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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_ IM Interview] 前 농구 선수 ‘노는 브로’ 전태풍

단독 인터뷰

by issuemaker 2021. 7. 2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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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애킨슨 NO, 나는 전태풍이다

 

©체리쉬빌리지


제2의 허재 꿈꾸는 포스트 스포테이너
허재, 강호동, 서장훈, 안정환, 현주엽, 이동국. 지금까지 나열한 이들은 과거 진정한 땀의 의미를 전하며 각 종목에서 대한민국 스포츠 팬들을 울고 웃겼던 레전드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최근 대한민국 방송계 특히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들의 활약이 더 빛나고 있다. 기존 방송인 못지않은 입담과 평소 알지 못했던 레전드 스타들의 새로운 모습에 대중은 환호를 보냈고 우리는 이들을 ‘스포테이너’라 부른다. 미국 고교농구 최고의 유망주이자 대한민국 귀화 농구 선수 1호인 前 농구 선수 전태풍. 이제 그는 정든 유니폼을 벗고 방송인으로 새 출발을 선언했다. 현역시절 그 누구보다 화려했던 테크닉과 쇼맨십, 그리고 그의 전매특허인 코트 위의 트래쉬 토크를 기억하는 이들은 그가 제2의 허재, 서장훈이 아닌 독보적 예능 대세로 성장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은퇴 후 최근 근황이 궁금하다
”지난해 정든 코트를 떠나며 고민이 많았다. 앞으로도 평생 한국에서 살아야 하기에 농구가 아닌 다른 길을 찾아야 했다. 그러던 중 방송 출연을 여러 번 했고 새로운 재미를 찾았다. 농구와는 또 다른 매력이 나를 이끌었다. 방송 스케쥴이 없을 때는 대부분 육아에 매진한다. 방송과 육아에 전념하다 보니 선수 때보다 더 바쁜 것 같다. (웃음)“

‘노는 브로’ 합류 역시 많은 화제였다
”처음 섭외 요청이 왔을 때 바로 승낙을 했으나 고민도 많았다. 일회성으로 출연하는 방송은 신인답게 재미있게 즐기면 되는데 고정 멤버는 처음이어서 부담과 긴장을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다만 첫 녹화에서 용택이 형(야구선수 박용택)과 요한이(배구선수 김요한) 등이 잘 챙겨줘서 마음의 짐을 다소 놓을 수 있었다.“

 

©체리쉬빌리지


노는 브로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번지점프가 진짜 무서웠다. 살면서 처음 해봤는데 진짜 죽는 줄 알았다. (웃음)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기에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아이템은 농사였다. 물론 힘들기도 했지만, 농사 이외에 시골에서 멤버들과 하룻밤을 보내며 함께했던 많은 것들이 기억에 남는다. 현역 때도 이런 경험은 없었기에 묘한 설렘이고 행복이었다.“

노는 브로에서 해보고 싶은 아이템이 있다면
”평소에 PD님과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사실 저는 농구 말고 다른 경험이 많이 없어 노는 브로에서 멤버들과 무엇을 하더라도 다 즐겁고 행복하다. 그래도 농구는 멤버들과 꼭 한번 해보고 싶다. 제가 아직 한국말도 서툴고 농구 이외에는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바보 같은 모습을 자주 보여줬는데 멤버들과 농구를 한다면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체리쉬빌리지


농구랑 예능 중에 어떤 것이 더 어렵나
”농구가 훨씬 힘들다. 방송은 처음이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물론 1박 2일 촬영하거나 힘든 미션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은 힘들지만 그래도 농구보다는 아니다. 만약 20대였으면 달랐을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방송이 훨씬 재미있고 편하다.“

대중이 예능인 전태풍을 좋아하는 이유는
”저는 카메라 앞에서나 뒤에서나 언제든 실패해도 성공해도 항상 즐거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쇼맨십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항상 유쾌한 모습과 남다른 에너지를 보여주니 시청자들도 신기하면서도 좋아하지 않을까?“

예전보다 한국어 실력도 늘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공부를 더 해야 하는데 주위에서는 자꾸 한국어 공부를 못하게 한다. 그것 때문에 고민이 많다. 제가 한국말을 잘하게 되면 재미도 없어지고 캐릭터도 사라질 것 같다. 그래도 방송인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면 당연히 한국어를 잘해야 하기에 누구 뭐라고 해도 열심히 공부해서 더 나아진 모습 보여주겠다.“

