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인물 - 건축 및 기획 전문가 부문] 김규훈 ㈜팬스타인프라건설 이사, 바론건축디자인 대표
사람을 위한 길을 걷는 건축가

김규훈 ㈜팬스타인프라건설 이사, 바론건축디자인 대표
사진=김남근 기자
- 병원 경영 전문가에서 팬스타그룹의 건축 혁신가로
- 국경을 넘는 비즈니스, 사람과의 진정한 소통을 말하다
최근 국내 건설 산업은 규모와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정작 사용자들이 원하는 진정한 가치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 가운데 사람과 진정성을 우선시하며 사용자의 필요를 정밀히 담아내는 건축을 실현하고 있는 이가 있다. 병원 경영 전문가로 성공 가도를 달리다, 전혀 다른 영역인 건설·건축 분야로 대담한 전환을 선택한 김규훈 ㈜팬스타인프라건설 이사다. 병원 건축의 특수성을 이해하며, 사용자가 진심으로 원하는 공간을 실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그는 이익보다 사람, 효율보다 본질을 선택하며 지금 이 시대가 주목할 만한 가치를 품고 있다.



김규훈 이사는 과거 병원을 운영하며 얻은 현장 경험의 특수성을 살려 설계의 가장 작은 부분에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 공간에 대한 최고의 값진 보상을 실현해내고 있다. 사진은 김규훈 이사가 설계에 참여한 국내 건축물들.
ⓒ 팬스타인프라건설
병원 경영 20년, 뜻밖의 건축과 만나다
김규훈 이사의 첫 커리어는 건축과는 전혀 무관한 병원 경영이었다. 20년 넘게 병원 경영 전문가로서 일하며 다양한 병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그였다. 현장에서 쌓아온 탄탄한 경험과 날카로운 통찰력 덕분에 업계에서 두터운 인정을 받았지만, 정작 그에게 병원 경영은 언젠가부터 완벽히 만족스럽지 않은 길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익과 효율 극대화에 치중한 현실에 정작 사람의 진정한 필요가 가려지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러한 고민이 깊어지던 시기, 그에게 뜻밖의 변화가 찾아왔다. 세월호 사고 이후 강화된 병원 시설 규제와 병원 건축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병원 경영자인 그가 자연스럽게 건축 분야에 깊이 관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 것이다. 처음에는 병원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자문 역할이었지만, 어느새 그는 병원 설계의 세부적인 부분에 직접 의견을 내고 있었다. 현장을 점검하고 설계자들과 소통하면서 건축이 가진 본질적 매력과 가능성을 새롭게 발견했다. 사용자가 진정 원하는 건축,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설계에 대한 흥미가 깊어져 간 시기였다.
이 무렵, 그의 열정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본 것은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이었다. 김 회장은 김 이사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지내온 막역한 삼촌이었다. 친척 중에서도 유독 그를 아껴주고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던 김 회장의 존재 덕분에, 커리어의 대담한 전환은 더욱 자연스럽고 흔쾌하게 결정될 수 있었다. “삼촌이자 회장님이 ‘본격적으로 건축·건설 분야에서 제대로 해보자’고 제안했을 때, 망설임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서로를 잘 알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라고 김 이사는 회상했다. 그렇게 그는 팬스타인프라건설 이사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모두가 꺼리던 프로젝트, 그 공간에서 배운 진정한 건축의 의미
건축·건설 분야로 진입한 김규훈 이사에게 병원 건축은 새로운 직업적 도전 이상의 무게감을 안겨주었다. 병원은 생과 사를 넘나드는 긴장감 속에서 환자와 의료진의 삶이 담긴 공간이었고, 작은 설계 하나가 누군가의 일상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는 민감한 곳이었다. 법적 규제와 복잡한 조건 속에서 많은 이들이 병원 건축을 꺼렸지만, 그는 오히려 그 까다로움 속에서 가장 의미 있는 건축을 발견했다.
병원을 운영하면서 의료진과 나누었던 수많은 대화, 긴급 상황 속에서 병원을 찾아온 사람들의 절박한 얼굴이 지금도 그의 뇌리에 선명히 남아 있다. 그는 “병원을 경영하며 실제로 겪어봤기에, 이 공간이 얼마나 세심하게 설계되어야 하는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환자들의 작은 불편 하나, 의료진의 동선 하나까지 전부 고려해야 했어요”라며 “병원을 지어가는 과정에서 건축의 진정한 본질을 알게 되었습니다”라고 전하는 김 이사다. 건축은 멋진 외형이나 화려한 설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국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더 낫게 만들어주는 일’이라는 깨달음도 이 시기에 피부로 체득했다고 한다.
