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인물 - 정리수납 전문가 부문] 이은영 홈앤정리수납 대표
정리수납 그 이상의 가치, 일상의 질서를 디자인하다
이은영 홈앤정리수납 대표사진=김남근 기자
- 단순한 정리 아닌 삶의 방향성 제시하는 공간 코칭의 힘
- 현장에서 쌓아 올린 실전 노하우, 정리수납 교육의 새로운 기준
삶의 전환점을 고민하던 어느 날, 이은영 대표는 정리를 통해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 정리수납과는 인연이 없던 세 아이의 엄마인 그녀가 자신의 일상을 바로잡기 위해 시작한 정리는, 곧 누군가의 삶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일이 되었다. 천안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우연히 접한 정리수납 교육은 단순한 정돈 기술을 넘어 삶의 흐름을 정비하는 도구였고, 그렇게 시작된 변화는 ‘홈앤정리수납’이라는 이름 아래 많은 이들의 생활에 스며들고 있다. 일시적인 깔끔함이 아니라 일상 속 루틴을 만드는 정리, 그 안에서 그녀는 더 나은 삶의 방식을 전하고 있다.
이은영 대표는 정리수납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정리해 예비 정리 컨설턴트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 홈앤정리수납
잡히지 않던 삶의 퍼즐, 정리로 맞춰지다
세 아이를 키우며 육아와 일상에 지쳐 있던 어느 날, 거울 속 자신에게서 예전의 생기를 찾기 어려웠던 그녀는 처음으로 ‘내 삶이 흐릿해지고 있다’는 마음을 느꼈다. 정리는 어느새 미뤄둔 숙제처럼 밀려 있었고, 어수선한 공간은 일상에 쫓기던 자신의 상태를 고스란히 비추고 있었다. 지금은 정리수납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은영 대표의 10년 전 이야기다.
그녀에게 정리는 단순한 청소나 정돈이 아니었다. 새로운 직업을 탐색하는 수준을 넘어, 일상을 다시 세우기 위한 하나의 실천이었다.
“그 당시 저는 공간도, 마음도 여유가 없었어요. 정리를 배우기 시작한 건 단순히 집을 예쁘게 꾸미고 싶어서가 아니라, 더 나은 생활을 하고 싶어서였죠.”
우연히 접한 정리수납 교육은 그녀에게 예상보다 더 깊은 울림을 주었다. 물건 하나하나를 살펴보며 버릴 것과 남길 것을 고르는 과정은 결국 스스로의 감정과 관계를 돌아보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이 대표는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이 점차 회복되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렇게 시작한 정리는 곧 그녀의 일상이 되었고, 일상은 점차 전문성으로 이어졌다. 유튜브나 책에서 본 정리법을 하나하나 실천하고, 정식 교육과정을 이수하며 변화는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집 안의 변화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달됐고, 자연스럽게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그녀 역시 ‘이 일을 직업으로 삼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정도다. 그 시기의 경험은 단순한 시도가 아니라, 삶의 고비를 지나게 한 확실한 도구였기 때문이다. 이후 자격을 갖추기로 마음먹고, 정리수납 컨설턴트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
현재 그녀는 천안을 중심으로 정리수납 전문가이자 라이프 코디네이터로 활동하며 수많은 가정과 공간을 만나고 있다. 그녀에게 정리는 단순한 정돈이 아니라, 삶의 흐름을 회복하는 데 큰 의미를 지닌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정리에 진심과 간절함을 담다
이은영 대표의 정리수납 여정은, 경험보다는 간절함이 먼저였던 도전이었다. 고객으로서 정리수납 서비스를 접한 후 그 매력에 빠진 그녀는 자연스럽게 ‘이 일을 내 업(業)으로 삼아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실무 경험도 부족했고, 정리수납이라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조차 미미한 시기였다. 그래서 그녀는 현장 경험을 먼저 쌓기로 결심하고 직접 발을 들였다. 특히 천안 지역은 정리수납 시장이 거의 형성되지 않아, 오히려 직접 부딪히며 배울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타인의 사적인 공간에 들어가 그들의 일상을 마주하는 일이기에, 그녀는 늘 책임감을 갖고 임했다. 그런 만큼 매 현장마다 진심을 다했고, 꼼꼼한 준비와 성실한 태도로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만족을 이끌어 냈다. 