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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AI 메모리 주도권 쥐며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

매거진

by issuemaker 2026. 3. 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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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메모리 주도권 쥐며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

SK그룹 리더 육성 시스템의 성공사례 꼽혀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의 도약 정조준


SK그룹이 인공지능(AI) 시대에 발맞춰 ‘도약’을 천명하는 배경엔 SK하이닉스가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으로서 인공지능 시장의 성장 속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입지를 탄탄히 굳혀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수장인 곽노정 사장의 위상도 높아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9월부터 미국 법인들의 회장·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며 SK하이닉스와 곽 사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SK하이닉스 뉴스룸


  
메모리 불황기서 위기관리, HBM 시장 선점
SK하이닉스를 이끄는 곽노정 사장은 최태원 회장이 외치는 ‘AI 드라이브’의 선봉장이다. 지난 2024년 6월 최 회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 ‘반도체위원회’를 신설하고 곽 사장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그룹 차원의 반도체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SK하이닉스를 AI 메모리 선도 기업으로 이끌어온 곽 사장의 리더십을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곽 사장은 CEO에 오르기 전까지는 반도체 업계에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다만 재료공학 박사 출신으로 1994년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에 입사해 32년째 SK하이닉스에서만 근무한 정통 ‘하이닉스맨’이다. 그동안 D램 공정 팀장, 제조 기술 담당 임원, 청주 팹(FAB) 책임자 등 요직을 거치며 연구개발과 양산 안정화 전반을 경험했는데, 공정의 안정성, 수율 관리, 원가 구조 개선 등 제조 경쟁력에 강점이 있는 현장·관리자형 리더라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한 해 매출 97조 1,467억 원, 영업이익 47조 2,063억 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뉴스룸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가 물러나면서 곽 사장이 후임 대표이사에 선임되던 당시 반도체 업황은 얼어붙은 상태였다. 2022년과 이 여파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는데, 2022년 4분기에는 영업손실 1조 7,012억 원에 순손실률이 46%에 달했다. 이어 발표된 이듬해 1분기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해 영업손실 3조 4,023억 원의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에 비해 위기를 비교적 수월하게 넘겼다. 이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의 맹주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감산 타이밍과 투자 집행 관리, 고정비 최소화 등 곽 사장 체제의 보수적 운영 전략이 효과를 냈다고 평가한다.


  위기를 넘긴 이후 SK하이닉스는 흑자전환에 성공해 HBM으로 빠르게 눈을 돌려 초기 시장을 선점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면서 2023년 하반기부터 HBM 수요가 본격화돼 빠르게 실적을 회복했다. HBM은 출시 초기, 지나친 고성능에 비싼 가격으로 외면받았지만, AI 인프라 확산과 맞물리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한 이후 HBM2E, HBM3, HBM4까지 잇달아 선보이며 기술 리더십을 이어왔다. 이러한 성과는 곽 대표의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성과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SK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부상했다. 곽 사장 부임 당시 11만 원대였던 주가는 어느덧 100만 원을 넘어섰고, 시가총액은 700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한 해 매출 97조 1,467억 원, 영업이익 47조 2,063억 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수요 구조에 맞춰 기술 경쟁력 강화와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한 전략적 대응의 결과”라며 “2025년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해였다”고 강조했다.

 

곽노정 사장은 1994년 전신인 현대전자에 입사해 32년째 SK하이닉스에서만 근무한 정통 ‘하이닉스맨’이다. ⓒSK하이닉스 뉴스룸


  
“자부심은 가지되 자만심은 갖지 말자”
이처럼 SK하이닉스가 AI 시대 대표 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던 데는 기술 투자뿐만 아니라 곽 사장 특유의 구성원 중심 경영 기조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기술 전문가이면서도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개인의 전문성만으로 성과를 낼 수 없다는 판단하에, 각 부서를 연결하고 서로의 역할과 맥락을 이해하는 과정을 강조한다. 진행 상황과 문제를 공유하고 필요할 때 지원한 결과, 기술 개발 성과를 넘어서 고객 중심의 성과를 안정적으로 만든 기틀이 마련된 것이다.


  또한 직원들을 위한 교육과 복지에 힘을 쏟아 부서별 교육 체계 재정비, 임직원들의 자기 계발을 위한 독립적 공간 마련을 마련했다. 보상체계도 강화해 2024년 SK하이닉스는 기본급의 1,5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고, 지난해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역대 최대 수준인 기본급의 2964%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곽 사장은 사장 선임 전 사내 인터뷰에서 “반도체는 장비산업이라고 하지만, 장비를 다루는 주체는 사람이다. 아무리 좋은 장비를 갖추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도 운영할 역량이 있는 사람을 얼마나 확보했는지에 따라 회사의 가치와 역량이 결정된다”고 말한 바 있다.

 

올해도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을 주도하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뉴스룸



  올해도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을 주도하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과제도 만만찮다. 가장 큰 이슈는 용인 클러스터 투자다. SK하이닉스는 용인에 총 6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 중인데, 막대한 규모를 자체 현금과 차입, 증자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투자 속도와 규모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첨단산업 규제 개선과 투자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전열을 수습하고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삼성전자와의 차세대 AI 메모리 주도권 싸움도 치열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작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HBM 시장의 최대 격전지가 될 6세대 HBM(HBM4)을 엔비디아에 납품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더욱이 HBM 성능의 변곡점이 될 ‘로직 다이(Logic Die)’와 같은 시스템 반도체 설계 역량과 생산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시스템 반도체 설계에 노하우를 갖고 있고, 로직 다이 생산을 대만 TSMC에 의뢰해야 하는 SK하이닉스와 달리 대규모 생산라인도 보유 중이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과 중국 기업들의 고액 연봉 스카우트로 인한 핵심 인재 유출 우려도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이 때문인지 곽 사장은 최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함께하는 더(THE) 소통 행사’에서 구성원들에게 “위기의식을 갖되 본원적 경쟁력에 집중하고, 자부심은 가지되 자만심은 갖지 말자”고 강조했다.

 

공급자를 넘어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의 도약은 곽노정 사장이 발표한 새로운 비전이다. ⓒSK하이닉스 뉴스룸


  

  또한 곽 사장이 내세운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Full Stack AI Memory Creator)’로의 도약도 숙제다. 이는 단순히 HBM 칩을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 AI 연산 전 과정에 필요한 메모리 솔루션을 통합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HBM과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기반 확장 메모리, 저전력 온디바이스 메모리까지 아우르며 설계와 패키징, 시스템 최적화를 함께 구현해 AI 병목을 구조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메모리 제조사를 넘어 AI 인프라 설계 파트너로 도약하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곽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진정한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도약하기 위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창의적 방식으로 제시하고 구현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를 위해 컴퓨팅 시스템 아키텍처 연구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빅테크들과 협력 강화를 위해 주요 거점에 ‘글로벌 AI 리서치 센터’를 신설할 방침이다. 동시에 미국 인디애나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구축을 본격화하고 글로벌 생산 경쟁력 강화를 전담하는 ‘글로벌 인프라’ 조직도 신설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생산 체계의 일관성을 강화해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곽노정 사장이 자신의 청사진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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