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고객 감동으로 선박 부품 시장의 판을 바꾸다
자동화 시스템 도입으로 공급망 시스템 혁신 도모할 터
망망대해를 가르는 수만 톤급의 거대한 상선은 그 자체로 하나의 떠다니는 도시다. 엔진부터 조명, 배관, 그리고 선원들의 생활용품까지 배 한 척이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부품과 자재는 수십만 가지에 달한다. 365일 쉬지 않고 전 세계 바다를 누비는 선박들에게 제때, 정확한 부품을 공급하는 일은 해운업의 심장을 뛰게 하는 핵심 혈관과도 같다. 이러한 거대하고 복잡한 글로벌 선박 부품 시장에서 (주)다윈이엔씨(David E&C)는 ‘압도적인 고객 감동’을 무기로 탄탄한 입지를 다녀나가고 있다. 거친 바다 위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으로 선박 부품 공급 및 엔지니어링 서비스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는 김경덕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선박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글로벌 솔루션’
김경덕 대표의 주요 경력은 중소형 조선소 근무였다. 선각(배의 골조) 관리부터 절단, 조립, 전체 공정 기획까지 조선소 현장의 밑바닥부터 7년간 경험을 쌓았고, 이외에 조선 기자재 업체에서 영업의 최전선에 서기도 했다.
안정적인 직장 생활이었지만, 그의 내면에는 늘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었다. 임원진들의 보수적이고 느린 의사결정을 지켜보며 ‘내가 하면 훨씬 더 빠르고 진취적으로 잘할 수 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싹텄다. 결국 자신 안에 숨겨진 사업가적 기질을 깨달은 그는 2016년, 혈혈단신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배에 들어가는 수십만 가지 부품 중 단 몇 개라도 전 세계 상선에 공급할 수 있다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었다. 회사 이름은 ‘다윈이엔씨’. 흙수저 후발 주자로서, 소년 다윗(David)이 골리앗을 이겼듯 거인 같은 선배 기업들을 실력으로 넘어서겠다는 당찬 포부를 담았다.
다윈이엔씨의 비즈니스 모델은 명확하다. 컨테이너선, 원유 운반선, 해양 플랜트 특수선 등 상선이 운항하는 데 필요한 수많은 부품과 소모품을 선주나 선사를 대신해 빠르고 저렴하게 조달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스스로를 “해운업계의 심부름센터”라고 유쾌하게 정의한다.
“배에는 몇십만 가지 부품이 필요합니다. 선사가 수백 군데의 기자재 업체를 일일이 접촉하는 것은 엄청난 고역이죠. 저희는 그들의 불편함을 통째로 위임받아 가장 빠르고 합리적인 가격에 문제를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국경과 시차를 뛰어넘은 고객 감동
기술력도, 든든한 배경도 없이 시작한 사업 초기. 매일 “왜 안 될까?”를 자문하며 깊은 좌절에 빠지기도 했던 그를 일으켜 세운 것은 ‘고객 감동’이라는 단 하나의 맹신이었다.
“갑(고객)의 위치에 있는 담당자가 일을 챙기기 전에 우리가 먼저 납기를 알려주고, 필요한 것을 선제적으로 제안해 업무를 극도로 편하게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제가 생각한 최고의 서비스였습니다.”
시차가 다른 전 세계 바이어들을 상대하기 위해 그는 침대 옆에 노트북을 켜두고 스피커 볼륨을 최대로 높인 채 선잠을 잤다. 새벽에 이메일 알림이 울리면 즉각 일어나 답장을 보냈다. “당신은 잠도 안 자느냐”며 놀라는 해외 바이어에게 “나는 너를 위해 365일 24시간 대기하고 있다”는 그의 답변은 단순한 립서비스를 넘어 묵직한 신뢰로 쌓였다.
이러한 진심은 위기 속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마스크 품귀 현상을 빚으며 혼란에 빠졌을 때, 그는 다른 리스크를 걱정하는 것에 앞서 바이어들의 ‘결핍’에 주목했다. 부품을 발주한 해외 바이어들의 화물 안에 귀한 마스크를 꽉꽉 채워 넣었고, 오랜 거래처의 담당자들에게는 자택 주소를 물어 항공편으로 마스크와 함께 “너와 네 가족의 건강을 기원한다”는 편지를 띄웠다. 물건을 파는 장사꾼이 아닌, 마음을 어루만지는 파트너로 각인된 순간이었다. 이러한 뚝심은 ‘수출의 탑’을 두 차례 수상하며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결과로 증명되었다.

장사꾼에서 ‘사업가’로, 해운업계의 AI 플랫폼을 그리다
부품 공급뿐만 아니라 제조업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탄탄한 성장을 이어온 다윈이엔씨. 설립 10주년을 맞이한 지금, 김 대표의 시선은 단순히 회사의 덩치를 키우는 것을 넘어 산업 전체의 구조적 혁신을 향해 있다.
“일본은 이미 무인 선박 시대를 목표로 국가적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반면 우리는 여전히 똑같은 부품을 두고 수많은 업체가 단가 경쟁을 벌이는 소모적인 싸움을 하고 있죠. 저는 인공지능(AI)과 자동화를 접목해, 바이어와 공급자가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통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단순한 기계 부품 회사가 아니라, 해운 산업의 미래화를 앞당기는 발판이 되는 것이 다윈이엔씨의 궁극적인 비전입니다.”
그는 회사의 눈부신 성장의 공을 온전히 직원들에게 돌렸다.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업무 강도 탓에 이직률이 높은 업계의 고질적인 한계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는 구성원들이야말로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이라는 것이다.
“흙수저 창업가였던 제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 직원들에게도 성공의 발판을 꼭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다윈이엔씨에는 훌륭한 인재들이 많습니다. 결혼과 출산 등의 문턱을 넘어 남녀 모두 일하기 가장 좋은 환경, 성공하기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저의 중요한 숙제이기도 합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발상의 전환, 10년을 하루 같이 이어온 지독한 고객 사랑. 일론 머스크가 서로 다른 사업을 결국 하나의 우주로 연결해 내듯, 김경덕 대표가 쏘아 올린 다윗의 물매가 향후 해운업계에 어떠한 물결을 일으킬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인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maker.kr
| [히든 챔피언] 정하민 웰씨코리아 대표 (0) | 2026.06.01 |
|---|---|
| [히든 챔피언] 이재준·장석민 (주)에듀유러닝 대표·부대표 (0) | 2026.06.01 |
| [Cover Story] (주)골드러시 세일즈 부띠끄 김승만 대표이사 (0) | 2026.05.27 |
| [Cover Story] 강지선 오복어린이치과 대표원장 (0) | 2026.05.22 |
| [히든 챔피언] 이정훈 대구바이트 대표 (0) | 2026.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