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수도권 생활폐기물 처리 방식 재편

issuemaker 2026. 2. 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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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생활폐기물 처리 방식 재편

소각·재활용 중심 처리 체계로 전환 추진
민간 소각 활용 확대·지역 소통 과제 부각

2026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본격화되면서 수도권의 쓰레기 처리 체계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매립지에 묻던 방식에서 벗어나 소각·재활용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갈 곳 없는 쓰레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픽사베이


직매립 금지, 환경 정책의 명분과 현실
직매립 금지는 토양·지하수 오염을 예방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구조적으로 줄이기 위한 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특히 매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단기간에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한 온난화 효과를 내는 기후변화 요인으로, 국제사회에서도 관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는 생활폐기물을 바로 묻는 관행에서 벗어나, 선별·재활용과 소각 등 전 처리를 거친 뒤 불가피한 잔재물만 매립하도록 함으로써 자원순환 효율을 높이고 환경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정책 시행과 함께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생활폐기물을 소각·재활용 중심 체계로 안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졌는지에 대해서는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재활용률은 제도적으로 꾸준히 개선돼 왔지만, 실제 선별·재활용 과정의 정밀도와 처리 능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는 평가다.

소각 인프라 부족, 지자체 행정의 취약성 노출
경기도 31개 시·군 중 절반에 가까운 14곳은 자체 소각시설이 없거나 처리 용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이들 지자체는 직매립 금지 이후 폐기물을 도내외 민간 소각장으로 반출하고 있으며, 처리 비용은 공공 소각시설의 두 배 이상에 달한다.


  민간 위탁 단가 상승은 곧바로 지방재정 부담으로 이어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으로 주민 부담이 가시화되고 있다. 직매립 금지가 환경 정책인 동시에 ‘생활비 이슈’로 번지고 있는 이유다.

민간 소각 의존 확대와 구조적 위험
서울 25개 자치구를 포함해 수도권 대부분 지자체가 민간 소각업체와의 위탁 계약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가격 결정권이 민간에 쏠리는 구조를 고착화하고, 장기적으로 처리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민간 소각장 가동 중단이나 계약 갈등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공공 처리 역량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책을 시행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부 지자체가 공공·민간 분산 처리 체계를 구축하거나 재활용 선별시설 확충에 나섰지만, 단기간에 효과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지난 1월 1일을 기점으로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본격화되면서 수도권의 쓰레기 처리 체계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



소각장 증설을 둘러싼 갈등과 사회적 비용
최근 수도권 곳곳에서는 소각장 증설·신설을 둘러싼 주민 반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환경 부담 시설을 더 이상 떠안기 어렵다는 ‘지역 수용성’ 문제가 정책의 최대 걸림돌로 떠올랐다. 정부와 지자체는 친환경 소각 기술과 안전성을 강조하지만, 주민 불신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는 유럽 일부 국가처럼 소각을 에너지 회수와 결합한 자원순환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과, 소각 자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비판이 충돌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쓰레기 대란’ 방지와 정책 보완 논의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재해·시설 중단 등 불가피한 상황에 한해 제한적 직매립을 허용하는 예외 조항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제도 경직성으로 인한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한 현실적 조치라는 평가와 함께, 정책 후퇴라는 비판도 동시에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처리 인프라 확충과 비용 구조 개선이, 중장기적으로는 소비 감축과 생산 단계에서의 폐기물 저감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매립을 넘어 순환경제로의 전환
쓰레기 매립 문제는 단순한 처리 공간의 부족이 아니다. 기후위기 대응, 지방재정, 주민 수용성, 소비문화까지 맞물린 사회적 과제다. 직매립 금지는 출발점일 뿐, 진정한 해법은 쓰레기를 덜 만들고, 재활용이 가능한 구조로 사회 시스템을 재편하는 데 있다. 수도권 쓰레기 정책의 성패는 소각장 숫자가 아니라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이슈메이커 이소라 기자 raya25@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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