 연주 인원과 구성에 맞춰 직접 편곡 및 파트보를 제작하고 있으며, 각자의 실력을 고려한 맞춤형 악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만큼 수업과 모임은 개인 연습에 머무르지 않고 함께 맞추고 완성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정 대표가 비르투오소를 운영하며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사람과 음악이 만나는 방식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그녀는 더 다양한 악기가 함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 한다. 정 대표는 “피아노와 현악기를 넘어 더 풍성한 구성이 가능해지면, 비르투오소가 만들어낼 수 있는 음악의 폭도 넓어질 것입니다”라며 “함께 연주하는 문화를 지역 안에서 계속 이어가는 공간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결국 그녀가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은 수업의 형태만이 아니다. 음악을 배우는 방식, 음악을 계속하게 되는 이유,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소리로 연결되는 장면을 지역 안에 오래 남기는 일이다.
이슈메이커 김남근 기자 issue884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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