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의 컴백, 멈추지 않았던 그 이름 ‘자두’
“이게 ‘자두’다라고 말할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2000년대 초반, 자두는 분명 대중음악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던 아티스트였다. ‘김밥’, ‘대화가 필요해’, ‘잘가’ 등으로 대표되는 그의 음악은 단순히 히트곡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당시 자두는 특정 장르에 속하기보다 하나의 캐릭터이자 흐름으로 소비됐다. 자유롭고 직설적인 표현, 해학과 풍자를 담은 가사, 그리고 무엇보다 가공되지 않은 자연스러움은 자두를 단번에 대중의 기억 속에 각인시켰다. 흔히 ‘여자 싸이’라는 수식어로 불리기도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독특한 결이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자두의 음악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시대의 공기를 담아낸 기록에 가깝다. 당시에는 가볍고 유쾌한 음악으로 소비되기도 했으나 시간이 흐른 지금은 그 안에 담긴 메시지와 해석의 여지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는 그가 단순한 트렌드형 가수가 아니라 자신만의 결을 지닌 아티스트였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 이후의 시간은 단순히 ‘전성기 이후’로 정의되기에는 부족하다. 방송과 음악, 다양한 활동을 오가며 자두는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왔다. 대중의 시선에서는 공백으로 비칠 수 있었던 시간 역시 자두에게는 또 다른 형태의 축적이었다. 실제로 그는 음악을 멈춘 적이 없다고 말한다. 다만 무대 위에 서는 방식과 타이밍이 달라졌을 뿐이다. ‘6시 내 고향’을 비롯한 교양 프로그램, CCM 활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고 그 과정 속에서 또 다른 자두를 만들어왔다. 그 시간들은 단절이 아니라 확장이었다. 그리고 그 확장은 결국 다시 ‘가수 자두’로 이어질 준비 과정이기도 했다.
2026년, 자두는 11년 만에 미니앨범 ‘말말말’로 돌아온다. 이번 컴백은 단순한 복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과거의 자두와 현재의 자두, 그리고 앞으로의 자두를 하나로 잇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도망이 아닌 이동’이라는 키워드는 그 흐름을 가장 잘 설명하는 문장이다. 회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이어가는 과정. 이번 앨범은 그 자체로 자두라는 이름의 현재형이다. 그래서 이번 컴백은 nostalgia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에 가깝다.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지금의 자두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그 답이 ‘말말말’이라는 앨범 안에 담겨 있다.

11년 만의 앨범 발표를 앞둔 소감은
“사실 저는 ‘컴백’이라는 단어가 조금 어색하게 느껴져요. 음악을 완전히 멈춘 적은 없었기 때문에 돌아온다는 개념보다는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앨범으로 인사를 드리는 느낌이 더 가깝습니다. 작년에 이전의 자두, 과거의 제 모습들과 화해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시간을 지나면서 비로소 지금의 저를 다시 직면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네요. 그래서 이번 앨범은 새로운 시작이라기보다는 끊어졌던 연결고리를 다시 이어주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은 많았지만 기회나 타이밍이 맞지 않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러 상황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앨범을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감사한 마음이 크죠. 그 감사함이 오히려 설렘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지금은 결과보다 이 과정 자체가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이번 앨범이 자두에게 갖는 의미는
“이번 앨범은 자두가 다시 자두다워지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의 자두와 지금의 자두, 그리고 앞으로의 자두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어주는 작업입니다. 그동안 중간중간 끊겨 있던 감정과 시간들이 있었는데 그것을 다시 연결해주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음악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제 존재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자두여서 다행이다’라는 마음으로 만들었고 그 감정이 앨범 전반에 담겨 있죠. 요즘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이 ‘자두다움이 무엇인가’인데 그 고민의 결과물이 이번 앨범이예요. 과거에 머무르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는 것도 아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자두의 모습을 담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 앨범은 결과보다 과정의 의미가 더 큽니다. 듣는 분들께도 그 흐름이 그대로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타이틀곡 ‘말말말’에 담긴 메시지는
“당연히 ‘말말말’은 말에 대한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기준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정말 많은 정보와 수많은 말들이 넘쳐나는 시대라고 느낍니다. 그런데 그 말들을 계속 듣다 보면 어느 순간 다른 사람의 기준이 나의 기준처럼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 역시 그런 경험을 많이 했고 그 안에서 많이 흔들렸던 시기도 있었죠. 그래서 이 곡을 만들 때 ‘그 속에서 나의 기준을 다시 찾아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곡을 쓸 때 수정 없이 떠오르는 그대로 담는 편인데 이 곡 역시 그 당시의 감정이 그대로 들어가 있습니다. 그 시점의 저는 기준이 굉장히 필요했던 상태였고 동시에 이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음악으로 하고 싶었던 것 같아다. 그래서 가사뿐만 아니라 사운드와 퍼포먼스에서도 에너지를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결국 이 곡은 저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면서 동시에 지금을 살아가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도망이 아닌 이동’이라는 앨범 키워드는 어떻게 탄생했나
