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터뷰

[히든 챔피언] 나연우 (주)수에르테 대표

issuemaker 2026. 1. 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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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크리에이티브 IP 플랫폼의 표준을 제시하다

소유 아닌 파트너십, ‘프로젝트 기반 공동 매니지먼트(PMC)’ 제시
아티스트의 창작과 비즈니스 잇는 ‘Next Creativity’ 파트너
 

음악과 영화, 드라마 등 ‘K-콘텐츠’는 이제 글로벌 문화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화려한 조명의 이면에는 전속 계약과 고정비 중심의 레거시 시스템이 야기한 ‘구조적 비효율’이라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콘텐츠의 성패가 치밀한 전략보다는 개인의 역량이나 ‘운’에 맡겨지는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주)수에르테는 아티스트를 ‘소유된 자산’이 아닌 ‘함께 경영하는 파트너’로 재정의하며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산업 전반의 병목을 해결하는 ‘전략적 컨트롤 타워’를 자처하는 나연우 대표를 만나 수에르테가 그리는 미래를 들어보았다.

ⓒ(주)수에르테


‘운’에 맡겨진 성공 공식, ‘시스템’으로 재설계하다
스페인어로 ‘행운’을 뜻하는 기업명 ‘수에르테(SUERTE)’. 하지만 나연우 대표가 주목한 것은 막연한 행운이 아닌, 성공을 필연으로 만드는 ‘시스템’이다. 그는 기존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안고 있는 만성적인 문제, 즉 외주의 파편화와 전략의 부재 및 자율성 상실에 주목했다. 나 대표는 “아티스트와 기획사는 창작(Creating) 영역에서는 탁월하지만, 대형 기획사를 제외하면 제한된 인력과 리소스 환경 속에서 결과물을 시장에 알리고 자산화하는 전략 기획, 브랜딩, 팬덤 관리 등의 실행 영역은 외주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처럼 파편화된 외주 구조는 전략의 일관성을 해치고 비용 효율을 떨어뜨려, 결국 콘텐츠의 성패가 ‘운’에 좌우되는 구조를 반복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산업적 병목을 해결하고자 설립된 수에르테의 솔루션은 1인 기획사뿐만 아니라 중·소형 기획사, 프로젝트 레이블 등 아티스트 중심 조직 전반을 아우른다. 창작 외의 모든 과정을 통합 설계하고 실행함으로써, 아티스트와 기획사가 온전히 창작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Next Creativity 전략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수에르테는 아티스트를 전속으로 보유하지 않고, 앨범을 하나의 브랜드이자 사업 단위로 보고 기획-콘텐츠-유통-성과 구조를 직접 실행하는 엔터테인먼트형 A&M(Alvarez & Marsal식 실행형 구조·성과 컨설팅) 파트너입니다.”

  수에르테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은 ‘PMC(Project-based Management Contract, 프로젝트 기반 공동 매니지먼트)’다. 이는 전속 계약으로 아티스트를 내재화하는 것이 아니라, 앨범과 공연, 콘텐츠, 캠페인 등 프로젝트 단위로 결합해 공동 경영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수에르테는 단순한 대행사가 아닌, 공동 CEO이자 CMO의 역할을 수행한다. 더 나아가 지식재산권(IP)의 생애주기 전반을 설계하고 자산성을 극대화하는 ‘CIO(Chief IP Officer)’이자, 프로젝트 단위로 아티스트와 원팀이 되어 실행을 책임지는 ‘CPP(Chief Project Partner)’라는 구체적인 역할을 맡는다.

  운영 구조 또한 혁신적이다. 고정비 없는 ‘Plug & Play’ 인프라를 제공하되, 성과 기반 수익 분배(RS) 구조를 전제로 하여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나 대표는 “전략 기획부터 콘텐츠 제작, PR, 커머스, 공연까지 원스톱으로 총괄하되, 실행은 분야별 전문 외주 파트너들과 분산 협업한다”며 “단, 모든 커뮤니케이션과 일정, KPI(핵심성과지표) 관리는 수에르테라는 중앙 컨트롤 타워에서 통합 조율함으로써 전략의 누수를 막고 효율을 극대화한다”고 설명했다.

