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 꽃에서 채취한 꿀인 ‘밤 꿀’은 면역력 증진이나 위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효능 때문에 주로 약으로 많이 이용되지만 프랑스의 마롱글라세와 같이 디저트로 활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특유의 향과 강한 맛으로 인해 디저트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속에서도 유난히 밤이나 밤 꿀을 활용한 디저트 제품은 적은 편이다.
마로니에르의 김미경 대표는 이와 같이 밤 꿀이 가진 편견을 벗기고자 프리미엄 디저트 개발에 나서 ‘마롱 허니 누가(Nougat)’를 탄생시켰다. 올해 초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처음 소비자와 만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는데, 이러한 결과물을 만들기까지 시행착오와 어려움도 많았다고 김 대표는 전한다. 그는 “밤은 전분 함량이 높아 디저트로 만들 때 전처리 과정을 까다롭게 진행해야 했고, 밤 꿀의 향 때문에 다른 재료의 향을 모두 없애야 했다”며 “셀 수없이 많은 실패 속에 포기하지 않고 전문가와의 협업과 연구를 진행해 충남 공주 특산물 유기농 밤을 활용한 밤 앙금 디저트 ‘마롱 허니 누가’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견과류와 섞어 만들어 쫀득하고 달달한 맛을 내는 프랑스의 과자 종류인 ‘누가’는 어떤 꿀을 사용하는지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보통 한국에서는 아카시아 꿀이 많이 사용되는데, 김미경 대표는 밤 꿀을 활용함으로써 익숙함 대신 개성 있고 독특한 맛을 고급스럽게 표현하고자 했다. 강한 향에 대한 ‘호불호’는 제주 유채 꿀과 함께 블렌딩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밤 꿀을 벌집 채로 유채 꿀에 재워 쓴맛 대신 좋은 풍미의 디저트로 만들 수 있었다고 그는 귀띔했다. 식감 역시 치아에 붙지 않을 만큼의 쫀득함으로 우아하고 분위기 있는 자리에서도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어린 시절 밤 꿀을 벌집 채 숟가락으로 떠먹을 정도로 밤 특유의 독특한 맛을 좋아했다고 전하지만 본디 ‘파티시에’는 아니다. 패션 업계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 온 그는 창업 이전 F&B 분야와의 협업 과정에서 디저트 분야에 대한 관심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엿보게 되며 디저트 메이커로서 새로운 길을 걷게 되었다. 이처럼 전공자가 아니었기에 ‘까다로운 소비자’의 시선을 함께 유지한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마로니에르가 가진 경쟁력이 된다.
현재 서울 경동시장 청년몰에 입주해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기도 한 김미경 대표는 “향후 성격이나 심리 검사를 통해 콘텐츠와 디저트가 합쳐진 키트 형식의 제품도 구상하고 있다”며 “이처럼 레시피는 물론 다양한 방식의 서비스 개발로 마로니에르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하며 말을 맺었다. 그의 철학과 열정이 바탕이 되어 마로니에르가 디저트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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