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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삶의 깊이를 담아내는 명품 배우

사진=김갑찬 기자 장소 제공=율니크


“이 뮤지컬을 박정희 대통령께 바칩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을 꼽으라면 아마도 박정희 대통령이지 않을까?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가파른 경제성장으로 한강의 기적을 완성한 대한민국. 불과 반세기 만에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성장한 대한민국. 이 모든 시작은 박정희 대통령의 손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2021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박정희 대통령의 이미지는 점차 희미해져 간다. 그렇기에 인간 박정희의 치열한 삶과 희로애락 가득했던 일대기를 담은 창작 뮤지컬 ‘뮤지컬 박정희’의 시작은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2021년 8월, 뮤지컬 박정희의 타이틀 롤 배우 김민균을 만나 박정희 대통령을 향한 그의 부치지 못한 편지를 이슈메이커가 함께한 이유였다.

‘뮤지컬 박정희’에 합류하기가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다

“역할이 주는 무게감은 물론 정치적 이슈까지 더해지기에 주변에서는 걱정이 많았다. 반면 저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배우로서 오디션을 보고 작품을 선택하는 과정은 늘 똑같다. 아티스트가 작품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경중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작품을 선택했다면 역할에 대한 부담을 떨쳐내고 오롯이 캐릭터에 나 자신을 녹아내야 한다. 따라서 박정희 장군의 생전 모습과 다양한 자료 수집에 집중했다. 특히 뮤지컬 박정희의 경우 기존 뮤지컬이 가지는 2~30대 여성 팬덤이 아닌 남녀노소 모두를 위한 작품이기에 당시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는데 최선을 다했다.”

‘뮤지컬 박정희’는 어떤 작품인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박정희 대통령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 않나? 인생 자체가 드라마틱했던 분이었다. 본인뿐 아니라 어쩌면 가족 모두가 불행한 삶을 살았다. 그럼에도 애민 정신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본인의 삶을 국가에 바친 인간 박정희의 삶을 녹여낸 작품이 ‘뮤지컬 박정희’다. 특히 경부 고속도로, 포항제철, 비료공장 건설 등 현재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었던 초석인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생생히 담은 작품이다. 더불어 박정희 대통령의 무수히 많은 업적에도 2021년 대한민국 어디에도 박 대통령의 기념비가 없다고 한다. 이번 뮤지컬은 지금의 대한민국 전체가 살아있는 박정희 대통령의 기념비임을 전하는 데 목적을 뒀다. 다만 이 모든 것을 3시간의 공연에서 담아내기란 쉽지 않다. 첫술에 배부를 수도 없다. 지난 6월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경험으로 배우를 포함한 모든 스태프가 불철주야 노력 중이다. 특히 이번 뮤지컬의 연출은 맡은 가로세로연구소 김세의 대표 역시 뮤지컬 박정희를 길게 내다보고 보다 탄탄한 대본과 연출을 준비 중이기에 배우로서도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품이다.”

 

©본인 제공


박정희 대통령을 표현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앞서도 언급한 것처럼 박정희 대통령의 생전 자료를 참고했다. 말투 역시 지금 우리가 쓰는 말투와 새삼 달랐다. 특히 박 대통령의 어투에서 평소 ‘~ 때문에’를 ‘~따문에’라고 발음하는 경우가 많아서 저 역시도 무대에서 따라하려고 노력했다. 이외에도 체중을 감량하며 보이는 모습에서도 싱크로율을 높이고자 했고 심지어 걸음걸이도 따라 했다. 더불어 평소 제가 글씨 쓰는 것을 좋아했기에 박정희 대통령의 필체까지 흉내 내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일생’, ‘민족’ 등 중요한 한 글자 한 글자를 써 내려 갈 때 어떤 심경일지 조금씩 이해가 됐으며 무대에서도 이러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다. 디테일에 신경 쓰며 오롯이 박정희 대통령을 따라 했기에 이제 무대에서 스스로도 박정희 대통령이 됐다고 착각할 정도로 캐릭터에 빠져들었다.”

‘뮤지컬 박정희’를 관람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이번 뮤지컬은 일반적인 쇼 뮤지컬이 아니며 특정 배우의 팬심에 젖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뮤지컬도 아니다. 요즘같이 어렵고 뭉치기 어려운 시기에 남녀노소 특히 가족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매개이자 촉매제라고 자신한다. 당시를 살았던 부모님에게는 그 시대의 향수를, 자녀들에게는 당시 부모님 세대의 시대상을 간접적으로 전하며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오랜만에 가족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따뜻한 뮤지컬이자 명절 같은 뮤지컬이 이번 ‘뮤지컬 박정희’다”

주연 배우로써 박정희 대통령께 남기고픈 이야기가 있을지

“한 여자의 남편이자 자녀들의 아버지, 그리고 국부로서 그 무게감을 감히 언급하기조차 조심스럽다. 다만 뮤지컬에서 박정희 대통령 역을 맡으며 조금이나마 당시 대통령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평범한 대한민국의 남자였다면 오히려 행복한 삶을 살지 않았겠느냐는 생각도 하게 됐다. 따라서 박정희 대통령이 제 앞에 있다면 ‘얼마나 고독하셨습니까. 고생 많으셨습니다. 당신 덕분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이야기와 함께 손 한 번 꼭 잡아드리고 싶다.”

