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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애인 스포츠 역사 쓴 ‘미소 천사’

issuemaker 2026. 4. 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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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애인 스포츠 역사 쓴 ‘미소 천사’

올림픽까지 통틀어 단일 대회 역대 최다 메달
금2, 은3 획득하며 한국 선수단 MVP 등극 

대한민국 선수단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패럴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며 열흘간의 뜨거웠던 열전을 마무리했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동계 패럴림픽 역사상 단일 대회 최다인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며 종합 순위 13위에 올랐다.

 

ⓒ대한장애인체육회


한국 선수 최초의 동계 패럴림픽 2관왕
한국 장애인 스포츠의 대약진 중심에는 김윤지가 있었다. 생애 첫 패럴림픽 무대에서 김윤지는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를 휩쓸며 한국이 따낸 메달 7개 중 5개를 홀로 책임지는 기염을 토했다. 바이애슬론 여자 개인 12.5km에서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동계 패럴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화끈한 메달 레이스를 시작한 그는 이후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바이애슬론을 쉼 없이 오가며 은메달 3개를 추가하는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고, 마지막 날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20km 인터벌 스타트에서도 ‘금빛 질주’를 펼쳐 한국 동계 패럴림픽 사상 첫 2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특히 대회 마지막 경기였던 20km 인터벌 스타트는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무대였다. 김새벽부터 내린 눈비로 설질은 엉망이었지만, 김윤지는 거침없었다. 6km 지점에서 이번 대회 4관왕에 오른 노르딕스키의 전설 옥사나 마스터스에게 잠시 역전을 허용했지만, 9km 지점에서 다시 선두를 탈환한 뒤 마스터스를 여유 있게 따돌리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동·하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틀어 한국 선수가 단일 대회에서 메달 5개를 딴 것은 김윤지가 처음이다. 앞서 올림픽에서는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에서 4개의 메달(금3·동1)을 획득한 바 있고, 패럴림픽에서는 강성국이 1988년 서울 패럴림픽에서 메달 4개(금2·은2)를,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의 홍석만이 4개(금1·동3)를 각각 획득한 바 있다. 다만 안현수와 강성국, 홍석만 모두 계주 메달이 포함된 반면, 김윤지는 오롯이 개인 종목으로만 5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스포츠 역사를 완전히 새로 쓰게 됐다.

 

동·하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틀어 한국 선수가 단일 대회에서 메달 5개를 딴 것은 김윤지가 처음이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재능 숨긴 장애인들, 후회 없이 도전하길”
선천적 이분척추증 척수수막류를 안고 태어난 김윤지에게 스포츠는 ‘또 다른 세상’을 만나는 통로였다. 재활을 위해 찾았던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서 수영을 처음 접한 그는 곧장 두각을 나타내며 2024년 전국 장애인체육대회 수영 5관왕에 올라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그는 당시 받은 상금 300만 원을 자신이 처음 운동을 배웠던 재활병원에 기부하며 ‘깜짝 나눔’을 실천하기도 했다.


  그가 하계엔 수영, 동계엔 노르딕스키 두 가지를 병행하는 ‘이도류’를 병행하게 된 건 초등학교 6학년 때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운영하는 신인 선수 캠프에서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을 만나면서다. 당시 정 회장은 모든 종목에 열심인 김윤지에게 노르딕스키 종목을 제안했다. 재능이 남달랐던 그를 스포츠 선수 키우기 위해 집 앞까지 찾아가 부모에게 읍소하기도 했던 걸로 전해진다.


  이후 대한장애인체육회는 떡잎부터 달랐던 그에게 공을 들였다. 다양한 의·과학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저염식을 제공해 몸 상태를 좋게 유지했다. 저산소 훈련 텐트를 개발해 고지대를 국내에서도 체험할 수 있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장비 정비와 새 장비 제작도 도왔다. 이러한 체육회의 체계적인 관리에 김윤지의 노력이 더해져 노르딕스키 불모지인 한국에서 체육 역사의 한 페이지가 완성됐다.


  김윤지는 이번 대회를 통해 더 많은 장애인이 스포츠에 도전하길 바랐다. 실제 많은 장애인 청소년이 집 안에 머물러 몸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있고, 비장애인들과 학교에 다니더라도 체육 수업에서 제외되는 일이 많다. 김윤지는 “장애가 있는 학생들은 체육을 접하는 기회가 많지 않아 재능이 있어도 그 재능을 펼치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다수”라며 “제 경기나 다른 선수들 경기를 보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사람이 있다면 정말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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