그가 맡은 병원 건축은 늘 쉬운 적이 없었다. 남들이 어려워 피하는 공사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김 이사는 그런 일들에 오히려 보람과 가치를 느꼈다. 어려운 일을 해결할 때마다 쌓이는 신뢰와 그 과정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안도와 기쁨은 그에게 무엇보다 값진 보상이었다. 그는 “모두가 어려워서 꺼릴 때 오히려 저는 ‘도전할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하나씩 해나갔고, 그 과정에서 얻은 작은 성공들이 지금의 저를 버티고 성장할 수 있게 한 힘이 되었습니다”라고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공간을 짓는 과정에서 그는 사용자 중심이라는 명확한 건축 철학을 갖게 되었다. 그의 건축은 숫자나 효율을 넘어서, 사람을 향한 깊은 고민과 배려의 결과물이었다. 이것이 김규훈 이사가 이 일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믿는 이유이자,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되었다.



팬스타그룹은 대한민국 최초로 크루즈 사업을 시작해 운송, 무역, 관광, 금융, IT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한 종합기업으로, 선박과 건축을 연결한 융합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하고 있다. 사진은 팬스타그룹이 보유한 선박의 내·외부와 팬스타그룹 서울 사옥의 모습.
ⓒ 팬스타인프라건설
타국에서 마주한 문화적 장벽, 소통과 공감으로 뛰어 넘다
김규훈 이사의 도전은 국내에서 그치지 않았다. 병원 건축을 통해 쌓은 신뢰와 경험을 발판 삼아, 그는 필리핀과 일본이라는 새로운 무대로 걸음을 내디뎠다. 해외 프로젝트는 국내와는 다른 건축 그 이상의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현지 문화와 언어, 법률적 제한까지 복잡한 변수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 낯선 도전에서 더 큰 가능성을 보았다.
필리핀 클락 지역에 600평 규모의 카페를 짓게 된 그는, 현지의 느린 행정 처리와 익숙하지 않은 관행에 수없이 부딪혔다. 프로젝트가 지연될수록 초조함은 커졌지만, 김 이사는 서두르는 대신 현지의 방식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택했다. 그는 “처음엔 무척 답답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현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문제의 실마리가 하나씩 풀려갔죠”라고 전했다. 이어 “건축이 결국 사람과의 소통이자 공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 되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일본 고베에서의 고급 주택 리모델링 프로젝트 또한 쉽지 않았다. 일본 특유의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건축문화와 부딪히면서, 그가 제안한 혁신적인 디자인은 처음부터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끈질긴 설득과 성실한 태도로 결국 현지인의 마음을 열었고,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일본 프로젝트를 끝낸 뒤 김 이사는 현지에서의 경험을 통해 건축은 결국 ‘사람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한 진심 어린 소통’이라는 자신의 신념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국경을 넘는 과정에서 그가 배운 것은 건축의 기술이 아닌, 결국 사람의 소중함이었다. 소통과 진정성만이 어떤 상황에서도 통하는 힘임을 깨달았고, 이는 그의 철학을 더욱 단단히 만들어 주었다. 김 이사는 “국경을 넘어 건축을 한다는 건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짓는 일이었어요. 제 건축이 앞으로도 그런 가치를 담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김규훈 이사는 병원 건축으로 다져온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토대로 해외에서도 도전을 이어가며 문화적 차이와 제약 속에서도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건출물을 완성시켰다. 사진은 김규훈 이사가 참여한 필리핀과 일본의 건축물들.
ⓒ 팬스타인프라건설
팬스타그룹과 함께, 문화의 경계를 넘는 새로운 도전
국내외의 프로젝트를 통해 사용자 중심 건축 철학을 명확히 다진 김규훈 이사에게 팬스타그룹의 다채로운 환경은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팬스타그룹은 대한민국 최초로 크루즈 사업을 시작한 기업이자 운송, 무역, 관광, 금융, IT 등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한 종합 기업이다. 일본 통관 면허를 국내 최초로 획득한 선사이며, 일본 철도(JR)를 연계한 일본 전역의 화물 육상 운송과 한-일, 한-중간 페리를 국내 육상운송과 연결도 가능한 국내 최초의 랜드브릿지서비스 기업이다. 김 이사가 속해있는 팬스타인프라건설은 이 그룹의 든든한 배경과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그에게 팬스타그룹과의 만남은 그저 좋은 직장을 얻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건축의 경계를 허물고 더 넓은 세계를 향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특히 팬스타그룹의 대표 사업인 선박과의 융합 아이디어는 김 이사에게 새로운 통찰력을 가져다주었다.