“이전에는 조금 더 잘 꾸며내고 좋은 말들로 포장하는 것들이 가능했던 시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걸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어느 순간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가장 자두다운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되었고 많은 분이 저에게 자연스러움과 자유로움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됐고 결국은 솔직함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꾸며내기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그 흐름에 맞춰 이동하는 것 그것이 저에게는 더 자연스러운 방식이더라구요. 그래서 도망이나 회피가 아니라 그 순간의 감정과 상황을 그대로 인정하면서 이동해온 시간들을 음악으로 담아내고 싶었죠. 이 앨범 안에는 그런 감정의 흐름과 변화의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짧은 다섯 곡이지만 하나의 서사처럼 이어지도록 구성한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결국 ‘이동’은 저에게 솔직해지는 과정이었어요.”

음악적으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이번 앨범에서는 ‘흩어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주변에서 너무 많은 의견과 조언을 주셨는데 오히려 그것들이 혼란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다양한 장르와 방향성 속에서 기준을 잃으면 음악도 같이 흔들리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제가 가장 하고 싶었던 밴드 사운드를 중심으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자두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에너지와 퍼포먼스를 함께 담으려고 했죠. 저는 스스로를 주류 안에서의 대안적인 음악을 해온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특정 장르에 얽매이기보다는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운드를 선택했습니다. 각 곡마다 자두의 다양한 모습을 나눠 담은 것도 그런 이유예요.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나다움’이었습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은
“사실 성적이나 순위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늘 틈새에 있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비교의 기준 자체가 없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성적보다는 ‘연결’이 더 중요합니다. 끊어졌던 시간과 감정이 다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앨범이 하나의 고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했던 작업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활동을 멈췄던 사람이 다시 앨범을 낸다는 것은 큰 부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음악 시장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시 자두답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앨범 준비 이외의 근황은 어땠나
“많이들 공백기라고 이야기 해주시는데 사실 저는 계속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웃음) 다양한 방송과 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대중과 만나왔어요. ‘6시 내 고향’ 같은 프로그램도 오래 했고 교양 프로그램도 많이 했습니다. CCM 활동도 계속 이어왔습니다. 저는 늘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씀드려왔습니다. 단지 무대에 서는 방식이 달랐을 뿐입니다. 그 시간 동안 다양한 경험을 했고 그것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공백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형태의 축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성기 당시 대중이 자두를 사랑했던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당시에는 가볍고 쉬운 음악으로 받아들여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안에 담긴 의미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풍자와 해학이 담긴 가사들이 다시 해석되고 있습니다. 자유롭고 가공되지 않은 모습도 큰 매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무해한 음악’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오히려 지금 들어보면 더 세련됐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습니다. 결국 그 당시의 선택들이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자두에게 좋은 음악, 좋은 가수란
“결국 ‘나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개성대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죠. 저도 그걸 다시 깨닫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좋은 가수는 자신의 음악과 이름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대에서 관객을 주인공으로 생각하는 태도도 중요합니다. 저는 저를 ‘누군가의 한 순간의 추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기억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그런 가수가 좋은 가수라고 생각해요.”
11년이라는 시간은 자두에게 공백이 아니라 축적이었다. 그리고 그 축적은 ‘말말말’이라는 앨범으로 다시 이어진다. 이번 컴백은 과거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직면하는 선택이다. 수많은 말 속에서 자신의 기준을 찾으려는 그의 질문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닿는다. 여전히 ‘자두다움’을 고민하는 그 태도 자체가 이번 앨범의 핵심이다. 그리고 그 답은 이미 음악 속에 담겨 있다.
이슈메이커 김갑찬 기자 kapchan17@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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