방송인 전태풍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평생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섰지만, 방송계에서는 여전히 신인이다. 처음 농구를 시작했을 당시처럼 무엇이든 다 경험해보고 싶다. 지금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많은 경험을 쌓아 농구뿐 아니라 방송계에서도 오랫동안 대중인 관심과 사랑 속에 살아남고 싶다.“

©체리쉬빌리지


귀화 선수 1호, 전태풍의 농구 이야기
미국에서 태어난 전태풍은 고교 최고의 유망주라는 평가 속에 농구 명문인 조지아 공대에 진학하게 된다. NBA 진출을 믿어 의심치 않았으나 결국 그는 졸업 후 유럽 무대의 문을 두드린다. 각국의 프로 무대를 누비며 여전한 존재감을 뽐냈지만, 그곳에서 그는 늘 이방이었다. 가슴 속 어딘가를 채워주지 못하는 공허함이 커질 때쯤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 무대에 진출한다. 토니 애킨스가 아닌 마주한 ‘전태풍’이라는 이름도 전혀 낯설지 않았다. ‘It’s Show Time’을 외치며 한국 무대를 주름잡으리라 예상했으나 현실은 만만하지 않았다.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쉽지 않았던 토니 애캔스, 아니 전태풍의 이야기가 궁금한 이유였다.

농구 선수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학창 시절 농구뿐 아니라 야구와 미식축구에서도 남다른 소질을 보였다. 세 가지 중 어느 종목을 선택하더라도 성공하리라는 자신도 있었다. 다만 왜소한 신체적 조건으로 미식축구와 야구보다는 농구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더불어 돌이켜보면 당시 제가 농구를 가장 좋아했던 것 같다.“

미국 농구 최고 유망주였으나 NBA 진출에는 실패했다
”농구 선수에게 NBA는 누구나 바라는 꿈의 무대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다. 고교 시절 좋은 성적으로 조지아 공대에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입학할 정도로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당연히 NBA에 갈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었다. 보통 NBA에서는 기술도 중요하나 가능성을 더 높게 평가한다. 1년만 미리 준비했다면 가능성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을 텐데 결국 타이밍이 문제였다. 아쉽지만 제 선택이었기에 후회는 없다.“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으로 귀화하며 KBL을 선택한 이유는
”대학 졸업 후 7년을 유럽 무대에서 활동했지만 언제부턴가 공허함이 찾아왔다. 흔히 피가 땡긴다고 하지 않나? 각국을 돌아다니며 지쳤던 몸과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을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게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이었다. 사실 당시 한국 농구를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조금만 노력하면 편하게 농구를 하면서 국가대표도 되고 팬들의 사랑도 받을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도 있었다.“

©체리쉬빌리지


KBL에 진출하며 한국 무대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는지
”앞서서도 언급한 것처럼 100% 그런 마음이었다. 그러나 처음 마주한 한국 농구는 생각했던 것과 완전히 달랐다. 미국과 달리 모든 면에서 프로가 아닌 대학이나 고교농구 등 아마추어 수준이었다. 문화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개인기를 지양하고 수비와 팀 플레이만 강요하니 점차 위축됐다. 예를 들어 1,000마력의 스포츠카가 있는데 속도를 내지 못한다면 그 차는 어떻게 될까? 당시 제가 그런 기분이었다. 자신감이 떨어지니 코트에서 장점을 발휘할 수 없게 되었다.“

만약 한국에 오지 않았다면 전태풍의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물론 한국 농구에 실망했던 부분도 많지만 그래도 한국에 온 것을 후회한 적은 없다. 이곳에서 와이프도 만나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으며 한 가정을 이룰 수 있었다. 만약 한국에 오지 않았다며 아직 결혼은 물론 소위 말하는 날라리로 살았을 것 같다. 더욱이 한국에서 실패도 경험했으나 그보다 더 큰 무언가를 얻었다. 따뜻한 팬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인간적으로도 성숙할 수 있었다.“

KBL을 대표하는 선수였음에도 은퇴식을 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지 않나
”전혀 아쉽지 않다. 구단이나 협회가 나를 인정해주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팬들이 지금껏 저를 특별한 선수로 인정해주고 기억해주며 사랑해줬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인간 전태풍의 하이라이트는 언제일까
”최근 허재 감독님과 허훈 허웅 선수를 바라보며 느끼는 것이 많다. 와이프와도 가끔 이야기하는데 우리 세 아이도 무엇을 하든 각자의 위치에서 좋은 역할을 하고 그러한 모습을 아내와 흐뭇하게 바라보며 ‘우리 아이들 참 잘 키웠어’라는 말을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삶일 것 같다.“

이슈메이커 김갑찬 기자 kapchan17@issuema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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