“선박은 건축물과 비슷하지만 또 완전히 다른 분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사람을 위한 공간을 만든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그래서 선박 설계와 건축 기술을 서로 연결하고 응용하면 큰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의 이런 생각은 그룹 내에서 독특한 프로젝트로 발전되었고, 현재도 다양한 형태의 융합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이 중 특히 인상적인 사례는 팬스타그룹이 추진하는 일본 대마도 호텔 건립 프로젝트다. 바다를 오가는 팬스타의 선박과 육상의 공간 건축을 연결한 이 프로젝트는 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그룹 내 자원이 결합하여 탄생했다. 일본 현지의 자연환경과 문화적 특징을 세심히 반영하면서, 동시에 팬스타그룹의 브랜드 정체성을 확장할 수 있는 혁신적 공간을 설계하고 있다.
김 이사에게 팬스타그룹과의 협업은 건축적 시너지를 넘어 사람과 기업 간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가르쳐준 경험이었다.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와 팬스타그룹의 합작사인 ㈜PSBX동산의 전략적 재무 파트너로 선임된 김직 이사와의 협업도 그 연장선이다. 지난 3년 동안 김규훈 이사는 김직 이사와 함께 팬스타그룹의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법인 설립과 경영, 재무, 컨설팅 분야에서 다양한 도움을 주고받았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소규모·구축 건물에 적합한 유압 리프트식 엘리베이터를 기획·개발 중인데, 이는 지하 굴착이나 옥상 박스 설치 없이 약 3층 규모 건물에 적용 가능하며, 현재 법적 검토와 시제품 적용을 준비해 건물 가치 향상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러한 긴밀한 협업을 기반으로 이제 정식으로 함께 팬스타그룹의 새로운 성장과 도약을 이끌어갈 계획이다. 김 이사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큰 자산이고 힘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김규훈 이사와 김직 이사는 지난 수년간 다양한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건축, 재무, 경영 전반에서 긴밀한 협업을 이어왔다. 두 사람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력은 앞으로도 더욱 폭넓은 프로젝트로 확장될 예정이다. 김규훈 이사(왼쪽)와 김직 이사(오른쪽).
사진=김남근 기자
사람을 위한 건축, 그가 지켜온 진심의 원칙
김규훈 이사는 건축가이자 기획자로서 늘 자신만의 원칙을 지켜왔다. 그중 하나는 투자 PF(프로젝트 파이낸싱)를 철저히 거부하는 것이었다. 빠른 이익 창출보다, 사용자의 진정한 필요와 만족을 중심에 둔 건축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부터 돈만 보고 달려들면, 결국 사용자가 원하는 진정한 가치는 사라지게 됩니다. 저는 그럴 바엔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라며 자신의 확고한 원칙을 설명했다.
그가 이런 원칙을 세우고 지켜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가족이었다. 특히 자녀들을 생각하면 더욱 흔들릴 수 없었다. 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었기에, 돈이나 효율보다 더 깊은 진심과 정성을 담아 일을 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아버지가 하는 일을 보며, ‘돈이 아닌 사람을 위한 건축’을 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기를 늘 바랍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이제 그는 그들의 파트너인 김직 이사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더욱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해 가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김 이사의 최종 목표는 늘 변함이 없다. 건축과 공간이 결국 사람의 삶에 진정한 위로와 기쁨을 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팬스타그룹의 탄탄한 인프라를 활용해 더욱 폭넓고 의미 있는 프로젝트들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람을 위한 건축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말했다. “제가 가는 길은 늘 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때만큼은 늘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도 이 가치를 잃지 않고 계속 나아가겠습니다.” 그의 목소리에서 묻어나는 단단한 확신과 진정성은, 앞으로도 그가 지켜나갈 삶의 방향과 자긍심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김규훈 이사는 팬스타그룹과 함께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도전의 폭을 넓히고 있지만, 어떠한 영역에서도 여전히 자신만의 원칙을 지키며 걷고 있다.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 사람의 삶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 그가 끝까지 지키고 싶은 신념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이런 그의 신념을 비효율적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김 이사에게 진정한 효율은 사람의 만족과 행복이다. 팬스타인프라건설, 팬스타그룹과 함께 그의 진심이 앞으로 또 어떤 공간과 사람을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지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건축이 아닌 삶을 짓는 사람, 김규훈 이사의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슈메이커 김남근 기자 issue8843@issuemak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