그렇게 쌓인 신뢰는 또 다른 고객에게로 이어졌고, 주변에서는 점차 ‘믿고 맡길 수 있는 정리 컨설턴트’로 그녀를 기억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모든 게 낯설었지만, 이 일이 누군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확신만은 분명했어요. 블로그와 카페를 통해 직접 고객을 만나기도 했고, 때로는 봉사에 가까운 조건으로 작업을 하며 실력을 키워갔죠”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얻은 경험이 저에겐 무엇보다 소중한 자산이었어요. 옷을 한 벌 개고, 서랍 하나를 정리하는 과정 속에서 단순한 정리를 넘어, 고객의 삶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됐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그녀는 ‘물건을 정리하는 사람’을 넘어 ‘신뢰받는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천안이라는 지역에서 고객의 공간을 하나씩 사람 중심으로 바꿔나가며, 자신만의 정리철학과 스타일을 쌓아온 것이다. 그 출발점에는 정리에 대한 진심과,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리하고 있었다.
‘버리는 기술’이 아닌 ‘남기는 철학’이라는 정리의 본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경험과 동료들과의 유기적인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홈앤정리수납
일상을 바꾸는 치유의 공간을 만드는 사람
정돈된 공간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과 몰입의 깊이는, 때로는 인테리어보다 사람의 삶에 더 빠르고 깊은 변화를 가져온다. 이은영 대표가 강조하는 ‘정리의 본질’ 역시 여기에 있다. 그녀는 정리를 ‘버리는 기술’이 아닌 ‘남기는 철학’이라 표현하며, “물건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면, 삶을 바라보는 시선도 함께 달라집니다”라고 말한다. 수납의 핵심은 꼭 필요한 것만을 남기고, 그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자리를 정해주는 데 있다.
공간 정리 요청을 받을 때, 이 대표는 먼저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의 생활 방식과 가치관을 살핀다. 단순히 물건을 예쁘게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공간이 어질러졌는지’의 이유부터 함께 들여다보며 정리를 시작한다. 그래서 그녀의 작업은 단순한 정리 서비스를 넘어, 때로는 상담과 치유의 시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 정리가 끝난 후 고객들이 보이는 변화는 이 대표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물건이 아닌 나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마음이 정리되니 가족과의 관계도 부드러워졌어요”와 같은 말은 자주 접하는 반응이다. 공간의 변화는 단순히 집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삶의 리듬을 재정비하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고객이 자신을 돌보는 방식을 배우고, 일상의 균형을 다시 세워가는 여정을 함께하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에 보람을 느낀다.
그녀는 이를 ‘정서 기반 정리’라고 부른다. 물건 하나를 정리할 때에도 그 사람의 삶의 맥락과 감정을 함께 고려하며, 존중하는 태도로 접근한다. 그래서 함께 정리한 공간은 단순히 정돈된 집이 아니라, 삶의 리듬을 회복할 수 있는 장소가 된다. 이 대표는 이 일을 통해 정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보다 정리로 위로받고 싶은 이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되었다고 덤덤히 전했다.
삶을 설계하는 수납 컨설팅
이은영 대표가 강조하는 ‘홈앤정리수납’의 중심에는 늘 ‘고객 맞춤형 컨설팅’이 있다. 그녀는 정리에 앞서 충분한 상담 과정을 거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족 구성원, 생활 패턴, 취향, 물건의 사용 방식, 그리고 공간에 담긴 이야기까지. 고객의 일상을 세심히 듣고 분석한 후에야 비로소 그 집만의 정리 설계를 시작한다.
“저희는 단 한 공간이라도 고객에게 맞춰진 정리를 제안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사람의 생활을 이해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집중해요.”