 

중앙대학교 연극학과 산학협력 전문가로 활동 중인 나연우 대표는 최근 영화 ‘꼬리잡기’를 제작했다. ⓒ(주)수에르테


독립된 3개의 셀(Cell), 유기적인 IP 확장의 루프
수에르테의 실행력은 ‘EXTASE(엑스타즈)’, ‘RODA(로다)’, ‘PEERLESS(피어리스)’라는 세 개의 유닛을 통해 구현된다. 이들은 단순한 사업부가 아니라, 각기 다른 역할과 책임을 지닌 독립된 ‘셀(Cell)’ 구조로 운영된다. ‘EXTASE’는 K팝과 뮤직을, ‘RODA’는 브랜드와 크리에이터를, ‘PEERLESS’는 배우와 작품을 전담한다.

  “핵심은 이 세 유닛이 각각 독립적으로 기능을 수행하되, 하나의 IP가 여러 유닛을 순환하며 확장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설계된 ‘유기적 교차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음악 IP는 팬덤·커머스로 확장되고, 브랜드 협업을 통해 추가 수익과 노출을 확보하며, 나아가 배우·작품 IP로 재개발되어 새로운 시장으로 연결되죠.” 나 대표는 이러한 ‘순환적 크로스오버’ 구조를 통해 하나의 IP가 2~3개의 수익 퍼널로 순환하는 ‘매출의 루프(Loop)’를 만드는 것이 수에르테의 독보적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PEERLESS’ 사업부의 행보는 그들의 실행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중앙대학교 연극학과 산학협력 전문가로 활동 중인 나연우 대표는 최근 영화 ‘꼬리잡기’를 제작했다. 신인 배우(학생)들에게 단순한 프로필이 아닌, 자신의 연기력을 증명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포트폴리오를 쥐여주기 위해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배우 개인에게 ‘인생 캐릭터’를 설계해 주고, 그것이 가장 잘 드러나는 맞춤형 작품을 기획 및 제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수에르테가 단순히 아티스트를 관리하는 것을 넘어, 콘텐츠를 직접 기획·제작하여 이들의 가치를 입증해 내는 ‘인큐베이팅 파트너’임을 증명하는 결정적 사례다.

영화 ‘꼬리잡기’는 배우 개인에게 ‘인생 캐릭터’를 설계해 준 맞춤형 작품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았다. ⓒ(주)수에르테


  나연우 대표가 바라보는 수에르테의 지향점은 명확하다. 단순한 에이전시나 제작사를 넘어, IP를 자산화하는 ‘플랫폼형 기업’으로의 도약이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아티스트를 위한 ‘차세대 디즈니’이자, 크리에이티브 IP 업계의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를 꿈꾼다고 전했다. 디즈니가 캐릭터와 스토리로 영속적인 가치를 창출했듯, 수에르테는 아티스트의 고유한 서사를 브랜드로 만들고 이를 전 세계에 유통하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IP 그룹이 되겠다는 포부다.

  아울러 아티스트와 배우, 브랜드, 크리에이터들이 자본이나 소속 규모에 종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창작과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는 마음도 전했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개성 있는 창작들이 더 자유롭게 시장에 나올 수 있고, 결과적으로 대중 역시 훨씬 더 다채롭고 풍부한 취향과 예술을 접할 수 있게 된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수에르테가 각 창작물과 개인의 결에 맞는 맞춤형 크리에이티브 전략과 인큐베이팅을 결합해 주는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으로 그는 말을 맺었다.

  “인생은 하나의 예술, 하나의 취향만으로는 너무 짧습니다(Life's Too Short for One Art, One Taste).” 나 대표의 말처럼, 수에르테는 아티스트에게는 창작의 자유를, 산업에는 전략적 체계를 불어넣으며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엔터테인먼트 생태계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슈메이커 손보승 기자 rounders23@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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