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발 컵 통해 기존 속옷 불편함 해소
‘바디 포지티브’ 가치관 확산의 첨병이 될 터
특정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을 한 세대로 묶는 게 새로운 일만은 아니지만, ‘MZ세대’라는 단어로 무려 30년을 한 세대로 묶는 요즘의 사회 풍토에 대해 공감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 ‘나는 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제각기 다른 것처럼, 마찬가지로 다양한 몸이 존재한다는 사실 또한 당연한 진리다. 더 나은 몸이 있거나 잘못된 몸은 없다. 그저 모두 똑같은 몸일 뿐이다.
작은 가슴을 위한, 어컵(acup)
어느 때보다 몸에 대한 담론이 활발한 지금이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암묵적인 미(美)의 기준에 도달하려고 애쓰는 강박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상태다. 하지만 타인이 정해놓은 틀 대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자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바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트렌드의 확산과 같이 사람들이 몸에 대해 더 다양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인식을 행동으로 옮기는 누군가의 용기가 만들어 내는 선한 영향력이기도 하다. 작은 가슴을 가진 여성 중 하나로 살아가며 느꼈던 불편함을 직접 해결하고자 창업을 시작했다는 ‘어컵(acup)’의 이재영 대표도 이와 같은 ‘용기’를 갖춘 인물이다.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속옷 개발을 넘어, 모든 여성의 몸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가치관을 전파하고 싶다고 강조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를 만나 어컵의 탄생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전해준다면?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 생활을 거쳐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클라이언트가 마주한 문제들을 함께 해결하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었는데, 거꾸로 스스로가 가진 고민이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해결해서 사회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된 게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해결하고자 한 ‘고민’이 무엇이었는지
“그간 작은 가슴을 가진 여성 중 하나로 살아가며 불편한 점이 많았다. 체형에 맞는 속옷이 없다 보니 가슴과 브라 사이 들뜨는 공간이 생겨 신경이 쓰이거나, 혹은 나도 모르게 위축되어 이를 숨기고자 했던 때도 있었다. 오랜 시간 당연하듯이 참고 살았는데, 내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내가 왜 누군가 정해놓은 미(美)의 기준이나 제품에 맞춰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 것이다. 그리고 같은 고민과 불편함을 느끼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며 제품 개발로 이어졌다”
첫 제품인 ‘소울 메쉬 브라’를 소개해 준다면
“반년에 걸쳐 란제리 전문가들과 함께 작은 가슴 전용 브라 연구 및 개발을 진행하며 탄생한 제품이다. 자체 개발한 컵과 패턴을 통해 작은 가슴 체형에 들뜸 없이 잘 맞는 편안한 착용감이 특징이고, 이를 통해 과한 볼륨 대신 자연스러운 곡률을 주어 있는 그대로의 라인을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아울러 원단 수급부터 생산까지 모두 국내에서 제작하는 등 완성도와 품질에 심혈을 기울였다. ‘오닉스 블랙’과 ‘샴페인 베이지’ 두 가지 색상이며 사이즈는 둘레 70, 75, 80 및 컵 AA-A컵으로 총 여섯 가지로 구성했다. 향후 AAA컵 등 추가 사이즈 개발도 진행할 계획이다”
제품이 무형의 가치도 창출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우리 사회가 알게 모르게 ‘S라인’, ‘볼륨 있는 몸매’를 강조하고 선호해 온 게 사실이지 않나. 그렇다 보니 이러한 체형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속옷 구매에 있어 선택지도 부족하고 자존감도 상실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어컵이 이러한 분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주는 소통의 창구가 되고 싶다. 실제 제품을 착용해보신 분들 역시 이러한 가치에 크게 공감해주셔서 저희 역시 큰 힘이 되고 있다. 향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바디 포지티브’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 우리 브랜드를 소구(訴求)하고 여기서 듣게 되는 니즈에 따라 새로운 제품을 탄생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자 한다”
창업가로서의 철학과 함께 기업의 비전을 제시해 달라
“단기적으로는 작은 가슴을 가진 분들이라면 ‘어컵’이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성장하는 것이 목표이고, 일본을 비롯한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다. 비전이 있다면 우리 기업은 앞으로도 ‘사람’에 집중하려고 한다. 신기술들은 시장에 계속 등장하지만 모든 게 성공하는 건 아니다. 그 성패(成敗)는 일단 제품을 만들어 놓고 시장에 내놓느냐, 혹은 처음부터 사람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제품을 만드는가에 따라 갈린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컵을 시작으로 또 다른 세상의 통념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신뢰 관계를 쌓아 이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될 것이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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