이 대표가 지향하는 것은 어느 집에나 적용되는 일률적인 ‘템플릿 정리’가 아니라, 사용자의 삶을 반영한 솔루션이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학습과 놀이 공간을 구분하고, 맞벌이 부부의 경우엔 동선과 유지 관리를 고려한 구조를 제안한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정돈이 아니라, 삶의 방식에 맞춘 정리로 이어진다.
또한 그녀는 고객이 정리 이후에도 스스로 공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데에도 힘을 쏟는다. 홈앤정리수납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이 ‘지속가능한 정리’에 있다. 정돈된 공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수납 동선, 물건의 흐름, 버림의 기준까지 안내하며, 정리가 고객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한다. 실제로 많은 고객들이 “정리가 끝난 이후가 더 만족스러웠다”는 후기를 남길 정도로 그 효과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이 모든 과정을 1:1로 직접 관리한다. 단순히 의뢰받은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한 사람 한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정리 코치’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그녀에게 정리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고 다시 흐름을 만들어 주는 과정이다. 그래서 그녀의 정리가 끝난 공간에는 언제나 새로운 일상을 설계할 수 있는 여백이 남는다.
이은영 대표는 정리수납 각 분야의 전문 강사들과 함께 홈앤정리수납을 고객 중심의 브랜드로 성장시키며, 장기적으로는 정리 컨설팅, 공간 기획, 라이프 코칭을 아우르는 통합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의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좌측부터 오은희 강사, 허선희 강사, 이은영 대표, 이보라 강사, 최화니 강사)
사진=김남근 기자
정리 전문가를 넘어, 정리 문화를 정립할 것
이은영 대표가 그리고 있는 미래는 정리수납이 단순한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고, 하나의 일상 문화로 자리잡는 것이다. 그 중심에 있는 홈앤정리수납은 정리 전문가를 양성하고,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는 브랜드로 방향을 넓혀가고 있다. 이 대표는 자신이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정리해 예비 정리 컨설턴트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해 나가고 있다.
“정리는 결국 사람을 위한 일이에요. 정리법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생활에 맞는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게 진짜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교육 또한 사람 중심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단순한 수납 기술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리를 통해 삶을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를 함께 나누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그녀의 교육을 수료한 이들은 공간 전문가이기 이전에, 사람을 관찰하고 소통할 줄 아는 정리 파트너로 성장해 나간다.
앞으로는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온라인 강의와 지역 기반의 소규모 워크숍으로 확장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특히 정리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시작할 수 있도록 단계별 교육 키트,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도면 설계법 등을 준비하며, 누구나 정리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정리라는 일이 자연스럽게 삶 속에 스며들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또한 그녀는 홈앤정리수납을 고객 중심의 브랜드로 성장시키며, 장기적으로는 정리 컨설팅, 공간 기획, 라이프 코칭을 아우르는 통합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의 발전을 그리고 있다. ‘정리는 단지 공간을 치우는 것이 아니라, 삶을 다시 구성하는 일’이라는 그녀의 신념이 담긴 방향성이다. 지금까지가 출발점이었다면, 앞으로의 홈앤정리수납은 그 가치를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하는 다음 걸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은영 대표의 정리는 물건을 정리하는 기술이 아니라, 삶을 정돈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그녀가 만난 수많은 공간은 모두 누군가의 이야기를 품고 있었고, 그 안에서 변화의 실마리를 찾는 일이 그녀의 사명이었다. 그렇게 쌓인 경험과 믿음은 지금의 홈앤정리수납을 만들었고, 앞으로의 길 또한 그 진심 위에서 뻗어나갈 것이다. 정리를 통해 삶의 방향을 되찾은 고객들처럼, 그녀는 누군가의 삶에도 질서와 온기를 더하는 존재로 남고 싶다고 말한다. 이 대표의 여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그 앞에 놓인 수많은 공간과 사람들을 향해 따뜻한 발걸음을 지금, 이 순간도 이어가고 있다.
이슈메이커 김남근 기자 issue8843@issuemak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