 

©본인 제공


특별해지고 싶지 않다는 배우의 특별한 매력

데뷔 15년 차를 맞이한 뮤지컬 배우 김민균. 지금껏 수많은 뮤지컬에서 관객을 울고 웃겼던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이번 ‘뮤지컬 박정희’에 합류하기 전까지 최근 몇 년은 공란이 많았다. 뮤지컬이 아닌 교수와 가수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중이 몰랐던 배우 김민균의 외도(?)와 그가 전하는 진정한 배우의 가치를 함께하고자 질문을 이어갔다.

뮤지컬과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

“사실 배우의 길을 선택한 것은 다소 늦은 나이다. 군 제대 후 우연히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 내한 공연을 관람한 후 심장의 두근거리는 떨림을 느꼈다. 이 떨림이 무엇인지 의심하게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연기 학원으로 발걸음이 향했고 그렇게 한 편의 뮤지컬에 매료되어 결국 뮤지컬 배우가 됐다.”

뮤지컬 배우로서의 첫 무대를 기억하는지

“운이 좋게 데뷔를 대극장에서 했다. 수많은 관객 앞에서 갈채를 받고 그때부터 이른바 마약(?)에 중독됐다. (웃음) 한 번 맛본 관객의 환호는 절대 끊을 수 없었다. 최근 몇 년간은 대학교 뮤지컬 학과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팝페라 가수로도 활동하며 본의 아니게 공백기를 가졌다. 이 시기에도 가장 그리운 것이 관객의 반응이었다. 그렇기에 이번 ‘뮤지컬 박정희’에서 그 어느 공연보다 뜨겁게 응원해주시는 관객들의 모습에 감동을 넘어 감격이었다.”

©본인 제공


뮤지컬의 매력은 무엇인가

“보통 뮤지컬은 주인공 내면의 삶을 밀도 있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바라보며 관객 역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성찰하고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더욱이 한 편의 뮤지컬이 인생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도 있기에 저 역시 뮤지컬 배우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단 한 명의 관객을 위해서라도 무대에서는 최선을 다해 소통하고자 한다.”

뮤지컬 배우로서 가장 의미 있었던 작품은

“개인적인 부분이기도 한데 뮤지컬 데스노트 공연 시기에 결혼했다. 당시 함께 작품을 했던 준수(뮤지컬 배우 김준수/동방신기 시아준수)가 축가를 해준 것은 물론 당시 본인이 소유한 호텔 스위트룸을 기꺼이 내주면 특별한 신혼여행의 추억을 만들어줬다. 준수 이외에도 데스노트 팀 전체가 축가를 해주며 한 편의 뮤지컬 같은 결혼식이 됐기에 더욱 의미 있는 작품이며 감사했다.”

사진=김갑찬 기자 장소 제공=율니크


팝페라 그룹 ‘엘볼렌테(Elvolente)’의 리더로도 활동했다

“싱글 앨범 하나 내고 시원하게 망했다. (웃음) 지금은 트로트 대세로 떠오른 지광이(가수 류지광) 역시 당시 같은 멤버였다. 돌이켜보면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다소 아쉬운 활동이었다.”

대중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특별하지 않은 배우가 목표다. 그냥 늘 어디에나 있는 똑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다만 특별하지는 않지만, 모두에게 공감을 전하며 위로를 선사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타인의 삶이 아닌 배우 김민균의 인생 영화를 만든다면

“지난 삶을 돌아보면 스스로도 고생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삶의 희로애락이 없는 이가 어디 있겠나. 그래서 엄살을 부리고 싶지는 않다. 감히 제 이야기를 누군가가 작품으로 만들어준다면 특별한 어느 특별한 순간보다 힘든 과정 극복하며 이를 자양분 삼아 시나브로 성장하는 모습을 담고 싶다. 제 삶을 바라보는 이들에게도 제가 겪은 인생의 풍파에 공감하면서도 이를 응원하고 그들의 삶에 무언가를 변화시킬 작품이면 좋지 않을까?

배우 김민균은 인터뷰를 마치며 최근 어려움을 겪는 뮤지컬 후배, 혹은 뮤지컬 배우를 이들에게 꼭 전하고픈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그는 “대학에서 제자들을 가르칠 때도 비슷한 말을 했으나 배우 특히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면 경험을 주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꼰대 같을 수 있으나 요즘 세대는 점점 편한 것만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편해지는 만큼 자신에게는 독이 됩니다. 몸으로 직접 느끼는 삶의 한 순간순간이 모여 돈으로 살 수 없는 특별한 경함이자 배우로서의 자양분이 됨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끝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이슈메이커 김갑찬 기자 kapchan17@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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